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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 박재욱 쏘카 대표, “상장 철회 없다”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박재욱 대표가 쏘카 상장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쏘카는 이번 상장에서 마련한 자금으로 카셰어링 기술 고도화를 위한 인수합병(M&A), 차량통제시스템(FMS) 솔루션 개발을 통한 기업간거래(B2B) 판로 개척 등에 나선다. 박 대표는 금리인상 기조로 투심(투자 심리)이 위축된 가운데서도 상장 철회는 계획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쏘카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향후 비전을 발표했다.

박 대표는 간담회에서 “쏘카는 카셰어링 시장에서 80%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으며, ‘공유차’ 하면 이용자들이 바로 쏘카를 떠올릴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라며 “이를 바탕으로 매년 수익성을 개선해왔고, 올해부터는 전체적인 영업 흑자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성장을 지속하고, 이번 상장을 통해 사업 확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박 대표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이번 공모자금 중 60%에 해당하는 900억원 수준 자금을 현재 사업 고도화 및 신사업 개척을 위한 M&A를 위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정확한 투자처를 밝히지 않았지만, 현재 기업 내부적으로 투자처 후보 목록을 마련했다.

쏘카는 카셰어링 서비스 데이터를 연계한 FMS 개발도 속행한다. 쏘카는 지난 10년간 쌓은 카셰어링 서비스를 기반으로 차량 위치, 상태 등을 실시간 공유 가능한 FMS 솔루션을 지속 개발하고 있다. 쏘카는 FMS가 미래형 모빌리티 사업 핵심 기술이라고 보고 B2B판로를 개척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투심 위축 상황에서도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 대표는 “공유 모빌리티 산업은 변화가 굉장히 빠르기 때문에 머뭇거리기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판단했다”며 “실적 관련된 부분에서도 자신감이 있다. 올해 하반기 중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인상 기조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원스토어 등이 상장 계획을 발표했다 연기한 바 있다. 원스토어 경우 투자자 수요예측에서 저조한 결과를 보이자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도 상장 계획을 철회했다. 이에 쏘카가 자금 마련을 위해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상장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박 대표는 쏘카 기업가치 고평가 논란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쏘카처럼 단기적 카셰어링 서비스를 진행하는 기업은 흔치 않기 때문에 비교그룹을 찾기 쉽지 않았다는 것이 박 대표 설명이다. 다만, 박 대표는 쏘카와 유사한 카셰어링 서비스를 운영하는 디디추싱, 그랩 등 글로벌 그룹과 비교했을 때 수익구조 측면에서 쏘카가 견조하다고 봤다.

박 대표는 “2021년 연결기준 모빌리티 기업 법인세 전 이익률을 살펴보면, 그랩 -153.5%, 고투 -150.9%인 반면 쏘카는 -0.9%로 집계됐다”라며 “글로벌 대기업과 견줄 때 수익구조 측면에서는 오히려 쏘카가 앞서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박재욱 쏘카 대표와의 일문일답

Q. 원스토어도 기업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다가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하자 상장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쏘카도 상장 철회 가능성이 있나?

▲없다. 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모빌리티 사업은 굉장히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쏘카는 지금 성장 가속화가 필요한 시기다. 이를 놓칠 수 없다고 본다. 성장 동력 마련해 하여금 시장에서 먼저 발전하는 기업이 되겠다. 투자자 보호에도 신경 쓰겠다. 기존 투자자들과 협의해 보호예수 기간 1년을 약속받았다. 또 100% 신주 발행 방식으로 투자자 보호에 신경 썼다.

Q. 공모가 산정 당시, 쏘카에 비해 기업가치가 큰 기업을 비교 대상을 삼았다는 논란이 있다. 이런 논란에 어떤 입장인가.

▲모빌리티 플랫폼 중 법인세 전 이익률을 놓고 봤을 때, 그랩, 디디추싱 등 기업은 법인세 전 이익률이 안 좋다. 이에 반해 쏘카는 이익률에 있어 좋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다. 마케팅 비용 개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쏘카 마케팅 비용은 사업 비용 중 2.7% 정도에 불과하다. 우버와 같이 기사와 승객 양쪽에 마케팅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이용자에게 더욱 집중해 효율적인 마케팅을 구상하겠다.

