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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탐방] 샤넬·에르메스를 호텔 방에서?…명품 중고 플랫폼 ‘시크’ 차별점은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매장에서 보기 어려운 샤넬·에르메스·롤렉스 제품이 다 있네.”

크림 자회사 팹(PAP)이 지난 6월 중고 명품 거래 플랫폼 ‘시크(CHIC)’를 선보인 후 오프라인에서 즐기는 팝업스토어 ‘메종 시크(Maison CHIC)’를 열었다. 이 공간이 특별했던 건 공식 매장에서도 쉽게 구하기 어려운 수천만원대 제품이 전시돼있다는 점, 그런 제품을 실제 직접 살펴보면서 온라인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는 점이다.

메종 시크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최상급 룸인 클럽 프레지덴셜 스위트에서 진행한다. 운영 기간도 매우 짧은 편이다. 8월31일은 VIP와 인플루언서 대상으로 운영하고 시크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간은 9월1일과 2일 단 이틀이다. 팝업스토어 장소와 시간마저 프라이빗하게 진행돼 ‘희소성’을 중시하는 명품 거래 플랫폼 사용자들 취향과 맞닿아 있다.

지난달 31일 방문한 메종 시크엔 이미 십여명 인플루언서들이 각 공간에서 촬영을 하고 제품을 둘러보고 있었다. 이 공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선 시크 모바일 앱 회원으로 가입해야 한다. 곳곳에 마련된 QR코드를 통해 전시된 상품 리스트를 보고 구매하거나 럭키드로우 이벤트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메종 시크 대표적인 공간은 샤넬룸과 에르메스룸이다. 각각 브랜드를 좋아하는 가상 파워셀러를 만들고 이 셀러가 준비한 다양한 상품을 소개한다는 콘셉트다. 클래식한 모델부터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없는 한정판 제품도 한 공간에서 모두 볼 수 있다. 샤넬 미니백 4종 세트+트렁크 제품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톰브라운·롤렉스, 루이비통·구찌가 스포츠 브랜드들과 협업한 상품을 전시한 공간도 둘러볼 수 있다. 욕실 역시 샤넬 제품들로 채웠고 넓은 옷장엔 직접 착용해볼 수 있는 빈티지 명품들을 구비해놨다.

김건호 시크 대표는 “시크 앱을 출시하고 이름을 알리는 차원에서 이번 팝업스토어를 준비했다”며 “QR코드를 찍어 가상의 셀러 리스트를 보여주며 모바일상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옮겨온 취지도 있다”고 말했다.

시크는 그간 명품 관련 네이버카페를 운영해 온 류진혁 대표와 세일즈·마케팅 중심 김건호 대표가 공동으로 맡고 있다. 메종 시크에 희소한 제품들이 다수 구비될 수 있었던 건 시크가 2011년부터 운영돼 온 네이버 카페 ‘시크먼트’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10여년 간 시크먼트를 통해 쌓은 개인간거래(C2C) 거래 중개 노하우가 곳곳에 반영될 수 있었던 이유다.

시크는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겠다는 목표다. 두 대표가 강조한 건 판매자 검증이다. 개인 셀러들이 다수 활동하는 만큼 ‘정품’만을 취급하는 신뢰도 있는 판매자를 유입시키는 게 목표다. 현재 시크는 모바일 앱 활성화를 위해 판매수수료를 받고 있지 않다.

다른 중고거래 플랫폼과 달리 시크에서 셀러들이 물건을 팔기 위해선 ▲전화번호 ▲계좌 ▲신용카드 ▲신분증 그리고 ▲더치트를 통한 사기 내역 인증을 모두 거쳐야 한다. 이를 복잡한 절차 없이 간단히 인증할 수 있도록 자체 시스템을 만들었다. 더불어 사기발생 확률을 낮추기 위해 안전결제 서비스도 도입했다.
전문 검수 인력으로 구성된 검수센터 ‘시크랩(CHIC LAB)’을 통한 제품 검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만일 시크랩 검수를 거친 제품이 가품이라면 구매가의 300%를 보상하고, 시크랩을 거치지 않은 제품이 가품으로 판정되었을 때 역시 구매가 200%를 보상한다.

시크가 60만명이 모인 네이버카페 시크먼트에서 출발했다는 점 자체도 강점이 될 수 있다. 즉 명품에 대해 잘 알고 사랑하는 사용자들이 모인 곳인 만큼, 일반 중고상품을 거래하는 것과 명품을 거래하는 사람들의 차이를 시크와 사용자들이 모두 알고 있다는 의미다. 가령 거래 과정에서 갑자기 가격 흥정을 한다거나 흠집이 있다는 이유로 가품을 의심하는 구매자들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설명이다.

류진혁 시크 대표는 “10년 동안 명품 거래 카페를 운영하면서 판매자 불편사항(페인 포인트)도 정확하게 알고 있다”며 “구매자와 판매자를 어느 정도 이해하고 불편사항을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작업을 해 다들 마음 편하게 거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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