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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 그리고 ‘네이버’…한국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사 나온다

최민지
-5년 내 10억 글로벌 사용자, 15조원 매출 선언
-해외매출 비중 40%→50% 확대, 시총 150조원 목표


[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10억명 사용자를 가진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메타, 텐센트 등 엄청난 규모의 글로벌 기업들이다.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 네이버 목표이자 미래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13일 경기도 분당에 위치한 제2사옥 ‘1784’에서 네이버 밋업(NAVER Meetup)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네이버는 5년 내 10억 글로벌 사용자, 15조원 매출 달성 목표를 제시했다.

네이버는 ‘글로벌 3.0’ 단계로 명명하고 그동안 구축한 독자적인 사업 모델을 일본, 북미, 유럽에 최적화된 형태로 접목하고, 고도화된 기술 경쟁력을 더해 글로벌 성장 속도를 높인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20년 전 창업 초기부터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글로벌 외치던 회사였다. 10년 전부터 실제 성과를 냈고, 현재는 명실공히 글로벌 IT기업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제 네이버는 멀티플 성장을 해야 하는 단계다. 현재 월 활성 이용자수(MAU)는 7억명으로, 5년 후 10억명으로 확대하게 되면 매출과 시가총액도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이렇다 할 해외 수익모델이 없던 네이버는 일본시장을 끊임없이 두드린 후 ‘라인’ 성공 사례를 창출했다. 0에서 1로 도약한 것. 이를 통해 2014년부터 2021년까지 라인과 함께 웹툰, 스노우, 제페토, 네이버웍스, V라이브 등 글로벌 사업을 더해갔다. 이 시기는 네이버가 해외 서비스를 하나씩 추가한 ‘플러스(+)’형 글로벌 2.0 시대다.

이제는 더하기 아닌 곱하기(멀티플)가 필요한 ‘글로벌 3.0’ 단계다. 관련해 최 대표는 “나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러한 멀티플을 극대화하는 미션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글로벌 3.0 단계에서는 멀티플 시너지의 장이 글로벌 각 영역으로 확대된다. 이를 통해 현재 40% 수준인 해외 매출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네이버 해외시장 진출은 크게 일본, 북미, 유럽으로 구분된다.

우선, 올해 네이버 모든 분야는 일본에 진출한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과 유통시장은 한국보다 3배 크지만, 디지털 침투율은 3분의 1수준에 불과해 기회를 찾기에 적합한 곳이다.

Z홀딩스는 일본 내 중소상공인(SME) 비즈니스 생태계에 주력한다. 국내에서 프로젝트 꽃을 통해 증명한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성공방정식을 일본에 도입한다. 기업(B2B) 분야에서는 라인웍스를 비롯해 클라우드, 클로바 등 규모감 있는 성장을 만들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 기술 기반 고정밀 지도 프로젝트를 소프트뱅크와 함께하는 등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한다. 라인은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사업을 확장한다. 라인은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가 고려하는 NFT 플랫폼 중 하나다.

최 대표는 “아마존이나 유사한 서비스를 표방하는 기업과는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독자적인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시장 다양성을 확대하는 상생 방식”이라며 “일본에 출시한 라인 스마트스토어를 중심으로 야후와 소프트뱅크 등 파트너와 일본 커머스시장 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겠다. 올해는 (스마트스토어 등 커머스 분야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더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콘텐츠 사업을 강화한다. 웹툰과 웹소설과 같은 지적재산(IP)은 무한 확장성과 높은 밸류체인을 자랑한다. 누구나 좋은 스토리만 있다면, 창작자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장르에 진입할 수 있다. 라인에 이어 웹툰‧웹소설 콘텐츠는 대표적인 해외 성공 사례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최 대표는 “가장 큰 성과는 라인이었고, Z홀딩스 설립은 전략적 큰 결정이자 성공이었다”며 “글로벌 3.0 시대에서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단연 콘텐츠다. 웹툰과 웹소설을 중점적으로 보고 있으며, 인수합병과 투자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네이버는 왓패드와 글로벌 IP 벨류체인을 확대하고 글로벌 파트너십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M&A)을 지원한다.올해 글로벌 팬덤 플랫폼 리버스가 미국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한다. 하이브와의 과감한 협력도 전개된다.

유럽도 공략 대상이다. 네이버는 2016년부터 유럽시장에 진출했다. 당시엔 유럽시장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투자를 선택했다. 뛰어난 플레이어를 발굴해 네트워크를 만든 후 전략적으로 진입하겠다는 복안이었다. 스페인 1위 리셀커머스 왈라팝, 유럽 1위 리셀 커머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도 네이버 파트너다. 네이버가 유럽에서 투자한 6개사는 유니콘 기업으로 등극했다. 웹툰은 2년만에 200만 월간 이용자수를 달성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는 매출 25%를 연구개발(R&D)에 쏟고 있으며, 최고 수준 AI연구소도 네이버랩스 유럽 리전으로 네이버 전 영역 개발 인력들과 협업하고 있다. 그 결과 네이버는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글로벌 AI 기업으로 인정받는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콧대 높은 유럽 유망 스타트업들이 네이버와 과감한 협력을 약속하는 배경에는 이러한 기술력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남선 CFO는 “커머스와 콘텐츠 사업, 북미와 유럽 시장 중심으로 보고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연간 4000~5000억원씩 투자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2조원 이상을 쏟았다”며 “가용할 수 있는 현금 흐름, 캐시 플로우가 1조원 정도 남는다면 과감하게 새로운 성장과 투자에 계속 투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지난 20년간 3~5년마다 끊임없이 두 배 이상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며 “이같은 성장 경험을 가진 곳은 아마존이며, 페이스북도 2020년까지 가능했다. 구글 역시 한 때 고전했던 역사가 있다. 15조원 매출은 희망의 숫자가 아닌 임무”라며 “시총 150조원은 목표라기 보다 네이버가 달성해야 할 현실”이라고 강조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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