Q. 추가적인 영업이익 개선 방향은 없나?

▲쏘카가 데이터 기반 규모 경제를 달성했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유차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를 체계화해 수요·공급 데이터를 결합해 공유차 1대당 수익률을 지속 개선할 방침이다. 또, 구독 상품을 통해서 충성고객 다수를 흡수해 수익 질적 향상도 도모할 것이다.

Q. 규모 경제를 이뤘다고 말했는데, 이미 규모 경제를 이룬 경쟁사도 있다.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만큼 개별 차량 관리 서비스를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기업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10년 동안 데이터를 쌓으면서 다른 경쟁사와 차별화를 이뤘다고 생각한다. 쏘카는 차량 내부에 설치된 사물 인터넷(IoT) 기반으로 완전 자동화를 진행했다. 공유차 숫자 규모 경제 뿐 아니라 데이터 규모 경제에서도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Q. 카셰어링 이외 판로 개척 계획이 궁금하다.

▲카셰어링으로 확보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양한 관련 사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FMS 솔루션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해당 솔루션을 모빌리티 기반 비즈니스 기업에게 판매할 방침이다. 새벽배송, 배달, 렌터카 기업이 그 대상이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도 진행 중이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사 라이드플럭스에 지속적으로 투자 중이다. 최근 라이드플럭스와 개발한 자율주행 셔틀 시범 서비스를 제주도에서 진행하고 있다.

Q. 해외 진출 계획은?

▲카셰어링 사업으로 진출하지는 않을 것. 앞서 언급한 FMS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한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에서 충분한 서비스 운영 경험을 쌓고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Q. 유가 상승에 따른 서비스 비용 가격 변동은 없나.

▲쏘카 서비스 비용은 단순히 유가에 따라 산정하지 않는다. 주행 거리, 시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해 가격을 책정하고 있다. 주행거리가 길수록 할인이 적용되기도 한다. 유가 상승에 따라 비용이 상승할 수 있으나 유가 상승이 곧 쏘카 서비스 비용 상승이라고 일반화 하기는 어렵다.

Q. 엔데믹(풍토병화) 상황이라 해도 아직까지 수요가 부족할 것으로 보는데, 이 부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휴가철이 되면서 도시에서 공항을 갈 때 공유차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휴가철 비즈니스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더불어 20대~40대 연령 자차 소유 비중이 줄고 있다. 이들이 주로 쏘카 이용자로 유입된다고 본다. 따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쏘카를 찾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Q. 지난해 타다를 연결회사에서 제외했는데, 앞으로 타다는 어떻게 운영될 것으로 보는가.

▲쏘카는 상장을 통해 속도감 있게 성장해야 하는 반면, 타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서비스를 만들어 가야한다. 이에 1대 주주를 찾다가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가 적합하다고 생각했다. 비바리퍼블리타에 지분 60%를 매각하고 쏘카는 2대 주주가 됐다. 그렇다고 완전히 분리한 것은 아니다. ‘쏘카 패스포트’와 같은 구독 상품에서 타다 서비스를 연동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FMS B2B 사업에서도 타다가 좋은 고객사가 될 수도 있다.

Q. 쏘카 상장예비심사 청구 시점은 1월이고 지금은 8월이다. 7개월 공백기 동안, 대부분 상장기업들이 시장 조정 영향을 받았다. 쏘카는 그에 따른 상장 가치 조정 받지 않아 고평가 됐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 조정 많이 받았다. 내부적으로 예상했던 시가총액보다 크게 낮은 가격에 상장되는 것이다. 최근 롯데렌탈이 투자 위한 쏘카 구주 매수 때 주당 4만 5172원에 인수했다. 이번 공모가 상단인 4만5000원보다 높다. 렌터카 비즈니스 1위인 롯데렌탈이 자기들과 비슷한 기업가치 수준으로 인정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Q. 공유차 증차 계획 있다고 들었다. 차량 생산에 필요한 반도체·베터리 공급망 회복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한 증차 계획을 설명해 달라.

▲카셰어링 서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향후 차량 수요 변화를 예측한다. 해당 정보에 기반해 차량 구매 계획을 미리 수립하고, 다른 기업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차량을 주문한다. 그럼에도 수급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다양한 기업 차량을 매입해 수급할 것이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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