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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 2분기 실적 둔화 전망…경기침체·인건비 부담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2분기 실적이 나란히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커머스 등 사업분야 매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인건비 부담이 지속되기 때문이다. 다만 하반기 커머스 고도화 및 콘텐츠 글로벌화 전략을 통해 성장 동력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카카오는 8월4일, 네이버는 그다음 날인 5일 각각 2022년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전년동기대비 두 자릿 수 이상 매출 성장을 꾀했지만, 시장에서 기대하는 컨센서스(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연봉재원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 여파 및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3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집계한 최근 한 달간 실적 전망에 따르면 네이버 올해 2분기 매출은 1조9809억원, 영업이익은 3433억원으로 관측된다. 전년동기대비 각각 19.08%, 2.29%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 7.35%, 영업이익 13.7% 늘었다.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인건비는 올해 20% 이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보이나, 콘텐츠 매출 비중이 올라감에 따라 파트너 비용 비중이 상승하고, 페이·콘텐츠향 마케팅 집행이 지속되면서 영업비용은 연간 21.9%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기존 예상했던 대로 인력 증가율은 대폭 안정화될 전망이나 2분기 인력 증가율 예상 초과는 전체 인건비 전망치 상향 요인이었다”고 밝혔다. 올해 특별 연봉 인상(10%) 및 상반기까지 공격적 인력 채용에 따른 인건비 증가, 공격적 마케팅 지속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3%가량 악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의 경우 2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5.25% 늘어난 1조8288억원으로 전망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대비 5.35% 증가한 1713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분기대비로는 매출은 10.7%, 영업이익은 7.9% 증가한 수치다.

성 연구원은 “플랫폼 부문 톡비즈, 포털비즈는 종전 전망치 대비 부진한 반명 플랫폼 기타는 페이 및 모빌리티 호조로 종전 전망치를 초과할 것”이라며 “콘텐츠 부분은 스토리, 게임 등 중심으로 종전 전망치에 소폭 미달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내다봤다. 또 “영업이익의 경우 인건비, 마케팅비 등 정책성 투자비용이 예상치를 초과하면서 종전 전망치에 상당수준 미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김동우 연구원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임직원 연봉인상과 자회사 인수에 따른 임직원 수 증가 반영하며 인건비는 전년동기대비 47.9% 증가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지난해보다 개선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시장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두 기업 모두 실적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가령 네이버 작년 2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 성장률 30.4%, 영업이익 성장률 9%를 기록했다. 이와 비교하면 올해 2분기 성장률은 절반 이하로 떨어진 셈이다. 카카오 역시 작년 2분기 영업이익 증가율을 60%를 넘어서며 고성장을 보였지만 올해 2분기 성장률은 한 자릿수대로 크게 꺾일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흐름엔 외부적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비대면 경제가 확산하면서 기업들이 IT인력 채용 규모를 대폭 늘린 바 있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네이버 직원 수는 1년 전 대비 13.7%, 카카오는 20.2%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비대면 경제 수요가 위축되고 글로벌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지난해 성장을 이끌던 광고·커머스 부문이 주춤했다. 네이버는 커머스 거래대금 성장률이 10%대 중반으로 줄어들었고 카카오는 ‘선물하기’ 서비스 성장세 둔화 및 커머스 개편 지연이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늘어난 인건비는 현재 기업 수익성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선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하반기 실적 반등을 예측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현준 DB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커머스 브랜드스토어 거래액이 빠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머천트솔루션·광고 등을 통한 수익화로 매출 기여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동우 연구원도 “카카오 톡채널 및 카카오메이커스 개편 등으로 4분기 톡비즈 매출 성장률 반등이 예상된다”고 짚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강조하고 있는 ‘글로벌’도 성장 동력을 끌어낼 수 있다. 양사는 웹툰·웹소설을 비롯한 콘텐츠부터 메타버스 같은 신사업까지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진출해 사업 영역을 확대,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검색·커머스·결제·핀테크 사업 연계를 강화하고, 글로벌에산 웹툰 등 자체적인 성장 노력과 함께 적극적인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해 빠르게 성과를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톡 내 관심사 기반 이용자들이 잘 연결된다면 텍스트 기반 한계를 뛰어넘는 서비스가 될 수 있다”며 “이를 계기로 카카오 포함 모든 공동체를 연결하고 한국 지인 서비스에서 글로벌 비지인 관심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물론 내부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도 있다. 최근 네이버 노조는 계열사 5곳(NTS·NIT·컴파트너스·그린웹서비스·인컴즈)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단체행동에 들어갔다. 네이버 본사와 같은 10% 연봉인상률 및 개인업무지원비 15만원 등을 제시하며 파업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것. 카카오 역시 현재 불거진 카카오모빌리티 10%대 지분 매각을 두고 노사간 갈등이 이어지자 매각 유보를 논의하기로 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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