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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 커머스上] 소비자 최접점 이커머스 ‘자원 선순환’ 구축 시동

이안나
- 일회성 캠페인에서 포장·배송 자원낭비 줄이기 위한 투자 증대로
- AI기술로 배송차량 동선 최적화·반영구 보냉백 제작 등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비대면 수요 확대로 온라인쇼핑 시장이 커지면서 떠오른 소비 트렌드 중 하나는 바로 ‘친환경’이다. 국내 이커머스 기업도 환경적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건 마찬가지다. 배송물량이 급증하고 생활 폐기물이 많아지면서 플랫폼 기업 사회적 책임도 함께 커졌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커머스 기업 친환경 경영 활동이 활발해지는 추세다. 소비자가 환경에 관심 갖고 친환경·유기농 제품 구매 수요가 늘어나듯, 기업도 제품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기획하거나 판매·소비 유통 과정에 변화를 취한다. 일부 제조업체뿐 아니라 소비자와 최접점 위치에 있는 이커머스에도 친환경 경영 중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이전부터 기업들은 저마다 환경보호 노력을 해왔다. 다만 과거엔 일회용품 줄이기 운동, 텀블러 사용 권장 등 캠페인 활동 일환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현재는 자원 선순환을 위해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연구와 시설 투자를 늘린다. 비단 ‘지구의날’ 뿐 아니라 상시 친환경 생태계가 만들어지도록 조성하는 모습이다. 가치소비를 중시하는 소비자 마음도 한결 편해질 수 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과 11번가 등은 포장과 배송 분야에서 특히 친환경적 요소를 강조한다. 핵심은 배송 때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포장재나 박스 등 낭비를 줄이고 탄소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이다.

쿠팡은 친환경 포장 문화로 상품매입부터 배송까지 직접 운영하는 ‘엔드투엔드(End-to-End)’ 시스템을 강조한다. 유통단계를 줄이고 포장재 절감부터 재사용·재활용 등 포장재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패키징 팀’을 운영해 친환경 온라인쇼핑 배송 시스템을 구축했다. 패키징팀은 과도한 포장을 줄이고 친환경적인 배송 방법 등을 통합적으로 연구하는 조직이다.

이들이 만든 대표적 사례가 회수해 재사용 가능한 쿠팡 프레시백이다. 쿠팡은 “로켓프레시 10개 중 7개가 프레시백으로 배송된다”며 “프레시백으로 하루 평균 약 31만개 스티로폼 상자를 대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LG화학과 업무협약을 맺어 물류센터 비닐폐기물을 자체상품(PB)백으로 재활용하고, 비닐 포장재도 두께와 박스 중량도 약 10% 줄였다.

쿠팡이 상품 배송을 직접 진행하는 만큼 배송단계에서도 친환경적 요소를 생각했다. 배송 동선 최적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술로 배송 차량 이동거리를 줄여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배출량을 감소시켰다. 전기화물차 도입은 물론 수소 화물차도 시범운영 중이다. 배송센터인 캠프 내 전기화물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환경부 무선충전 시범사업에도 참여했다.
SSG닷컴은 2019년 6월 새벽배송 시장과 함께 다회용 보냉가방 ‘알비백’을 도입했다. 종이박스 없이 반영구적으로 재사용 가능하다. 이를 통해 지난 3월 말까지 스티로폼 박스와 아이스팩 등 일회용품 약 5160만개를 절감했다. SSG배송과 새벽배송 이용시 종이 주문 확인서가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모든 고객 구매 내역을 ‘모바일 주문확인서’를 통해 카카오톡 알림과 문자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친환경 미생물 아이스팩도 도입했다.

SSG닷컴은 “모바일 주문확인서로 매년 절약되는 종이는 A4용지 3000만장에 달한다”며 “광합성 미생물(PSB)를 주입한 에코 아이스팩은 포장지를 찢어 내용물을 허수구에 버리면 강·하천 등 정화 효과를 볼 수 있고, 가정 내 식물 생장을 촉진하는 영양제로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차량을 통해 상품 운송하는 과정 중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SSG닷컴은 현대글로비스와도 손잡고 콜드체인 전기차를 도입했다. 지난 3월 기준 100여대 완충 가능한 충전시설을 김포 자동화 물류시설 ‘네오’에 구축했다. 전국적으로 90여대 전기차를 운영 중이다.
마켓컬리는 지난 2019년부터 일찌감치 모든 배송 포장재를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변경하는 ‘올페이퍼 챌린지’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비닐 완충재는 종이 완충 포장재로, 비닐 파우치와 지퍼백은 종이파우치로 바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비닐 사용을 최소화했다. 컬리는 모든 배송 포장재를 종이로 변경함으로써 기존 사용량 기준, 연간 750톤 비닐과 2130톤 스티로폼 감축 효과를 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컬리 측은 “지난해 5월 재사용 포장재로 선보인 ‘컬리 퍼플박스’도 올페이퍼 챌린지 확장판”이라며 “컬리 퍼플 박스 도입으로 1년간 약 1168만개 종이 포장재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1번가 ‘쇼킹배송(자정 전 주문시 다음날 도착)’ 직매입 상품 중 일부를 대상으로, 지난해부터 테이프를 모두 없애 해체 및 분리배출이 용이한 친환경 ‘테이프리스’ 박스에 담아 배송하기 시작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 소비를 신경쓰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기업 역시 이에 따른 노력을 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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