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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료분쟁]<상> 국내OTT와 넷플릭스, 똑같이 받아야 할까

강소현

[디지털데일리 강소현 기자] 약 1년6개월에 걸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간 법정공방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 양측은 앞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의 정당성을 두고 다퉈왔다. 최근 6차 변론기일을 끝으로 재판이 끝이 난 가운데 갈등이 촉발된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서울행정법원에서는 웨이브·왓챠·티빙 등이 참여하는 OTT음악저작권대책협의체(이하 OTT음대협)가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 승인처분 취소 소송의 6번째이자 마지막 변론기일이 열렸다.

문체부와 OTT음대협 간 분쟁은 202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방송 프로그램에 음원이 사용되는 경우 해당 프로그램을 사용한 사업자는 ‘음악저작물 사용료’를 지불해야는데, OTT도 여기에 해당된다. 이에 문체부가 신규사업자인 OTT에 대한 음악저작물 사용료율을 새롭게 설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은 발생했다.

그해 7월 문체부는 OTT 사업자에 대한 규정을 새로이 신설한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 규정 개정안’을 수정 승인했다. 이 개정안에는 음악저작물 사용료율을 2021년 1.5%로 설정, 2026년 1.9995%까지 늘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문체부는 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와 OTT음대협의 의견을 모두 반영해 이 같이 설정했다는 입장이다. 앞서 음저협은 넷플릭스와 같은 요율인 2.5%, OTT음대협은 방송물재전송서비스와 같은 요율인 0.625% 적용을 주장했다.

음저협 측은 국제적으로 음악저작권 사용료율은 2.5%가 보편적이라며, 넷플릭스에게도 똑같이 적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음저협 측은 "국제적으로 영화, 예능 등 영상물 서비스에 대한 요율은 2.5%가 보편적"이라며 "국제적인 음악저작권 사용료율 추세를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OTT음대협 측은 넷플릭스 간 계약 조건을 국내 OTT 업계에 똑같이 반영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펼쳐왔다. 넷플릭스와 국내OTT의 사업구조와 콘텐츠 포트폴리오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OTT음대협 측은 "문체부는 이번 개정안 검토 과정에서 다시보기 서비스와 OTT 서비스가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 해당 서비스에 접속이나 해봤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OTT음대협에 따르면 실시간방송과 방송물 주문형비디오(VOD)가 주를 이루는 국내OTT의 경우, 넷플릭스 보단 케이블TV 혹은 인터넷TV(IPTV)의 콘텐츠 포트폴리오와 유사하게 봐야 한다. 현재 케이블TV는 0.5%, IPTV는 1.2%, 방송물재전송서비스는 0.625%의 요율이 적용되고 있다.

쟁점은 국내 OTT가 어떠한 방송서비스와 더 유사한 성격을 가졌냐다. 다만 OTT음대협은 문체부가 개정안을 승인하는 과정에서 적법한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OTT를 포함한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의견을 듣지 않았을 뿐더러 문체부가 의견수렴의 주체로 채택한 ‘음악산업발전위원회’의 경우 위원 10명 중 7명이 음저협에 소속된 음원 권리권자로, OTT에 불리한 결정이 도출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OTT음대협은 결국, 2021년 2월 서울행정법원에 문체부 음악저작물 사용료 징수규정 개정안 승인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선고기일은 10월14일이다. 음대협 측이 승소하는 경우 문체부의 개정안 승인은 취소된다.

강소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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