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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애플, 한국서 배짱 영업 글로벌 플랫폼 ‘국정감사’ 도마 위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다음날 4일부터 윤석열 정부 첫 국정감사가 열린다. 올해도 ‘플랫폼 국감’을 재현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이번엔 글로벌 플랫폼을 향한 맹공이 예상된다.

구글, 애플, 메타(구 페이스북)는 글로벌 장악력을 기반으로 국내에서도 배짱 영업을 해 질타를 받고 있다. 인앱결제(앱 내 결제)부터 맞춤형광고를 위한 개인정보 무단 수집, 망 사용료 등 각종 이슈로 도마 위에 올랐다.

우선, 구글과 애플은 인앱결제 논란에서 피할 수 없다. 한국은 인앱결제강제금지법을 세계최초 제정했으나, 글로벌 양대 앱마켓사는 그 의미를 퇴색하게 할 정도로 ‘꼼수’를 부렸다. 국내 앱 개발사들에게 인앱결제를 사실상 강제한 것이다. 소관부처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뒤늦게 사실조사에 착수하면서, 정부 책임론까지 불거지는 상황이다.

특히, 구글은 최대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인앱결제 정책을 내놓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구글플레이 앱마켓 퇴출까지 예고했다. 외부결제를 이용할 수 있지만, 결제시스템 구축 및 카드사 수수료 등과 구글에 납부해야 하는 최대 26% 수수료를 고려하면 사실상 ‘인앱결제’ 선택지밖에 남지 않는다.

주요 콘텐츠 앱들은 인앱결제 때 가격을 줄줄이 인상할 수밖에 없었다. 서울YMCA 조사결과, 수수료를 낮춘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콘텐츠 앱 가격 차이는 평균 14%를 넘는다. 물론, 모바일‧PC 웹 결제를 이용하면 기존 가격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문제는 앱 내에서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지불 방법을 안내할 수도 없다. 구글이 웹결제 안내‧홍보도 금지했다. 실제로, 구글은 카카오톡 최신 안드로이드 버전 업데이트를 막았다. 카카오는 지난 5월말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에게 기존 가격대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하고자 웹결제 링크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구글 인앱결제 강제화에 따른 실제 피해사가 발생한 것이다.

콘텐츠 및 음원 업계는 구글 정책에 따른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음원플랫폼 수익을 인앱결제 이전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려면 이용권 가격을 1.5~6배가량 인상해야 한다. 이 경우, 구글 유튜브뮤직 쏠림 현상이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강력한 경쟁자가 목숨줄을 쥐고 있는 셈이다.

현재 방통위는 사실조사 중이다. 그러나 이미 국내 앱 개발사들은 구글플레이에 퇴출되지 않기 위해 인앱결제를 선택한 후인 만큼, 실효성 문제에 직면했다.

애플 인앱결제 정책도 구글과 대동소이하다. 심지어, 다음달 5일부터 앱스토어와 인앱구매 가격이 약 25% 오른다. 강달러로 인한 환율차이를 줄이기 위해 요금을 올리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에서는 원스토어를 이용할 수 있지만, 애플은 앱스토어만 고수하고 있어 이용자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유럽 의회 및 이사회가 지난 3월 디지털시장법(DMA)에 합의하며, 애플 iOS 단말 대상 제3자 앱스토어 사업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국내에서도 애플 앱스토어에서도 제3자 마켓을 허용 필요성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물론, 애플에서는 보안 문제를 이유로 반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글과 메타는 최근 이용자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해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 철퇴를 맞았다. 개인정보위는 구글과 메타에게 역대 최고 1000억원 과징금을 부과했다.

개인 사생활을 침해하고 민감정보를 활용할 수 있음에도, 구글과 메타가 개인정보를 무단 수집해 광고 사업에 활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에서는 국내와 달리 이용자가 개인정보를 설정할 수 있또록 조치했다는 점에서 더 큰 비난을 받는다. 구글은 유럽과 달리 한국에서 웹 및 앱 활동과 유튜브 기록, 광고 개인 최적화 등을 옵션 더보기에 가려놓고 기본값으로 저장하고 있다. 메타는 694줄에 달하는 데이터정책 전문을 게재하는 것 외 별도로 법정 고지사항을 알리고 동의받지 않았다. 이용자가 알아보기 어렵게 한 것이다.

심지어, 메타는 개인정보를 내놓지 않은 한국인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행태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이러한 방침은 취소됐으나, 관련한 개인정보위 조사는 현재 진행 중이다. 이러한 글로벌 기업들 행태들은 국내 이용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무시한 조치라는 지적이다.

망 사용료 논란도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구글 유튜브는 망 사용료 지급에 반대하기 위해 국내 유튜버들까지 동원해 서명운동에 나섰다. 망이용료 법안이 개정되면, 한국 내 유튜브 사업 운영방식을 변경할 수 있다는 엄포를 내려, 유튜버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하지만, 구글과 넷플릭스 등 국내에서 다량의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글로벌 기업들이 망 사용료 지급을 회피하고 있다는 점은 논쟁의 소지가 있다. 이는 국내기업 역차별이자,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비춰질 수 있다.

이에 이들 글로벌 플랫폼사들은 올해 국감 주요 증인 명단으로 검토될 전망이다. 다만, 이들이 진정성 있는 답변을 내놓을 지는 미지수다.

이전에도 국회는 외국계 플랫폼 기업 관계자들을 국감 증인으로 출석시켰으나, 실질적인 답변을 듣기 어려웠다. 한국지사 측은 본사 핑계를 대면서 답변을 피하고, ‘모른다’는 답만 반복하기도 했다.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음에도, 일부러 영어를 쓰면서 통역으로 시간을 끄는 모습도 여러 번 보여줬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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