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T 미래는?③] 이더리움 킬러 프로젝트, '정반합' 과정 통해 성숙해질까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블록체인 이더리움의 네트워크 병목 현상과 높은 가스비는 솔라나와 같은 킬러체인을 각광받게 만들었다.
쉽게 말하면, 기존 이더리움 체인을 쓰고 있던 많은 디앱(DApp)들이 이더리움의 단점을 극복한 새로운 메인넷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많았다.
하지만, 다른 메인넷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안정성과 네트워크 불안정성 문제가 지속해서 터져 나오며 블록체인 시장 자체에 대한 불안감을 키웠다.
특히 최근 루나 사태로 각 블록체인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부각되면서 국 블록체인 시장이 더 이상 성장하지 못할 것이라는 비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도 블록체인 시장이 내재하고 있는 가치와 가능성에 눈길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 역시 주목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역사가 정반합의 과정을 겪으면서 진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처럼, 블록체인도 처음부터 완전무결할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유망했던 이더리움 킬러체인, 무슨 문제 있었나
우선 테라부터 이야기해보자. 테라도 한때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대체할만한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여겨졌다. 테라 기축통화였던 테라USD(UST)가 한 때 시가총액 3위까지 올랐던 것은 이의 방증이다. 하지만, 알고리즘 기반 스테이블 코인을 내세웠던 테라는 결국 루나 수요를 일으키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한때 20%의 스테이킹 수익률을 내세워 앵커를 통해 테라(UST)와 루나의 끊임없는 수요를 일으키면서 급성장했지만, 하락장에서 결국 매도세를 흡수할만한 유동성부족과 UST 뱅크런 등 요소가 복합돼 생태계가 무너져 내렸다.
테라에 대한 문제는 앵커 프로토콜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앵커 프로토콜 예금이 올해 4월 전체 UST 발행량 대비 70%를 넘었다. 즉, 자금이 편중됐기 때문에, 하락장에서 예금 인출 자금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컸다. 예금과 대출금 사이의 지나친 괴리로 인한 앵커의 지속가능성 문제는 작년 말부터 꾸준히 제기돼왔다. 붕괴 직전까지 테라는 이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늦게나마 이자율 조정에 돌입한 상태였다.
또 다른 대표적인 이더리움 킬러체인 솔라나는 잦은 네트워크 장애로 유명하다. 타 블록체인 플랫폼에 비해 거래 지연 시간이 짧다는 장점을 내세우면서 솔라나는 크래프톤과 같은 유명 게임사들의 메인 플랫폼으로 선택받아왔다. 또 솔라나의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 커뮤니티가 발달해 있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여겨졌다. 게임에서 많이 쓰이는 NFT화 된 아이템 흥행에 힘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솔라나가 가스비를 낮추고 빠른 속도를 유지하기 위해 트랜잭션 당 수수료를 낮춘 것이 문제가 됐다. 수수료가 저렴해 대량으로 트랜잭션을 일으키는 디도스 공격에 취약했기 때문이다. 올해에도 트랜잭션을 병렬 처리하는 솔라나 취약점을 활용한 디도스 공격이 있었고, 네트워크 속도 지연, 바이낸스 출근 문제 등을 복합적으로 겪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의 일시적 불편은 물론, 근본적인 체인에 대한 신뢰에도 금이 가기 시작했다.
또 네트워크 장애가 빈번하다는 지적을 받는 국산 블록체인 클레이튼도 마찬가지다. 솔라나와 마찬가지로 저렴한 가스비와 빠른 속도를 강점으로 내세워 국내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보이던 클레이튼도 최근 상황이 녹록지 못하다.
카카오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개발된 클레이튼은 서비스체인을 통해 거래 속도를 높이고 수수료를 낮췄다. 사이드체인에서 거래를 처리하고, 중요 정보가 메인체인에 저장되는 방식이었다.
게다가 국내 대형 IT기업인 카카오가 관여하니 국내 게임사들이 탑승하기 좋은 블록체인으로 여겨지는 것도 당연했다. 카카오 생태계의 힘을 얻고자 한 것이다. 이렇게 클레이튼은 또 하나의 이더리움 킬러체인으로 국내에서 촉망받았다.
하지만, 최근 네트워크 장애에 이어 클레이튼을 메인넷으로 활용했던 성공적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메타콩즈'가 클레이튼을 이탈하기로 하면서 본격적으로 탈 클레이튼 행렬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메타콩즈가 여러 차례 민팅(발행)을 거치며 세계 최대 NFT 오픈씨 클레이튼 마켓에서 1위 프로젝트에 오르기도 한 유명 프로젝트인 만큼, 클레이튼 입장에서도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이다.
이에 클레이튼의 불안한 네트워크와 변동 가격이 적용되는 가스비가 조명받기 시작했다. 최근에도 클레이튼은 많은 트랜잭션을 감당하지 못해, TBORA는 출금됐지만 NFT를 수령하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생긴 보라 버디샷 민팅 사태를 촉발시켰다. 2020년 3월, 2021년 11월에도 시스템 다운을 겪으며 네트워크 불안정성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온 바 있다.
여기에 더해 가스비를 기존에서 일시적으로 30배로 인상한다고 밝히면서 트랜잭션이 약 10분의 1로 감소하기도 했다.
◆해결책은 없을까? 정반합 과정 겪는 블록체인들
우선 솔라나는 유저들 신뢰를 회복하고 시장 인정을 받기 위해 자주 발생하는 네트워크 안정성 문제를 해결하는 게 급선무다.
구체적 방법 중 하나는 최저 수수료를 올리거나, 낮은 수수료 이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성향을 완화하는 방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탈중앙화는 약화될 수 있지만, 중재자/운영자가 네트워크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스팸 트랜잭션일 가능성이 높은 트랜잭션들을 강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솔라나 역시 자신들의 시스템 불안정성으로 오랜 '베타' 기간을 갖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해오고 있다.
클레이튼도 2.0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AMA를 통해 네트워크 문제에 불만을 제기하는 투자자들과 소통을 통해 클레이튼이 꿈꾸는 생태계에 대해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대량 트랜잭션을 억제하지 못했던 클레이튼 정책에 대한 일부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고, 개선책을 제시하고 나섰다.
클레이튼은 차익거래를 목적으로 하는 과도한 트랜잭션을 배포하는 요인을 제거하고자 현재 먼저 도착한 트랜잭션을 먼저 처리하는 방식(FCFS) 도입 방안을 채택했다. 가스비 인상 등으로 트래픽을 인위적으로 낮추는 방안 보다는 합의 알고리즘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에 대응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고정 가스비 정책이 아닌 변동 가스비 정책을 통해 과도한 트랜잭션이 발생했을 때, 필요한 비용을 증가시키는 방식을 병행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사실 완전무결한 메인넷 블록체인은 없다. 확장성, 탈중앙성, 보안성을 세 가지 다 동시에 완벽하게 만족시키는 체인이 없다는 의미다. 어느 하나를 만족시키면 다른 하나가 부족한 형태의 체인이 다수다. 하지만, 아직 블록체인 기술 시장이 초기이고, 단점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더 나은 형태의 서비스가 제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라 생태계 붕괴로 전반적인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인식이 악화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 블록체인 기술이 추구하는 '탈중앙화'라는 가치에 주목하면, 쉽사리 생태계가 무너진다고 볼 순 없다. 웹1.0에서 웹2.0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이 중앙화된 시스템의 합리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해왔다. 블록체인으로 구현되는 웹3.0이 시대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혁신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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