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정혜원 기자] “중국이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BOE가 거의 동일한 로드맵을 가질 정도로 기술격차가 줄었다.”
18일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KDIA)가 주최한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회(SID) 2022 리뷰 심포지엄’에서 김용석 홍익대 교수가 이같이 말했다.
SID는 매년 주요 기업과 학계가 모여 연구 성과 및 신제품 소개하는 행사를 연다. 올해는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개최돼 국내외 업계 관계자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KDIA는 현장에 다녀온 전문가들이 느낀 부분을 공유하고 국내 디스플레이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자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
화두는 중국의 추격이었다. 이날 이동욱 KDIA 상근부회장은 “SID 2022를 통해 국내 산업생태계를 위협해오고 있는 경쟁국의 기세를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디스플레이를 국가전략 산업화하는 시점에 우리의 대응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BOE CSOT 티엔마 비전옥스 등 중국 디스플레이 제조사는 자국 정부 지원을 받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분야는 수년 전부터 이들 업체가 장악했고 국내 기업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BOE와 CSOT가 애플,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양대산맥 협력사로 이름을 올린 게 대표적인 사례다.
실적 측면에서도 중국이 한국을 제쳤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점유율(매출 기준) 41.5%를 차지했다. 한국은 33.2%로 2위다. 내수 시장 크기 차이, LCD 판가 상승이 영향을 미쳤으나 17년 만에 선두자리를 내줬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이다.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 이정노 박사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관련 논문 수에서 한국이 중국에 밀린다. 향후 주도권을 내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OLED 등에서 LCD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도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 교수는 “최근 OLED 소비 전력, 성능, 제조원가 등이 혁명적으로 개선되고 있는데 핵심 기술 확보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길”이라며 “기술개발, 시설 투자 등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 및 법률적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가첨단전략산업 특별법에 디스플레이가 빠져 업계의 우려가 커졌다. 해당 법안은 연구개발(R&D) 인허가 신속처리 특례, 인력 양성, 세제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대상 산업군에 포함되지 않으면 누릴 수 없다. 그나마 새 정부에서 이를 반영하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 상근부회장은 “새롭게 출범한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과 국가첨단전략기술 대상에 디스플레이를 포함해 육성하겠다는 움직임에 기대가 크다”면서 “업계에서는 디스플레이 초격차 기술에 대한 끊임없는 개발과 투자 노력, 민관 협력 체계 구축 및 국제 협력 R&D 등 다양한 모델을 실행해 세계 일류 산업 위상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