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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싱스 vs 씽큐…삼성전자·LG전자, 사용자경험 경쟁 '점화'

정혜원
<사진=LG전자>
<사진=LG전자>
- 삼성은 '맞춤형', LG는 '데이터'에 집중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가전업계가 사물인터넷(IoT)를 일상으로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기술 차이가 좁혀지자 사용자경험 차별화로 소비자들을 자체 브랜드에 묶어두기 위해서다.

21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IoT 플랫폼을 확대해 ‘사용자경험’을 개선하고 있다. 사용자경험은 특정 기기와 그에 수반된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축적하게 된 모든 행동과 감정, 기억 등을 총체적으로 지칭한다.

삼성전자는 여러 가전과 기기를 연결해 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마트싱스’ 플랫폼의 브랜딩에 집중하고 있다.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 ▲제품 ▲서비스 ▲타사 기기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여러 스마트기기가 연결돼 사용자에게 제공되는 맞춤형 서비스를 스마트싱스라는 브랜드로 구축하고 있다”며 “이러한 서비스에 브랜드를 부여하면서 스마트싱스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사용자경험을 포함한 개념으로 확장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18일부터 소비자 체험 공간을 전국 주요 매장에서 운영한다. 한 번 조작으로 동시에 3~4개 기기가 작동하는 통합적 기능을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을 통해 소비자 수요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이밖에 80개 매장에서도 간단한 연결 서비스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모바일과 가전 제품을 연계 진열한다.

스마트싱스가 제공하는 기능도 늘렸다. 요리나 홈 피트니스, 휴식 등 공간과 목적에 맞춘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냉장고 이용 특성을 활용한 돌봄 기능이나 전기요금 누진 구간 도달 전에 기기를 절전모드로 바꿔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맵뷰 서비스화면.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스마트싱스 맵뷰 서비스화면. <사진=삼성전자>
지난해 말 삼성전자는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과 소비자가전(CE)부문을 통합해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으로 재탄생시켰다. 삼성전자 모바일과 가전을 연결해 통합적 사용자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은 지난 4월 임직원들과 타운홀 미팅에서 "디바이스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똑똑한 디바이스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객의 상상을 경험으로 만드는 회사,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LG전자는 데이터 분석에 집중해 사용자경험을 강화하고 있다. IoT서비스 앱 ‘LG씽큐’를 통해 기존 가전에 새로운 기능을 계속 추가한다. 제품 이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사용 패턴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개선점을 반영한 기능을 개발한다. 신제품은 물론 기존 제품도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면 추가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최근 LG전자는 세탁기에 '종료 후 세탁물 케어' 기능을 추가했다. 세탁 후 세탁물을 바로 꺼내지 못하더라도 세탁물이 뭉쳐 있지 않도록 세탁통이 주기적으로 회전하고 추가 세탁도 가능하다. 세탁기 사용 데이터 약 20만건을 분석한 결과다.

LG전자는 LG씽큐 앱에서 가전 사용 패턴을 분석해주는 '가전 리포트', 예상 전력 사용량을 알려주는 '가전 에너지 모니터링' 등 콘텐츠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를 사용자경험을 개선하는 데 활용한다. 지난 4월에는 LG전자 가전 앱을 작동해보며 방탈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씽큐 방탈출 카페’ 프로젝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사용자경험 강화를 위해 임원들도 학생이 됐다. 지난 7월 조주완 LG전자 대표를 비롯한 임원 200여명은 이달 말까지 ‘고객가치경영 실천을 위한 DX 프로그램’에 순차적으로 참여한다.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은 제품이 아닌 경험을 구매한다는 관점으로 시각을 바꿔야 한다”고 예고했다.

두 가전업체는 사용자경험을 개선해 고객을 묶어두려는 ‘락인(Lock-in)’ 효과를 노린다. 제품을 사용하고 있는 기존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 제품 판매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충성도를 강화하는 효과도 있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타사 제품까지 연결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을 제공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자체 플랫폼을 강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이는 애플의 전략과 맞닿은 지점이라고 볼 수도 있다. 두 회사가 사용자경험 개선에 성공한다면 가전제품 가짓수가 더 많은 만큼 애플보다 큰 폭의 성장이 기대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혜원
w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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