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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받은 소중한 간, 손상돼 못쓰게 됐다면?... "획기적으로 살리는 방법 개발"

신제인
리버포라이프가 만든 간 치료 기계. 신체의 장기들이 구현돼 이곳에서 간이 3-7일 간 생존할 수 있다. (출처: USZ)
리버포라이프가 만든 간 치료 기계. 신체의 장기들이 구현돼 이곳에서 간이 3-7일 간 생존할 수 있다. (출처: USZ)

[디지털데일리 신제인 기자] 손상된 장기를 이식 가능한 상태로 복원하는 기계가 연구되고 있다. 최장 일주일간 장기를 보관하며 치료할 수 있어, 일각을 다퉈야만 했던 기존 장기 기증 수술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술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스위스의 ‘리버 포 라이프(Liver4Life)’ 연구진은 “손상된 간을 기계로 3일 간 치료한 뒤 기증받은 환자가 1년째 이상징후 없이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지에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5월, 간암을 앓고 있던 환자는 리버 포 라이프 연구진에 의해 간을 이식 받았다. 당시 그들에게 기증된 간은 일부 손상돼 기존의 장기 이식 수술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연구진들은 우선 “장기기증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적은 상황에서, 이식되지 못하고 버려지는 장기를 줄이기 위해 손상된 장기를 치료하는 기계를 개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들이 개발한 기계는 사람 몸과 최대한 유사한 환경을 구현했다. 여기에는 심장을 대신하는 펌프, 폐를 대신하는 산소호흡기, 신장을 대신하는 투석기가 설치됐다.

심지어 기계를 통해 장기에 영양분과 호르몬을 주입하고, 인간의 몸과 유사한 압력과 온도, 사람의 호흡 리듬에 맞춰진 진동도 조절할 수 있도록 했다.

손상된 상태로 기증된 간은 해당 기계에서 3일간 항생제와 호르몬 치료를 받았다. 이후 담즙 생산과 조직 강도 면에서 건강한 간의 기준을 충족한 뒤 환자에게 이식될 수 있었다.

연구진은 보고서를 통해 “손상된 기증 장기가 정상적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나왔다”며, “장기 부족의 돌파구이자, 긴 대기를 기다려야만 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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