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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만을 위한 메타버스 가라”…KT, ‘공감하는 AI’ 기반 지니버스 선보인다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저희가 모토로 내세운 거는 ‘비욘드AI’입니다.”

KT는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융합기술원에서 '초거대(hyper-scale) 인공지능(AI)‘ 기반의 다양한 서비스들을 소개하며 앞으로의 사업방향성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배순민 KT 융합기술원 AI2XL 연구소장은 “KT는 이미 많은 AI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의 차원을 넘는 AI를 희망하고 있다”며 ‘공감하는 AI’를 ‘KT AI 2.0’의 비전으로 내세웠다.

◆영상 속 음성, 실시간 변환…'초거대AI' 기반 서비스 연내 상용화

현재 KT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음성지능, 언어지능, 시각지능 등을 개발 중이다. 기존AI에서 한단계 나아간 초거대AI는, 대용량 데이터를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AI를 의미한다.

“명의자의 성함과 생일을 알 수 있을까요.”

“명의자의 생년월일을 알 수 있을까요.”

예컨대 기존 상담 보이스봇이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될 때마다 약 16만개에 이르는 유사한 문장을 몇개월동안 학습시켜야 했다면 KT의 Understand Leading Model(가칭)이 적용된 AI보이스봇은 몇가지 문장을 학습시키면 인공신경망을 통해 공통 패턴을 찾아 유사한 문장들을 파악하게 된다.

KT는 이 기술들을 고도화시켜 AI컨택센터(AICC), 기가지니, 지니버스, AI로봇, 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C-ITS) 등의 서비스 분야에 적용할 계획이다.

C-ITS의 경우 이미 2곳에서 실증사업을 완료했다. KT만의 기술인 AI 영상분석 솔루션 ‘로드아이즈’를 적용해 차로에 설치한 CCTV 영상을 기반으로 16종 이상의 객체 상황과 낙하물, 사고 등 돌발상황 데이터를 수집한다. 이 데이터는 교통상황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KT는 연내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C-ITS 실증사업을 수주한다는 계획이다.

이 외에도 카메라로 촬영된 사용자의 댄스 영상을 AI기반 분석을 통해 피드백을 주는 ‘리얼댄스’와 유튜브 인터넷주소(URL)을 입력하기만 하면 영상 속 음성을 텍스트로 실시간 변환해주는 ‘지니 속기사’ 등이 상용화를 앞뒀다.

◆'낄끼빠빠' 아는 AI 개발 목표…메타버스 시니어 장벽 낮춘다

특히 KT는 ‘공감하는 AI’를 기반으로 타사와 차별화된 AI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단순히 똑똑한 AI가 아니라 상대방의 상태를 이해해서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할 수 있는, 이른바 ‘낄끼빠빠’(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를 아는 AI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다.

배순민 소장은 “이제는 편리함을 위한 AI가 아닌 자신의 어려움에 공감하고 삶을 보다 풍성하게 해주는 AI가 필요한 때”라며 “KT는 올 하반기 AI 서비스를 발굴함에 있어 어떻게 하면 이런 공감하는 AI 기반의 서비스를 확대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KT가 향후 선보일 AI 메타버스 ‘지니버스’도 이런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개발 중에 있다. 지니버스는 MZ세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는 여느 메타버스와는 다르다. 게임과 SNS 중심이 아닌 생활과 밀접한 지니버스는, MZ세대 뿐 아니라 시니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배순민 소장은 “우리나라 평균연령이 2025년이 되면 50세가 넘는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이 MZ세대가 아닌 상황에서 MZ세대만 타깃하게 되면 상대적인 소외감을 조성하지 않을까 싶다”며 “시니어 대상으로 메타버스에 대한 장벽을 낮추는 데 아직 기술적인 한계가 있지만 이를 기술로서 극복해나가려고 생각 중이다”고 밝혔다.

◆연내 300억 규모 초거대AI 모델 상용화…정부 지원 필요


KT는 연내 자체적인 ‘초거대 AI’ 모델 상용화도 앞두고 있다. 초거대AI 모델의 성능을 드러내는 지표를 ‘파라미터’(매개변수)라고 하는데, KT는 올해 300억 파라미터 규모의 AI 모델 상용화를 목표하고 있다. 내년까지 파라미터 2000억개를 가진 모델을 구현해낸다는 계획이다.

다만 KT는 파라미터의 규모보단, 서비스로서 승부하겠다는 포부다. 배순민 소장은 “초거대 AI 같은 경우 많은 분들이 사이즈를 어필하는데 오히려 숫자에 대한 싸움은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싶다. 모델 사이즈가 커질 수록 학습속도도 굉장히 오래 걸린다”며 초거대AI 모델의 경량화 역시 중요함을 짚었다.

한편 배순민 소장은 AI 사업의 발전에 있어 데이터나 GPU 인프라 구축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AI 인력이 매우 부족함을 지적하면 관련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교육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배순민 소장은 “AI 인력 수요가 아주 폭발하고 있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교육시스템을 AI 인재를 양성하기 어려운 구조다. 이에 수요와 공급이 어긋난 상황”이라며 “지금이라도 빨지 준비해 훌륭한 AI인력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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