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진머티리얼즈가 창사 이래 최대 규모 수주를 따냈다. 전기차 시장 확대와 배터리 원재료 공급난이 맞물린 결과다.
24일 일진머티리얼즈는 삼성SDI와 배터리용 일렉포일(동박) 장기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금액은 8조5262억원, 기간은 오는 2030년 12월31일까지다.
동박은 얇은 구리 막으로 배터리 4대 소재 중 하나인 음극재 원료로 쓰인다. 배터리에서 전류가 흐르는 통로 역할을 한다.
통상 소재 계약이 2~3년마다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거래는 이례다. 최근 동박 등 주요 재료 부족 사태가 발발하면서 배터리 제조사들은 예년보다 재고량을 늘려가는 추세다. 삼성SDI 역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을 위해 장기계약을 맺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삼성SDI가 필요로 하는 연간 일렉포일 전체 물량의 60%를 일진머티리얼즈가 담당하기로 했다”며 “이후 상호합의해 연간 공급의무물량을 5% 내에서 감소시키거나 20% 내에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변동사항을 반영해 일진머티리얼즈가 삼성SDI용 동박 55~80%를 책임진다는 의미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8조~10조원 수준이다.
이번 계약을 비롯한 동박 수요 증대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진머티리얼즈는 생산능력(캐파) 확대에 나선다. 지난달 스페인 카탈루냐주에 2024년까지 전기차용 동박 공장을 짓는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공장이 완공되면 2024년 일진머티리얼즈 연간 동박 캐파는 13만톤이다. ▲한국 1만5000톤 ▲말레이시아 9만톤 ▲스페인 2만5000톤 등이다. 향후 헝가리와 미국 투자 등을 포함해 2025년까지 20만톤을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일진머티리얼즈는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7월 예비 입찰, 8월 인수자 결정이 예정된 상태다. 업계에서는 대형 계약을 통해 일진머티리얼즈 가치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지난 23일 일진머티리얼즈는 “회사 최대주주는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일부 원매자에게 지분매각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전략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면서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구체화 시점 또는 3개월 이내 재공시하겠다고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