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비즈니스

[네이버컨콜] 몸집만 키우지 않는다...‘글로벌+수익성’ 잡은 플랫폼 도약(종합)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이안나 기자] 네이버가 지난 1분기 전 사업부문에서 두자릿수 매출 성장세를 달성했다. 첫 실적 컨퍼런스콜에 등장한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해외진출 확대에 속도를 높인다고 강조했다. 적자를 감안한 몸집 키우기가 목표는 아니다. 네이버는 전 부문 수익성 강화에 대한 청사진도 제시했다.

네이버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고 21일 공시했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23.1%, 4.5% 증가했으나, 전분기와 비교하면 4.3%, 14.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51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99% 전분기보다 49.5% 감소했다. 라인과 Z홀딩스 경영 통합 완료에 따른 라인 자산 처분 이익이 회계상 반영됐기 때문이다.

사업 부문별 매출은 ▲ 서치플랫폼 8432억원 ▲ 커머스 4161억원 ▲ 핀테크 2748억원 ▲콘텐츠 2170억원 ▲클라우드 942억원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인터넷기업 특성상 네이버는 그동안 매출성장에 집중해 왔고, 이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신사업에 대해서도 수익성을 어떻게 하면 높일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며 “올해에는 매출 성장에 우선순위를 두고 인건비와 마케팅비에 대해서 좀 세심하게 관리하겠다. 마케팅‧인건비 등 비용 효율화에 집중해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나타내겠다”고 밝혔다.

◆ 네이버, ‘비용효율화’ 위해 채용 줄인다...성장은 드라이브=그동안 성장가도를 달려온 네이버는 선제적으로 주요 개발 인력을 영입하고 글로벌 마케팅을 적극 진행하는 등 비용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올해 1분기 네이버가 시장 기대를 하회하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수익 개선에 방점을 찍는다.

우선 그간 전폭적으로 늘려온 채용문을 좁히기로 했다. 올해 1분기 네이버는 인건비‧복리후생비용에 3812억원을 집행했다. 전분기보다 6.2% 줄었으나, 전년동기대비 15.2% 늘어난 수치다. 여기에 더해 최근 네이버는 노사합의를 통해 연봉 재원 10%를 확대하기로 했다. 영업이익률 개선을 위해 네이버 채용정책은 코로나19 이전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리할 계획이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훌륭한 인재확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본격적인 채용을 진행한 결과 전체 인원수는 전년대비 18% 증가했다”며 “올해는 작년 이전 수준으로 (채용을) 통제하기 시작한다. 올해 영업마진 전망은 1분기보다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시에 5년 내 매출 15조원 목표 달성을 위해 성장엔 드라이브를 건다. 네이버는 현재 글로벌 매출 비중 10%대(라인 제외)에서 두 배 이상 늘린 20%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가이던스를 제시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 매출은 매 3년에서 5년마다 성장했다. 이미 증명해 왔고 다시 그것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일본 검색‧커머스, 미국 웹툰, 글로벌 기업(B2B) 등을 포함해 앞으로 시도할 다양한 글로벌 사업에서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 구독·라방 등 신규 버티컬 커머스 ‘순항’...“이익창출력으로 차별화”=네이버가 커머스 부문에서 다양한 신규 서비스를 선보이며 신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커머스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28.3%, 전분기 대비 2.7% 성장한 4161억원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약 9조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8.8% 성장했다.

최수연 대표는 “네이버 커머스 플랫폼이 가장 차별화되는 부분은 이익 창출력”이라며 “검색으로 유입돼 네이버 쇼핑 페이로 이어지는 흐름을 내재화했으며, 가장 비용 효율적으로 커머스 각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네이버가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강력한 요인은 바로 멤버십이다. 누적 멤버십 가입자 수는 1분기 기준 700만명을 돌파했다. 유료 월간 가입자들 거래액은 여전히 가입 후 2배 이상 증가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고, 스마트스토어 전체 거래액 중 40%가 멤버십을 통해 발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브랜드스토어도 1분기에만 150개 브랜드가 합류해 총 771개가 됐다. 이들 거래액만 6700억원으로 전년대비 81% 늘었다. 리셀 플랫폼 크림과 뷰티 플랫폼 어뮤즈 합산 거래액은 약 3714억원으로 커머스 성장에 일조했다.

최 대표는 “이커머스 시장이 지난 2년간 급속도로 성장한 것에 반해 이제 성장률이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과정에서 기존 전략이 더 유효하다 보고 물류에 대한 직접투자보단 상당 규모 금액을 고객이나 SME 확보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 웹툰, 거래액보다 매출 성장률 높아...글로벌 수익화 추진=콘텐츠 부문은 전년동기대비 65.9% 성장했다. 이중 웹툰은 매출이 1639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9.5% 상승하며 가장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다. 국내 네이버웹툰 사업 연간 이익률은 20%를 달성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성장 중인 웹툰은 18억명 글로벌 이용자를 기반으로 보다 적극적인 수익화를 추진한다.

단 아직까진 미국·일본·유럽 등 주력 국가에서 독보적 1등 사업자 위치를 굳히는 것이 우선이다. 이를 위한 마케팅 집행이 계속되고 있어 아직 연결 손익분기점(BEP) 달성 논의 시점을 제시하진 않았다.

네이버는 효율적 마케팅을 집행하는 한편, 왓패드‧이북재팬 인수 시너지 효과를 공고히 해 주요 국가 1위 지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고객 충성도나 체류시간 등 지표를 살펴보면 3~4년 내 한국 수준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는 판단이다.

네이버는 현재 웹툰과 같은 지적재산(IP)을 2차 영상화 사업 등으로도 확대하고 있다. 그간 IP 보유자가 직접 제작에 투입하지 않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제작비용을 부담하는 방식을 채택해 왔지만, 이제 네이버가 제작에 본격 투자한다는 전략이다.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현재도 연결 기준으로 마음만 먹으면 BEP를 달성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매출이 늘어날수록 네이버에 유리하다. 미국과 일본 내 작가 계약구조와 콘텐츠 소비 등을 생각하면 구조적으로 수익성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