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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알뜰폰시대]② 통신사 자회사 점유율 제한 논란

강소현

알뜰폰 시장이 새로운 변환점을 맞고 있다. 가입자 천만을 돌파하면서 성장 궤도에 올랐지만, 통신사 자회사와 사물인터넷(IoT) 회선이 이를 주도하면서 알뜰폰 본연의 질적 성장은 미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더욱이 금융권의 진출까지 더해져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실정이다. 업계 안팎에선 정부의 제도적 지원과 더불어 알뜰폰 시장의 자생력 강화가 숙제로 떠오른다. 이에 디지털데일리는 알뜰폰 산업의 현재를 살펴보고, 앞으로 가야 할 미래를 짚어본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통신3사의 알뜰폰 사업이 기로에 섰다. 3사가 자회사를 두고 알뜰폰 사업을 영위 중인 가운데 이들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어선 것이 문제가 됐다. 알뜰폰 도입의 목적 중 하나가 통신3사 중심의 이동통신 시장을 재편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통신3사의 자회사가 더 이상 가입자를 받을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한편, 일각에선 이들이 알뜰폰 시장에서 소비자 편익 증진에 기여한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들의 합산 점유율은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하는 경우 과반을 넘어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통신3사의 알뜰폰 자회사 시장점유율은 ▲SK텔링크 9.6% ▲KT계열 알뜰폰 자회사(KT엠모바일·KT스카이라이프) 19.3%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자회사(미디어로그·LG헬로비전) 22.1%이다.

2014년 당시 미래창조과학부는 통신3사의 알뜰폰 사업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합산 점유율이 50%가 넘는 경우 가입자를 유치할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알뜰폰 시장마저 통신3사의 지배력 아래 놓이게 되면 경쟁을 유도해 통신비를 인하한다는 당초의 목적이 퇴색될 것을 염두한 것이다.

다만 3사의 합산 점유율은 아직 등록조건상 기준을 넘지 않은 상태다. 사물인터넷통신(IoT) 회선이 크게 증가한 탓이다. IoT 회선을 더하면 점유율 산정 시 모수가 확대되면서 가입자 증가에도 불구, 합산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진다. 실제 IoT를 포함하는 경우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30%다. 등록조건 산정 방식에 왜곡이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기정통부도 통신3사 자회사의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법제화를 추진 중인 상황이다. 현재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통신3사 자회사의 합산 점유율을 제한하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김영식 의원(국민의힘)은 통신사 자회사의 개수를 제한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한 상태다.

하지만 점유율 제한을 둘러싼 통신사 자회사와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알뜰폰 자회사를 두고 있는 통신사업자들은 통신3사가 알뜰폰 시장의 성장에 기여한 부분이 고려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알뜰폰 사업에 공을 들여온 LG유플러스의 반발은 당연 심하다.

무선통신 시장에서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는 알뜰폰 시장에서 대신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지난해 12월 기준 LG유플러스 알뜰폰 자회사의 합산 회선 수는 142만1094건으로, 3사의 자회사 중 가장 많다. 알뜰폰 가입자 수 역시 올 1분기 기준 전년동기 대비 42.8% 증가한 308만명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박준동 LG유플러스 커스터머서비스그룹장은 지난 21일 LG유플러스 용산 본사에서 열린 ‘U+알뜰폰 파트너스’ 미디어 간담회에서 “자회사도 일정 부분 알뜰폰 시장에 기여했다. 고객의 선택권 차원에서도 자회사 역할과 중소 사업자 역할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 알뜰폰 사업자들은 알뜰폰 도입의 취지를 되짚어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지배적 위치에 있는 통신3사가 통신비 인하 노력에 소호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알뜰폰이 도입된 만큼 중소 사업자가 견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 알뜰폰업계 관계자는 “통신사의 입장에선 알뜰폰으로의 가입자 이탈이 지속되면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감소할 것이기 때문에 알뜰폰 시장이 너무 커지는 것은 원치 않은 상황”이라며 “이에 자회사를 두고 알뜰폰 시장이 너무 커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점유율을 제한하지 않는 경우 단순히 알뜰폰 사업자들이 설 곳이 사라지는 것을 넘어 장기적으로 소비자 편익도 저해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3사가 자회사에 주고있는 혜택들을 중소 알뜰폰 사업자에 준다면 보다 경쟁력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는 등 중소 사업자 중심의 알뜰폰 시장이 자생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중소 사업자가 통신3사의 자회사와 공생하기 위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하면서도 알뜰폰 시장의 성장을 위해선 중소 사업자 역시 소비자를 유인하기 위한 전략을 세워야 할 때라고 말한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통신3사 자회사가 투자하면서 알뜰폰 시장이 커지고 서비스 품질도이 향상된 점을 무시할 수 없다”며 “점유율 제한은 자칫하면 시장의 정체를 불러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점유율을 제한하기 보단 3사의 자회사와 중소 사업자가 공정경쟁을 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기금을 마련해주거나 기술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시장을 조성한 사업자가 시장을 나갔을 때 남아있는 다른 사업자가 그 시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단순히 싸다라는 것만 가지고 경쟁하는 시장은 언젠가는 무너지기 마련이다. 단순히 저렴한 요금제를 넘어 앞으로 소비자를 어떻게 포획할 지에 대한 중소 사업자들만의 틈새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강소현
ksh@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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