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우주정거장 비상계획 마련”… 보잉·스페이스X 등 민간기업이 러 역할 대체

신제인
[디지털데일리 신제인기자] 지난 20년 이상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해왔던 국제우주정거장 운영이 최근 양국간의 갈등 고조로 좌초 위기에 놓인 가운데, 미국이 먼저 러시아의 탈퇴를 예상한 비상계획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실행에 옮길 대안도 마련해 놓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작년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침공 가능성이 높아지자 미 항공우주국 나사(NASA)와 백악관은 러시아와의 국제우주정거장 탈퇴를 가정한 비상계획을 수립했다.

이같은 사실은 이 계획에 참여한 익명의 관계자들의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이들에 따르면 미국은 러시아가 갑자기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떠날 경우 모든 우주인들을 우주정거장에서 철수시키고, 러시아 우주국(로스코스모스)이 제공한 핵심 장비없이도 우주정거장을 계속 가동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 또한 계획보다 몇 년 일찍 기존의 궤도 실험실을 폐기할 수 있는 방법도 마련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비상계획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언급된 적이 없다.

오히려 최근 러시아 당국이 미국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경제제재에 대한 맞대응 수단으로 국제우주정거장 탈퇴를 공식적으로 언급한 상황이다. 다만 러시아도 이를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의 긴밀한 협력으로 운영되고 있는 국제우주정거장은 사실 러-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돌발 상황이 없었다면 양국 모두에게 실익이 큰 윈-윈 사업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때문에 여전히 미국과 러시아 모두, 지난 20년간 지탱해온 관계를 쉽게 파탄내고 싶어하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따라서 미 나사가 마련한 '비상계획'은 미국이 먼저 국제우주정거장 결별을 염두에 둔 계획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러시아의 탙퇴를 먼저 가정한 계획이라는 점에 방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된다. 즉, 러시아가 탈퇴하지 않으면 결코 실행에 옮겨지지 않는 계획이라는 것.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나사는 우주정거장에 자이로스코프와 전원공급을 위한 태양전지 어레이를 제공하고, 러시아의 로스코스모스는 축구장 크기의 실험실을 궤도에 유지시키는 추진 장치를 제공하는 역할을 각각 맡고 있다.

한편 미 나사가 마련한 비상계획중에는 민간사업자인 보잉사 등에 러시아의 추진 장치없이도 우주정거장을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하기위한 기술팀을 배정하는 등 민간 기술기업들에게 그 역할을 맡길 계획인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올해 6월에 있었던 테스트에서 주요 우주 및 방산관련 기업인 노드롭사는 처음으로 변형된 버전을 사용해 우주정거장의 궤도를 바꾸었으며, 이를 통해 그동안 러시아에 의존해왔던 국제우주정거장 추진체에 대한 대안임을 성공적으로 보여줬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나사는 또한 기존 국제우주정거장의 운영을 변경해 지구 저궤도에서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역할도 검토하고 있으며, 아울러 국제우주정거장을 계승할 수 있는 민간 우주 정거장 개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또한 여기에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가 설립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도 포함돼 있어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스페이스X도 비슷한 이러한 우주 추진체 기능을 연구해왔다고 익명의 소식통들은 전했다. 우주 캡슐를 통해 우주에서 우주인 또는 화물을 국제우주정거장으로 옮기는 등의 역할이다.

신제인
jan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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