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배터리 소재, 1분기 가격 상승 지속…LG엔솔·삼성SDI·SK온, 악재인가 호재인가 [IT

윤상호
- 배터리 업계, 양극재 가격 판가 연동…매출 증가 유발 ‘호재’
- 완성차 업계, 원가 상승 판가 반영…EV 전환 지연 ‘악재’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배터리 원자재 가격이 지난 1분기에도 오름세를 보였다. 배터리 업체는 주요 원자재 가격을 판매가에 연동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원가 상승은 오히려 실적에 긍정적 요인이다. 장기적으로는 불안 요소다. 전체 전기차(EV) 생태계가 악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19일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 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했다.

양극재는 에너지밀도에 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리튬(Li)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알루미늄(Al) 철(Fe) 등이다. 배터리 재료비 중 약 40% 정도를 차지한다. 국내 업체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또는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양극재로 만든 배터리가 주력이다. 중국의 경우 니켈 대신 철을 활용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강점을 두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양극재 도입 단가는 킬로그램(kg)당 2020년 16.48달러 2021년 21.81달러에서 올 1분기 33.89달러로 증가했다.

삼성SDI의 양극재 도입 단가는 kg당 2020년 25.47달러 2021년 26.36달러에서 올 1분기 32.80달러로 인상됐다.

SK온의 양극재 도입 단가는 kg당 2020년 3만1194원 2021년 2만7952원에서 올 1분기 4만6029원으로 확대했다.

원자재 가격이 높아진 것은 배터리 업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배터리 주요 원자재 가격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가격과 물려있다. 지난 1분기 배터리 3사가 예상에 비해 좋은 성적을 낸 것도 그래서다.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원가 상승은 판가와 연동돼 올해 한자릿수대 중반 영업이익률 목표 달성에 문제가 없다”라고 말했다.

삼성SDI도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원자재 가격은 판가와 반영하는 탓에 수익성 영향이 제한적이다”라고 전했다.

SK온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1분기 판매 물량은 감소했지만 원자재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으로 매출을 늘렸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달갑지 않다. EV 시장이 확대 둔화 또는 완성차 업체가 정책을 변경할 수 있다. 연동하지 않는 다른 원자재 가격도 덩달아 오르고 있는 것도 변수다.

배터리 공급가 상승은 EV 원가 부담으로 이어진다. 테슬라 등 주요 EV업체는 이를 소비자 판매가에 전가하거나 일부 기능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EV 판매에 악재다. 소비자가 EV 구매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EV 시장이 커져야 배터리 업체 파이가 커진다. 또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의 신규 계약 과정에서 완성차 업체가 원자재 가격과 판가 연동 비율을 낮추도록 종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배터리 업체 실적 악화로 생각하는 것은 과한 걱정”라며 “하지만 EV 생태계 전체 크기가 커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 업체가 장기계약 등 되도록 원자재를 안정적인 가격에 수급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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