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지난해 서비스를 중지했던 요기요 퀵커머스(즉시배송) 서비스 ‘요마트’가 GS리테일 손을 잡고 부활한다. GS리테일 등이 참여한 CDPI컴소시엄이 지난해 요기요를 인수한 이후 처음 선보이는 협업이다. 요기요는 현재 퀵커머스 시장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배달의민족 B마트와 다시 경쟁하게 됐다.
17일 GS리테일은 배달앱 요기요와 손잡고 식료품과 생필품을 빠르게 배송받을 수 있는 즉시 장보기 서비스 ‘요마트’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밝혔다. 요기요 내 요마트에서 삼겹살·라면·생리대 등 소량 생필품을 주문하면, GS리테일 자체 도보 배달 플랫폼 ‘우친’과 배달대행사 바로고·비욘드·부릉이 1시간 내 배달해준다.
요기요는 먼저 2020년 요마트를 시작, 지난해 9월까지 운영하다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당시 요기요는 도심 내 물류거점을 만들고 주문이 들어오면 제품을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당시 배달의민족 ‘B마트’와 요기요 요마트가 대척점을 이루며 퀵커머스 선점 경쟁을 벌인 것.
그러다 배달의민족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DH)에 인수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인수 조건으로 DH에 요기요 매각을 조건으로 걸면서 요기요가 주춤하게 됐다. 결국 요기요는 요마트 사업을 접게 됐지만 그 사이 배민 B마트는 현재 국내에서 퀵커머스 서비스를 가장 활발히 수행하는 사업자가 됐다.
GS리테일과 요기요가 협업해 요마트를 새롭게 출시하면서 경쟁력이 한층 높아졌다. 기존 퀵커머스 서비스는 도심형물류센터(MFC) 구축이 필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비용 또한 높다.퀵커머스 서비스를 시범운 영하는 기업은 많지만 아직까지 배송지역이 제한적인 이유다.
요마트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고 빠르게 전국 배송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전국 350여개 GS더프레시 매장이 MFC역할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기요는 과거 독자 요마트 운영 시 물류거점이 10개에 불과했지만 새 서비스는 GS더프레시 매장을 활용 350여개 물류거점을 마련하게 된 셈이다.
이날 정식 출시한 요마트는 우선 서울 노원 및 천안 서북 지역에서 시작, 상반기 내 350여개 매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더 촘촘한 물류망 구축을 위해 연내 전용 MFC도 추가 설치한다.
GS리테일 측은 “노원·천안 서북 지역쪽 매장이 여유공간도 있고 서울과 중부권이라는 상징적 의미도 있어 이곳에서 먼저 시작하게 됐다”며 “6~7월 내 350여개 매장으로 서비스를 넓히고 전용 MFC도 개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퀵커머스 시장은 2025년까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B마트가 가장 빠르게 성장 중이다. B마트 매출이 포함된 배민 지난해 상품 매출은 4217억원으로 전년 대비 92.8% 성장했다.
요마트가 재출시되면서 1년여만에 배민과 다시 맞붙게 됐다. B마트 물류거점 39개인 점을 감안하면 GS리테일과 협업한 요마트가 보다 유리한 조건에 있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달 초 5년만에 서성원 SK플래닛 전 대표를 새 수장으로 선임했다. 90만명 회원 수를 확보한 유료구독 서비스 ‘요기패스’도 요마트 이용자 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요기패스는 월 9900원을 내면 총 3만원 할인(▲5000원 할인 2회 ▲2000원 할인 10회)을 받을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건별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범위가 음식배달을 넘어 장보기 제품까지 확대된 셈이다. ‘심플리쿡’, ‘우월한우’, ‘쿠캣’ 등 GS더프레시에서 판매 중인 HMR(가정 간편식)과 즉석식품, 잡화까지 요마트에서 주문할 수 있다.
요기요 측은 “이제 할인 횟수를 음식배달 뿐 아니라 장보기에도 적용할 수 있다”며 “요기요 안에서 다양한 서비스·주문 경험을 가져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