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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FT 미래는?②]껍데기는 가라, 그리하여 NFT만 남아라…기업이 빠진 NFT

박세아

현대 메타콩즈 NFT. 트위터 캡쳐
현대 메타콩즈 NFT. 트위터 캡쳐

[디지털데일리 박세아 기자] 대체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 이하 NFT)에 대한 기업 관심이 뜨겁다.

NFT가 단순히 새로운 것에 대한 소장 가치를 넘어, 복제와 위조 등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어서다. 또 호기심 기반의 획기적인 마케팅으로써 소비자와 접점을 넓힐 수도 있다. 이에 NFT를 투기나 투자로 보는 것 외에 NFT가 어떻게 산업에 적용돼 발전할 수 있는지 조망하는 것도 NFT산업의 관전 포인트다.

해외만 보더라고 '코카콜라'는 자신들의 브랜드 역사를 NFT에 담아냈다. 브랜드 심볼과 의미 있는 것들을 NFT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치가 얼마가 됐든 기업이 자신들의 역사를 신기술이라고 할 수 있는 NFT에 보존하려는 시도가 색다르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대형 자동차 업계부터 건설업계까지 NFT 사업을 통해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브랜드 이미지 제고 등을 위해 과거와 같은 일방적 방식의 마케팅보다는 NFT를 매개로 '소통'에 중점을 둔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현대차는 글로벌 자동차 업계 최초로 커뮤니티 기반 NFT 시장에 진출해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는 NFT 중 다수를 차지하는 PFP NFT프로젝트 메타콩지와 고릴라 PFP NFT를 발행했다. 30개 한정 발행이었다. 또 이더리움 기반 별똥별 NFT도 1만개 판매했다.

이와 같은 NFT 민팅을 통해 현대차가 '시공간을 넘나드는 혁신적 이동경험이 가능한 세상'을 구현하겠다는 메타모빌리티 세계관을 상징적으로 담아냈다. 재미에 의미까지 더한 경우다. 회사는 트위터와 디스코드에 전용 커뮤니케이션 채널을 통해 이용자에게 세계관 전파를 지속하고 있다.

기아자동차는 국내 자동차업계에서는 최초로 NFT를 민팅했다. 기아 디자인센터 디자이너가 제작한 '기아 EV NFT'다. 이 NFT는 지난 3월 기아 전기차 라인업(EV 6, 콘셉트 EV9, 니로 EV)을 활용해 디자인센터에서 자체 제작한 것으로 6개 작품을 민팅해 판매했다. 15초 만에 완판하며 대중 관심을 증명했다.

국내 건설사 최초로는 역시 건설업계 맞형 현대건설이 NFT 카드에 제일 먼저 손댔다. 현대건설이 발행한 NFT는 단 1초 만에 완판됐다. 이 NFT는 현대건설 창립 75주년 기념 NFT로 1차에서 3까지 완판됐다. 샌드박스네트워크와 PFP NFT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1차 민팅에서는 샌드박스네트워크 NFT '메타 토이 드래곤즈' 홀더를 화이트리스트로 올리고, 총 175개를 개당 500클레이(KLAY) 가격에 살 수 있도록 우선 구매권을 주는 방식을 진행했다. 2차 민팅은 총 500개 NFT를 개당 450KLAY에 살 수 있도록 했다. 3차 민팅은 현대건설 사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75개 수량을 400개 KLAY에 보유할 수 있게 만들었다.

현대건서 NFT
현대건서 NFT

현대건설은 NFT판매 수익에 더해 오픈씨에서 NFT가 재판매 될 때마다 수수료 7.5%를 추가로 받고 있다. 하지만, 모든 수익금은 기부할 예정이다. 이는 한 해에 본래 사업을 통해 조 단위를 벌어들이는 기업들이 NFT를 단순히 수익사업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현대건설은 NFT홀더들에게 다른 혜택을 주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이는 NFT를 통해 현대건설의 본래 사업에 대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에 이어 최근 중흥 품에 들어간 대우건설도 3D 게임엔진 기반 가상체험 견본주택 '메타갤러리'와 연계해 NFT를 발행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메타갤러리를 통해 주택을 살펴보고 실제 분양까지 받은 고객에게 NFT를 주는 방식이다.

유통업계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GS리테일도 메타콩즈와 NFT 프로젝트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자체 캐릭터 푸빌라 NFT 1만개를 민팅한다. 각기 형태와 방식은 다르지만, 결국 NFT를 통한 커뮤니티를 형성해 충성 고객을 높이려는 것과 맥을 같이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다만, 기업이 NFT를 마케팅 일환으로 활용하는 것 외에 NFT를 소지하려는 사람들은 그 의미를 깊게 재고해봐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가상자산 업계의 한 관계자는 "NFT를 활용한 마케팅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킬지 판단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며 "다만, 단순히 기업 발행 NFT 가치가 향후 상승할 것에 기댄 구매는 현명하지 못하다. 기업 입장에서 마케팅 효과를 노리고 진행하는 NFT민팅이 미래 가상자산 가격을 담보해주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기업이 NFT를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일단 지금은 큰 금액이 아닐 수 있어도, 어쨌든 수익사업이기 때문에 자금 조달 측면에서도 손해 볼 게 없다"라며 "또 기업이 영위하는 각 사업에 당국 인허가나 관리 감독이 강하게 작용할 수 있지만, NFT는 아직 초기시장이기 때문에 접근하기가 어렵지 않다"라고 분석했다.

박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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