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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 쌓기 경쟁 ‘재점화’…마이크론 232단·SK하이닉스 238단, 삼성전자는? [IT클로

윤상호
SK하이닉스 238단 낸드플래시 샘플
SK하이닉스 238단 낸드플래시 샘플
- 마이크론, 7월 세계 최초 232단 낸드 양산 발표
- SK하이닉스, 8월 세계 최초 238단 낸드 개발 공개
- 삼성전자, 내년 상반기 200단대 낸드 양산 유력
- 업계, “단수 경쟁, 투자자 비전 제시 성격”
- 승부처, 생산성 향상·크기 축소·성능 개선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낸드플래시 메모리반도체 단수 경쟁이 재점화했다. 3차원(3D) 낸드 등장 9년 만에 200단 시대가 열렸다.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32단 낸드 양산 발표로 불을 붙였다. SK하이닉스도 238단 낸드 개발 공개로 가세했다. 세계 낸드 점유율 1위 삼성전자는 관망하는 분위기다. 실제 고객이 200단대 제품을 구매할 때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이 진짜라고 평가했다. 낸드 시장의 향방에 관심이 모아진다.

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낸드 제조사 단수 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지난 7월27일 마이크론은 232단 낸드 세계 최초 양산을 공개했다. 올 하반기 이 낸드를 탑재한 솔리드스테이트(SSD)를 선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일 238단 낸드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했다고 전했다. 양산은 내년 상반기다.

낸드는 전원을 꺼도 데이터를 저장하는데 활용하는 메모리다. SSD 등 저장장치로 이용한다. 층을 올려 ▲성능 향상 ▲크기 축소 ▲생산성 개선을 추진한다. 층을 올리는 기준은 없다. 층을 연결하는 구멍을 1개 뚫으면 싱글 스택 2개 뚫으면 더블 스택이다.

낸드 쌓기 경쟁은 2013년 개전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24단 3D 낸드를 양산했다. 32단 48단 64단 9x단을 거쳐 100단을 넘어간 것은 2019년이다. SK하이닉스가 2019년 6월 업계 최초로 128단 낸드 양산을 선언했다. 128단 다음이 176단이다. 2020년 176단 시대가 열렸다. 마이크론이 2020년 11월 176단 낸드 출하를 천명했다.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 1강과 키옥시아 SK하이닉스 웨스턴디지털(WD) 마이크론 4중이 체제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 점유율은 30%대다. 키옥시아와 SK하이닉스가 점유율 10%대 후반에서 2위를 WD와 마이크론이 점유율 10% 초반대에서 4위를 다툰다. 지난 1분기 점유율은 ▲삼성전자 35.2% ▲키옥시아 19.0% ▲SK하이닉스 18.1% ▲WD 12.2% ▲마이크론 11.3%다.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의 발표는 고객사보다는 투자자를 향한 성격이 짙다.

마이크론은 D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과점을 구축했지만 낸드는 그렇지 못했다. 키옥시아와 WD는 공장을 같이 쓰는 등 협력 관계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을 인수해 몸집을 불렸다. 경쟁에서 탈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증명이 232단이다. SK하이닉스는 작년 낸드 사업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텔과 거래로 규모의 경제 구축 시간을 줄였다. 이 기세를 몰아갈 수 있다는 선언이 238단이다.

삼성전자는 ‘누가 먼저 발표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고객사 선택 기준은 ‘세계 최초’가 아니기 때문이다. 업계는 삼성전자도 내년 상반기 200단대 낸드를 양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1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민은 단수 자체가 아니다. 싱글 스택으로 128단을 쌓아 이미 업계 최고 기술을 확보했다”라며 “단수에 집중하기보다 쌓아올린 높이가 효율성과 원가 측면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가가 현재 집중하고 있는 지점”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 역시 200단대 경쟁의 시작은 발표보다 양산 이후라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등산할 때 사람마다 페이스가 있다. 특정 시점에 템포를 높이거나 늦추거나 한다”라며 “SK하이닉스의 템포를 지켜가면서 이전에 이루지 못한 경제성을 달성하는 것이 최고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1분기 기준 3D 낸드 시장은 여전히 128단이 주류다. 절반이 넘는다. 옴디아가 파악한 지난 1분기 128단 3D 낸드 공급량과 점유율은 각각 871억400기가바이트(GB)와 54.2%다. 올 3분기 정점을 찍은 후 2023년부터 176단으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100단 미만 제품은 2024년 시장에서 사라질 것으로 점쳤다. 200단 이상 제품은 올해 4분기부터 시장이 만들어진다. 2023년 4분기 점유율 10%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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