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FC-BGA 업계, 국내 생태계 강화 '잰걸음'…韓 소부장 채용 '확대'

김도현
- 日 의존도 낮추는데 초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일본 중심이던 반도체 기판 업계가 재편되고 있다. 하이엔드 제품부터 소재 및 장비까지 국산화 작업이 한창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 고객사 요구에 따라 협력사는 플립칩(FC)-볼그리드어레이(BGA) 관련 화학품, 제조 설비 등을 공급하건 개발 중이다.

PCB는 전자기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녹색 판을 일컫는다. 이름 그대로 회로가 새겨진 기판으로 칩과 메인 보드를 연결하고, 칩을 보호한다. FC-BGA는 PCB 중에서 가장 높은 기술력을 요구한다. 솔더볼이라는 공 모양 소재가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동안 일본 이비덴·신코덴키, 대만 하나마이크론 등이 시장을 주도해왔다. 기초과학에 강점이 있는 일본은 생태계마저 장악한 상태다. 다만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고부가가치 칩 수요가 늘면서 FC-BGA 시장이 급성장했고 국내 기업으로도 기회가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기가 대표적이다. PC, 노트북 등에 투입되는 반도체 패키징 시 필요한 FC-BGA를 납품하면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연이어 대덕전자, 코리아써키트 등도 생산라인 구축에 나서면서 한국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졌다.

고무적인 건 영역을 넓혀가는 점이다. FC-BGA는 용처에 따라 성능 차이가 있는데 국내 기업들은 전장용·IT용에서 서버용으로 넘어가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하반기부터 서버용 FC-BGA 양산에 돌입하고 대덕전자와 코리아써키트는 개발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으로 전해진다. 후발주자인 LG이노텍은 FC-BGA 시제품을 선보이면서 사업을 본격화하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FC-BGA 공장에는 일본산 소재와 장비로 가득 차 있다. 이에 삼성전기 등은 협력사에 내재화를 제안했고 최근 성과가 가시화하고 있다.

PCB 원재료인 동박적층판(CCL)을 제공하는 ㈜두산은 FC-BGA용 제품을 개발 중이다. 일본 쇼와덴코가 독점해온 분야다. ㈜두산은 국내 한 고객사와는 자재 승인까지 마쳤다. 우선 전장용 FC-BGA CCL을 이르면 연내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바이옵트로는 FC-BGA 검사장비 생산을 준비 중이다. 역시나 일본 업체가 주도하는 시장으로 아직까지 국내에서 해당 설비를 공급한 곳은 없다. 현재 고객사와 테스트 단계인 이번 달까지 마치고 연내 납품할 계획이다.
태성은 FC-BGA 전용 장비를 공급 중이다. 연마기, 현상기, 식각기 등 여러 설비를 다루고 있는데 일부는 FC-BGA 라인에 특화된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오알켐은 FC-BGA 수직화학동 국산화에 성공했다. 이 소재는 FC-BGA 패턴 형성 과정에서 쓰인다.

PCB 업계 관계자는 “FC-BGA 분야는 워낙 일본이 강세다. 일본 위주로 형성되다 보니 국내 제조사가 소재, 장비 등 공급순위에 밀린다”면서 “자국 협력사가 어느 정도 대체가 되면 이원화가 되는 동시에 협상 테이블에서도 더 유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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