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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앱마켓 비싸서 못 쓰겠네…‘원스토어’로 쏠린 눈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글로벌 양대 앱마켓 구글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이용 가격 인상 효과로 인해,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구글이 인앱결제 강제화로 최대 30% 수수료 부담을 가중시킨 가운데, 애플 앱스토어 이용 가격은 현재보다 25% 더 비싸진다. 이에 따라 ‘최저 6%’ 저렴한 수수료를 내세우고 있는 국내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반사이익을 얻을지 주목된다

애플은 다음달 5일부터 유료화 사용 국가 대상으로 앱스토어와 인앱(앱 내) 구매 가격을 인상한다. 한국도 포함된다. 기존에 0.99달러당 1200원을 결제해 콘텐츠 등을 즐겼다면, 이제는 1500원을 내야 한다. 애플 앱스토어 가격 등급에 따르면 ▲1200원→1500원 ▲2500원→3000원(1.99달러) ▲3900원→4400원(3.99달러) 등으로 변경된다. 119만원 결제 때는 30만원 인상된 149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다만, 구독 서비스는 현재 요금을 유지한다.

애플이 이같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달러 강세가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에 육박할 정도로 강달러 추세가 이어지고 있어, 해외 매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역대급 엔저 현상을 보이는 일본에서는 이용 요금 30%가량을 인상했다. 앞서, 지난 7월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 등도 환율 격차를 이유로 가격을 올린 바 있다.

구글플레이는 지난 6월부터 사실상 인앱결제 정책을 강제하면서 수수료를 최대 30% 올렸다. 이로 인해 콘텐츠 앱 등은 인앱결제에 한해 수수료 인상분 수준인 14~20%가량을 줄줄이 인상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해외 앱마켓 사업자가 인앱결제를 강화하면서 소비자가 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연간 최대 2300억원에 이른다.

구글 인앱결제 부담에 이어 애플 앱스토어까지 다음달부터 이용료를 높인다고 하니, 양대 앱마켓 배짱에 국내 이용자 시름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앱 생태계에서도 ‘고물가’를 체감하는 만큼, 좀 더 저렴한 앱마켓에 관심이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원스토어는 상생가치를 살려 이같은 틈새시장을 노리고 있다. 이미 원스토어는 지난 5월 미디어콘텐츠 생태계 상생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원스토어가 제시한 미디어콘텐츠 앱 기본 수수료는 10%다. 구글‧애플과 비교해도 3분의1 수준이다. 기존 원스토어 수수료 20%와 비교해도 절반이나 낮다. 원스토어는 거래액 규모와 구독 비중에 따라 단계적으로 최저 6%까지 추가 할인한다.

실제, 원스토어에 입점한 멜론, 웨이브, 플로, 미스터블루 등 앱은 구글 인앱결제 이슈에도 소비자 가격을 높이지 않았다. 이번에 애플까지 가격 인상 정책을 실시하면서, 구글‧애플 앱마켓 이용자는 원스토어 이용자보다 더 비싼 가격으로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셈이다.

지난달 서울YMCA 시민중계실이 앱마켓 가격 차이를 조사한 결과, 구글플레이와 원스토어 동시 입점 10개 미디어콘텐츠 앱 이용권 가격 차이가 평균 14.2%에 달했다. 일례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베이직’ 상품 가격은 구글플레이에서 9000원, 원스토어에서 7900원이다. 수수료율 증가 등이 소비자 가격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구글‧애플 앱마켓 이용자도, PC‧모바일 웹결제 등을 통해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는 있다. 그러나 복잡하고 불편한 결제 경험을 감수해야 한다. 원스토어에서는 익숙한 앱을 통해 편리하게 동일한 가격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원스토어에 입점한 콘텐츠 앱은 멜론, 벅스, 플로, 웨이브, 네이버웹툰, 네이버시리즈, 미스터블루, 레진코믹스, 탑툰, 투믹스, 케이툰 등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글‧애플에 쏠린 앱마켓 영향력을 원스토어로 분산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양대 앱마켓과 대항할 수 있는 경쟁자를 출현시킬 경우, 개발사 또한 협상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구글과 애플 앱마켓이 지닌 글로벌 시장 장악력으로 해외를 겨냥한 앱 개발사들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구글과 애플에 유리한 앱마켓 정책을 항상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그 피해는 국내 개발사와 이용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웹툰, 리디, 티빙, 시즌, 왓챠, 지니뮤직 등 여러 미디어콘텐츠 앱들은 원스토어에 입점하지 않았다. 토종 앱마켓 활성화를 위해 더 많은 국내 앱들이 원스토어에 입점해야 한다”며 “원스토어 입점 회피는 글로벌 앱마켓사에 대한 콘텐츠제공사업자(CP) 종속성을 더욱 키울 것으로 우려된다. 일방적 수수료 인상에도 대항력이 없음을 스스로 인정한 모양”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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