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은 칼럼

[취재수첩] 애플페이 레이터, 제2의‘ M 시리즈‘ 될까

백승은
- 애플페이 레이터, 애플 자회사 ‘애플 파이낸싱 LLC’서 다룬다

[디지털데일리 백승은 기자] 소문난 잔치에 먹을거리가 넘쳐났다. 이달 애플이 개최한 ‘세계개발자대회(WWDC) 2022’가 그랬다. 애플은 차세대 자체 시스템온칩(SoC) 애플실리콘인 ‘M2’를 비롯해 각종 신기술을 선보였다. 그중 하나가 ‘애플페이 레이터’다.

애플페이 레이터는 구매 대금을 6주에 걸쳐 4회로 나눠서 내는 후불 결제 시스템이다. 이용 시 이자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을 갖췄다. 올 하반기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 애플은 금융 서비스를 다룰 때 금융사와 손을 잡았다. 지난 2019년 신용·직불카드인 ‘애플카드’를 내놨을 때는 골드만삭스와 마스터카드와 협업했다.

이번에는 다르다. 애플은 애플페이 레이터 서비스를 자회사인 ‘애플 파이낸싱 LLC’에서 다룰 계획이다. 여전히 마스터카드를 협력사로 두지만 고객 신용도 심사나 이자율 계산과 같은 서비스는 애플 파이낸싱 LLC에서 담당할 계획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 파이낸싱 LLC에 대해 “애플이 많은 금융 서비스 요소를 내부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미 애플은 금융 서비스 확장을 위한 초석을 다져두고 있었다. 올해 초에는 1억5000만달러(약 1936억5000만원)를 들여 영국 핀테크 스타트업 크레디트 쿠도스를 인수하기도 했다.

애플의 금융 자회사 설립은 지난 2020년 애플실리콘 ‘M1’을 선보이며 내세웠던 반도체 칩 내재화 전략과 일맥상통하다. 외부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기술로 생태계를 강화하는 목적이다. 최종적으로는 내부 매출 확대가 목표다.

벌써 애플의 후불 결제 시스템 진출이 기존 핀테크 업체인 어펌, 클라나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등장하고 있다. 애플은 그간 쌓아온 방대한 자금력과 데이터를 앞세워 공격적인 행보를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애플페이 레이터가 제2의 ‘M 시리즈’가 될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백승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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