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적진서 자신감 드러낸 중국 CATL, "1000km 배터리 내년 6월 양산"

김도현
- CTC 기술 등 혁신 강조…북미·유럽 공략 의지 드러내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중국 CATL이 국내 배터리 행사에서 기술력을 과시했다. 가격경쟁력과 성능 모두 우위를 가져가겠다는 심산이다.

20일 CATL 해외사업부 니젱 부사장은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KABC(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22’에서 3세대 셀투팩(CTP) 제품 ‘기린 배터리’를 소개했다.

CTP는 말 그대로 셀에서 팩을 잇는 기술이다. 통상 전기차 배터리는 ‘셀 – 모듈 – 팩’ 단위로 이뤄지는 데 이중 모듈이 제외된 것이다. CTP를 적용하면 모듈이 차지한 공간만큼 더 많은 배터리 셀을 장착할 수 있다. 모듈 공정이 사라지는 만큼 단계가 축소되고 사용 부품도 절감된다. 시간과 비용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CATL은 각형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주력이다. 국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이 다루는 파우치형 니켈 코발트 망간(NCM) 배터리 대비 무겁고 에너지밀도가 떨어진다. CATL를 이를 만회하기 위해 CTP를 적용한 것이다. 각형은 캔 케이스로 포장돼 그 자체가 ‘작은 모듈’ 역할을 할 수 있어 CTP 구현에 유리하다.

이날 CATL이 발표한 기린 배터리는 개선된 CTP를 활용한 제품이다. 니젱 부사장은 “2023년 6월경 양산 예정”이라며 “2025년에는 셀투섀시(CTC) 배터리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CTC는 팩까지 생략하고 배터리 셀을 차체에 부착하는 방식이다.

CATL에 따르면 기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 주행거리는 1000킬로미터(km)에 달한다. LFP와 NCM 2가지 배터리 모두 사용할 수 있다는 후문이다.
니젱 부사장은 지난달 7월 선보인 ‘M3P 배터리’도 언급했다. 차세대 LFP 배터리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700km 수준으로 전해진다. 그는 “LFP와 NCM의 장점을 합친 배터리가 될 것”이라며 “에너지밀도를 10~15% 높이고 안정성과 수명은 유지했다”고 말했다.

M3P 배터리는 내년 양산이 목표다. 다만 구체적인 광물 조합은 공개하지 않았다. LFP에 니켈을 더한 업계에서는 LNFP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CATL은 중국 외 북미, 유럽 시장 공략 의지도 나타냈다. 니젱 부사장은 “독일에 생산라인이 있고 헝가리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글로벌 OEM과 협력을 공고히 할 것”이라면서 “북미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지 진출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CATL은 멕시코와 미국 등지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했으나 미중 분쟁 심화로 신규 생산라인 부지를 헝가리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발효하는 등 자국 전기차 산업 보호 및 중국 견제에 나선 상태다.

니젱 부사장은 “CATL은 혁신적인 디자인과 고효율 제조 능력이 있기 때문에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에서도 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라면서 “가격은 물론 품질 측면에서도 앞서겠다”고 강조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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