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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주가, 주식분할에도 왜 지지부진할까…가장 큰 악재는?

박기록
지난달 25일 테슬라가 3대1 주식분할을 통해 '삼백슬라'로 재출발했다. 하지만 주식분할 이후에도 주가는 탄력을 잃고, 지지 부진하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일(현지시간) 마감된 나스닥 시장에서 270.21달러(-2.51%)로 장을 마쳤다.

주식 분할 이후, 저렴해진 테슬라 주식에 대한 수급이 개선돼 주가가 뛸 것으로 기대했던 서학개미들도 점점 실망이 커지고 있다.
물론 기업의 주가는 기업의 개인기(실적)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증시 주변 상황도 뒷받쳐줘야한다. 지금 테슬라 뿐만 아니라 애플, 엔비디아 등 나스닥시장의 대표적인 기업들도 압도적인 매크로(거시경제) 지표의 침체에 짓눌려있다.

40년만에 찾아온 미국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 거기에 대응하기위한 미 연준의 큰 폭의 금리인상과 경기침체(Recession)의 공포가 휘감고 있다.

이런 암울한 상황에서, 테슬라를 비롯해 올 상반기 200개가 넘는 미국 기업들은 올 상반기 '주식 분할'로 주가하락의 위험을 회피하려 했다. 주식 분할은 일반적으로 호재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주식분할을 선택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회계적으로 기업의 본질 가치는 전혀 변하지 않는다. 비싸고 무거워 보이는 주식을 싸게 보이도록 하는 착시현상이다. 그럼에도 기업이 주식 분할을 하는 이유는 향후 주가가 상승할 것을 예상하고 시장의 에너지 축적하기 위함이다.
이런 가운데 지금 시점에서 테슬라 주식에 과연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최근 미국 월가의 증권분석리서치 전문사이트인 머틀리 풀(The Motley Fool)이 나름대로의 흥미로운 판단 기준을 내렸다.

다음 다섯가지를 고려해 보고 판단하라는 조언이다. 물론 긍정적인 이유와 부정적인 이유가 혼재돼있다. 어느것에 더 무게를 두는 것은 투자자의 판단이다.

◆저렴해진 테슬라 주가… 폭발적인 거래량

3대1의 주식분할로 ‘구백슬라’이던 주가가 ‘삼백슬라’로 지난달 25일 부터 다시 설정됐다. 테슬라 주식은 다시 적은 돈으로도 일반 투자가들의 가장 흔히 거래하는 주식이 됐다.

실제로 미 기업데이터분석사이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지난 2일 하룻동안 거래된 테슬라의 주식 거래량은 금액 기준으로 무려 105억 달러(한화 약 14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비디아 80억 달러, 애플 79억 달러에 비해 월등히 큰 액수다.

지금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금액 기준으로 가장 많이 사고 파는 '동네 주식'이 테슬라인 셈이다. 거래량이 많은 것은 일반적으로 호재지만 증시 주변 상황이 불안할수록 조금만 수익이 나도 이익을 실현하려는 단타족이 많아지는 것도 미국이나 한국이나 다르지 않다.
◆"테슬라는 아직 성장주다"… 주가 널뛰기, 변동성 각오해야

머틀리 풀은 '테슬라의 성장 전략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것은 긍정과 부정을 함께 내포하고 있다. 즉, 테슬라의 주가 변동성은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의미다. 테슬라는 결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같은 안정적인 주식이 아니라는 의미다.

지금 '삼백슬라'가 다시 '천슬라'로 수직 상승할 가능성도 있고, 정반대로 '백슬라'로 쪼그라들수도 있다. 월가의 투자금융회사들마다 테슬라의 목표주가(PT)는 제각각이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CEO의 의지대로 2023년 예정대로 사이버트럭을 출시할 것이고, 휴머노이드 로봇도 출시할 계획이다. 새롭게 시작하는 비즈니스가 성공적일지 여부는 현시점에서 확신할 수 없다.

◆테슬라 주가에는 공매도가 거의 없다… 흥미롭고 긍정적인 요인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는 한국이나 미국이나 일반 투자자들에게는 불청객이다. 일반적으로 공매도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회사의 주가 전망이 좋지않을 때다. 따라서 테슬라의 공매도 비율이 적은 것은 향후 전망이 괜찮다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했다.

머틀리 풀에 따르면, 지난 8월15일 기준으로 테슬라의 공매도비율은 2.35%에 불과했다. 2010년 테슬라가 상장한 이후 최저 수준이다. 지금 형성되는 테슬라 주가는 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수급으로 결정된 것이다.
◆테슬라의 주가는 여전히 비싸다… 자동차업체중 '최고 PER'

3대1 주식분할로 주식을 싸 보이게 만들었지만 포드, GM과 같은 전통의 자동차회사들의 주가와 비교해 너무 비싸다는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머틀리 툴은 지적했다. 테슬라의 PER은 올해도 100을 넘길 것으로 에상했다.

PER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일반적으로 수익성이 높으면 'PER' 낮고, 아직 수익이 본격적으로 나오지 않는 성장주들은 PER이 높다. 물론 테슬라는 수익도 잘 내지만, 주가가 너무 높게 형성되는 바람에 PER이 높다.

머틀리 풀은 테슬라의 PER이 포드, GM의 6~8과 비교해 매우 높은 수준이며 테슬라가
주식 분할을 했다고해서 이같은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CEO 리스크… 테슬라 주가에 제일 불안 요소는 '일론 머스크'

마지막으로, 테슬라 주가에 가장 큰 리스크 요소로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꼽혔다. 머틀리 풀은, 머스크에 대해 투자자의 관점에서 보면 테슬라의 가치를 가장 빠르게 깍아먹는 법적, 재정적 및 운영 위험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예를 들어, 머스크의 소셜 미디어 플랫폼 트위터 인수 결정과 최근의 번복 결정은, 한편으론 전기차 이슈에만 집중해도 모자랄 요즘같은 시기에 바보같은 짓이었다고 지적했다. 그의 크고 작은 기행과설화는 앞으로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머틀리 풀은 다섯가지 기준에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중국 리스크'(China Risk)도 빼놓을 수 없다.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거두고 있는 테슬라의 입장에서 최근 악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은 테슬라의 통제 밖에 있는 리스크다.
한편 머틀리 풀은 '만약 1000달러를 가지고 있다면 지금 테슬라에 투자해야 할까'라는 질문에 답을 내렸다. 자신들의 경우 '10개의 최우선 투자 항목에는 빠져있다'고 답했다.
박기록
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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