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불출석에 분노한 민주당, “국회 무시하냐”

백지영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이종호 과학정보통신과학부(과기정통부) 장관이 18일 오전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 불참한 것에 대해 민주당이 분노했다. 이 장관의 불참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압박에 따른 것으로 봤다.

전일 국민의힘 과방위원들은 “과기정통부, 방통위, 원안위는 국회법에 따라 여야 간사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결산회의에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날 모친상을 당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 대신 참석한 임승철 사무처장에게 국민의힘 측에서 “왜 회의에 참석했냐”고 압박한 정황도 드러났다.

과방위는 이날 오전 10시 소위원회 구성과 과기정통부, 방통회,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의 2021회계연도 결산과 예비비지출 승인 등을 처리하기 위해 전체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을 비롯해 김의철 한국방송공사(KBS) 사장, 김유열 한국교육방송공사(EBS) 사장, 임승철 원안위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으나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불참했다.

이에 정청래 과방위원장은 이종호 장관과 오태석 1차관, 박윤규 2차관에 대해 11시 30분까지 출석하도록 요구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지만 이들은 이날 오후 2시 속개된 전체회의에서도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이 장관을 비롯해 오 1차관, 박 제2차관,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 류광준 기획조정실장, 이창윤 연구개발정책실장, 강도현 정보통신정책실장, 홍진배 네트워크 정책실장, 고서곤 과학기술혁신조정관, 손승현 우정사업본부 본부장 등 고위공무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하고 불참을 확인한 뒤 “이는 국회의 권위를 무시하고 국민의 대표부인 국회를 무시하는 행태”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그는 “향후 과기정통부와 관련된 예산, 정책, 법안과 관련해선 아주 혹독한 심사와 감사를 할 것을 위원장님과 함께 결심하는 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위원장 역시 “오늘 회의에는 과기정통부에 대한 어떠한 쟁점도 없고 또 국회법이 보장하고 의무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는 8월 31일까지 결산을 마쳐야 한다는 국회법이 있기 때문에 법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당연히 출석해야 한다”며 “그러나 출석을 의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출석했고, 오전에 급히 출석할 것을 의결했음에도 여전히 불출석한 상태라는 것은 삼권분립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위원장은 “박 의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과기부에 대해선 국회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동원해 삼권분립 정신이 살아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오늘 불출석을 하게 된 경위를 다음 회의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장관은 출석할 의도가 있었으나 중간에 타의에 의한 압력 행사로 출석하지 못했다면 그 또한 국회선진화법 의사방해에 해당되는 죄를 물을 수 있는 조건이 된다”며 “항간에 들리는 얘기로는 장관은 국회까지 와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출석을 하지 못하는 강제적인 상황에 빠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의문을 표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은 국회의원 10년만에 처음”이라며 “이것이 윤석열 정부에서 얘기하는 법과 원칙에 따른 행동인지 심히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 위원장은 상임위 운영과 관련해 “오늘 국민의힘 간사 선임에 대한 안건을 상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이 스스로 불참해 간사 선임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이에 따라 다음 회의 일정을 잡을 때도 민주당 조승래 간사와 협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별한 명분이나 이유 없이 이렇게 여당 측에서 일방적으로 불참하는 일은 헌정 사상 보기 어려운 코미디 같은 일”이라며 “무단결석, 무단가출을 하신 국민의힘 의원들의 조속한 귀가 조치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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