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HPE “데이터 현대화가 불러온 바람, 스토리지도 바뀌고 있다”

이종현
[디지털데일리 이종현기자] “기업 고객들이 바라는 것을 한 단어로 축약하면 민첩성(Agility)이다.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의 근간에도 민첩성이 있다. 하지만 모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는 없다. 자체 데이터센터에서도 클라우드의 이점을 누리도록 돕는 것이 휴렛팩커드엔터프라이즈(HPE)의 그린레이크고, 이제는 스토리지 역시 그린레이크를 통해 제공한다.”(박재현 HPE 매니저)

HPE 스토리지 사업부에서 근무 중인 박재현 매니저가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계속해서 강조한 것은 그린레이크(GreenLake)다.

HPE는 전통적인 기업용 정보기술(IT) 하드웨어 장비 제조사 중 하나다.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 인프라 전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장비 판매에서 서비스 형태(As a Serve)로 제공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박 매니저에 따르면 HPE는 현재 그린레이크를 통해 70여개 이상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여전히 전통적인 방식의 하드웨어 제품 판매 비율이 높지만 앞으로는 고객사의 상황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클라우드를 쓰는 최대 목적은 민첩성이다. 복잡하게 하드웨어를 관리할 필요 없이,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빠르게 활용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그린레이크는 구매 프로세스, 관리 프로세스를 자동화함으로써 기업들의 수고를 덜어준다”고 말했다.
박재현 HPE 매니저
박재현 HPE 매니저

◆“그린레이크, 데이터 관련 모든 인프라 제공”··· 스토리지도

IT의 핵심 인프라 중 하나인 스토리지 역시 그린레이크를 통해 서비스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박 매니저가 강조한 것은 비용과 가용성이다.

박 매니저는 “블록 스토리지를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다. 그런데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는 데이터를 온프레미스로 옮길 때 비용이 발생한다. 자신이 보유한 데이터를 자신의 데이터센터로 가져오는 데도 비용이 발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제공하는 가용성은 99.99% 수준이다. 99.99%라는 것은 1년 내내 사용한다고 하면 1시간 남짓 장애가 발생한다는 의미다. 사업을 하는 기업으로서는 허용할 수 없는 문제”라고 꼬집었다.

HPE는 그린레이크 스토리지 서비스를 통해 비즈니스 크리티컬(99.9999%)과 미션 크리티컬(100%)의 옵션을 제공한다. 구매 방식과 볼륨을 설정하는 방법 등 모두 클라우드 방식처럼 몇 번의 클릭으로 신청할 수 있다.

그린레이크를 통한 스토리지 서비스는 전통적인 방식의 하드웨어가 필요하다는 점이 퍼블릭 클라우드와 가장 큰 차이다. HPE의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구매·사용 패턴을 클라우드 방식으로 전환하고, 전통적인 온프레미스 시스템이나 퍼블릭 클라우드와 잘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 핵심 골자다. 자동차를 구매할 것이냐, 리스할 것이냐 등의 옵션과도 닮았다. 클라우드에서는 제공받지 못하는 가용성이나 커스터마이제이션 등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달라진 IT 환경, 스토리지 전략도 달라져야

스토리지를 이용하는 방식, 환경이 달라지는 것처럼 주로 쓰이는 스토리지 형식도 변하는 중이다. 스토리지 형식은 크게 블록·파일·오브젝트 스토리지로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물리적인 스토리지 하드웨어상에 구현되는 유형의 차이다.

블록 스토리지는 데이터를 임의로 조각내 동일한 크기로 나누는데, 각 블록은 고유의 주소를 가지고 있다. 이런 주소를 통해서 블록을 재구성하고 빠르게 데이터를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주로 성능이 중요한 DB 운영에 잘 어울리는 스토리지이고 전통적인 IT환경에서 정형데이터를 주로 다루는 용도로 활용되어왔다.

다만 최근에는 파일 또는 오브젝트 스토리지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 박 매니저의 설명이다. 파일 스토리지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운영체제(OS) 윈도의 ‘윈도 탐색기’와 유사한 형태다. 오브젝트 스토리지는 모든 데이터를 평면적인 공간에 저장되는데, 오브젝트의 키만 알고 있다면 보다 빠르게 대상을 검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매니저는 “파일·오브젝트 스토리지의 수요 증가는 다루는 데이터의 성질이 달라진 데 있다. 비정형 데이터가 굉장히 늘고 있는데, 이를 블록 스토리지에 저장하는 것은 굉장히 비효율적이다. 스토리지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HPE는 커지는 파일·오브젝트 스토리지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페타바이트(PB) 이상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기 위한 ‘오브젝트 스토리지’ ▲페타바이트(PB)급 이상의 데이터를 저장 및 관리하기 위한 ‘스케일아웃 파일 스토리지’ ▲분산된 환경에서도 원할한 데이터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분산 클라우드 파일’ ▲고성능컴퓨팅(HPC)에 특화된 ‘분산 파일 시스템’ 등으로 솔수션을 내놨다.

박 매니저는 HPE 스토리지 전략이 핵심은 ‘데이터를 우선으로 하는 현대화(Data First Modernazation)’라고 강조했다. 데이터가 중심이 된 세상에서 엣지에서 클라우드에 이르기까지, 고객이 원하는 형태의 스토리지를,보다 쉬운 방식으로, 환경에 제약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이종현
bell@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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