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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오해와 진실]③ 지하철·공동망 힘쓴다…‘5G의 역습’

백지영

5G가 상용화된지 벌써 3년이다. 초기 서비스 품질 논란이 컸지만 이동통신사들의 적극적인 투자에 힘입어 품질 개선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다만 여전히 LTE 대비 20배 빠르다고 선전했던 5G 속도와 관련한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디지털데일리는 창간 17주년을 맞이해 아직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속도 및 품질 논란과 관련한 사실관계와 실제 이통사들의 투자 노력 등을 분석해 본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지난해 통신업계는 본업인 무선사업의 견조한 성장세에 힘입어 합산 영업이익 4조원을 넘겼다. 5G 가입자 증대가 가장 컸다. LTE 대비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높은 5G 가입자가 확대된 덕이다. 통신3사 5G 가입자는 올해 1분기 기준 2286만명이다.

하지만 이에 비해 기지국 등 설비투자비용(CAPEX)은 줄었다는 비판은 피하지 못한다. 지난해 누적 CAPEX는 SK텔레콤 3조원, KT 2조8551억원, LG유플러스 2조3455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0.7%, 0.6%, 1.5% 줄었다.

통신3사는 5G가 상용화된 첫해인 2019년 이후 CAPEX를 계속 줄여온 것은 사실이다. 3사 합산 CAPEX는 2019년 9조5977억원, 2020년 8조2762억원, 2021년 8조2006억원이다. 다만 신기술이 상용화된 이후 CAPEX는 하향 곡선을 그리는게 일반적인 트렌드임을 감안할 필요는 있다.

일반적으로 통신사의 설비투자액은 새로운 이동통신 세대 도입부터 2~3년 동안 급증하다 서서히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통상 10년에 한 번씩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통신장비의 감가상각은 8~10년에 걸쳐 이뤄지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그러나 올해도 전년 수준의 CAPEX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실제 올해 1분기 들어선 5G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SK텔레콤의 CAPEX는 SK브로드밴드 합산 2794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6.8% 늘었다.

KT도 1분기 CAPEX로 3464억원을 집행해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율을 나타냈다. LG유플러스만 3620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8% 줄었으나 투자 금액으로만 보면 3사 중 가장 높다.

현재 통신3사가 투자를 늘리고 있는 분야는 농어촌 5G 공동망과 지하철 와이파이다. 농어촌 5G 공동망의 경우, 5G 품질 불만을 개선하기 위한 것으로 작년 11월 상용화됐다. 지난해 상용화 1단계를 통해 현재 전국 12개 시·군 내 일부 읍면 등 농어촌 지역에서도 5G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이 지역 내에선 통신3사 간 망을 공동 이용한다. 이를 통해 3.5㎓ 5G 커버리지 개선과 효율적인 비용 집행을 추진 중이다. 오는 2024년 상반기까지 외곽지역 131개 지역에 대해 3사가 공동망을 나눠 구축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LTE 대비 약 20배 빠르다고 여겨지는 28㎓ 대역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지하철 와이파이 백홀(상위 기간망과 하위망을 연결해 와이파이 속도를 높이는 전송망)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 역시 통신3사가 공동 구축 중이다.

수도권 지하철 하루 평균 이용객 541만명 가운데 90%가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5G 서비스 확산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실증 결과에 따르면, 이동 중인 객차 내에서도 기존 LTE 대비 약 10배 향상된 600~700Mbps 속도로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신3사는 지난해 9월부터 5G 28㎓ 기반 지하철 와이파이를 2호선 및 5~8호선에 구축 중이다. 지난해 지하철 2호선 성수지선에 시범 적용했던 것을 확대해 연말부터 서비스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이같은 투자는 정부(과기정통부)가 통신사들의 지하철 와이파이 공동 구축 실적을 인정해 주파수 취소 제재를 면할 수 있을 정도의 투자만 했다는 점에선 비판을 피하긴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지난해 말까지 통신3사의 28㎓ 기지국 수는 5059대로, 과기정통부가 부여한 의무 구축 수량인 4만5000대의 11.2% 수준에 불과했다. 그중 4578대는 통신3사가 지하철 등에서 공동으로 구축한 기지국을 중복 인정한 것이다. 중복 인정 수량을 제외하고 실제 구축 수량은 2007개 뿐이다.

물론 통신사들 역시 지난 2018년 약 6000억여원을 들여 할당을 받은 28㎓ 대역 주파수 활용에 고민이다. 지하철 와이파이 외엔 현재 이를 딱히 활용할 방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5G MEC(모바일 엣지 컴퓨팅) 등 B2B 사업 확대 등에 힘을 쏟고 있지만 아직 기업 수요가 이를 따라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내년 진행할 28㎓ 주파수 재할당에 주목한다. 통신3사의 28㎓ 대역 이용기간은 내년 11월 30일까지다. 전파법에 따라 주파수 이용기간 만료 6개월 전에 재할당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8㎓ 대역은 향후 6G 기술 발전의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투자가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정부는 28㎓ 대역을 이음5G(5G 특화망)에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이음5G는 기존 통신시가 아닌 일반 기업도 직접 5G 주파수를 할당받아 적은 투자로도 기지국을 구축해 산업현장에 활용해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미 해외에선 독일과 일본, 영국 등을 중심으로 일반 기업들도 5G 특화망을 구축·운영 중이다. 국내도 지난해 12월 네이버클라우드에 이어 최근 LG CNS가 주파수 할당 및 기간통신사업 등록을 완료했다.

SK네트웍스서비스가 세 번째 이음5G 할당 신청을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LG CNS의 경우, 이음5G를 LG이노텍 구미공장 내 구축해 AI 기반 불량품 검사, 무인운반차량 운용, 가상현실‧증강현실(VR‧AR) 도면 제공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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