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현지시간) 미국 증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인 8.8%보다 더 높은 전년동기대비 9.1% 급등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무거운 분위기로 출발했고, 결국 3대 주요 지수 모두 하락 마감했다. 이같은 미국의 물가상승율은 1981년 이후 41년만이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전장 대비 0.67% 떨어진 3만772.79로 마감했으며,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0.45% 하락한 3801.7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0.15% 하락한 1만1247.58로 거래를 마쳤다.
그러나 6월 CPI가 최근의 국제유가, 곡물 가격의 하락 상황 등이 반영되지 않았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주가가 낙폭을 줄였고, 결과적으로 우려했던 만큼의 미국 증시의 충격은 없었다.
조심스럽지만 6월 CPI를 인플레이션 '정점'으로 보는 시각이 시장에서 우세해졌다는 의미다. 또한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6월 CPI 발표이후 “연간 근원 인플레이션 수치가 3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의 6월 CPI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은 만큼 미 연준의 추가적인 자이언트 스텝 가능성은 더욱 명확해 졌지만 이날 금리에 민감한 나스닥내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금리 인상 이슈가 이미 어느정도 시장에 반영됐기때문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대표주 테슬라는 1.70% 상승한 711.12달러로 마감해 다시 700달러대를 회복했다. 6월 중국내 판매가 역대 월별 최고 수준이었다는 점과 440억 달러 규모의 트위터 인수 계약 취소 선언이 테슬라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5%의 인원 감축에 나서는 리비안이 2.02% 상승했고, 루시드 (+0.93%)와 니콜라(+2.31%)도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섹터도 엔비디아(+0.54%), AMD(+1.52%), 마이크론 테크놀로지(-0.54%), 브로드컴(+0.07%) 등 큰 폭의 등락없이 업체별로 등락이 엇갈렸다.
이날 BofA 증권은 "PC와 스마트폰과 같은 소비재 시장의 악화로 인한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악화 이후, 지금까지 호조를 보이고 있는 데이터센터 칩에 대한 시장 수요도 악화될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했다.
이와함께 애플(-0.25%), 아마존닷컴(+1.08%), 알파벳(-2.34%), 넷플릭스(+1.21%), 마이크로소프트(-0.37%) 등 업종 대표 기업들은 각 영역별 시장 상황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주가의 등락도 엇갈렸다.
씨티그룹은 경기침체를 이유로 애플에 대한 목표 주가를 기존보다 25달러 인하했다. 또한 초인플레이션과 경기침체가 지속될 경우 기업 광고비용 지출 감소로 인해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플랫폼 기업들의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모건스탠리는 넷플릭스에 대해 가입자 이탈 증가와 분기 실적에 따른 달러 강세의 위험을 이유로 목표주가를 300달러에서 220달러로 인하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넷플릭스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워너 브라더스, 유니버설, 소니 등 허리우드 프로그램들과 광고 협상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와함께 넷플릭스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와 제휴를 통해, 광고 지원 구독 오퍼링의 기술 및 판매 파트너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