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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도 말못하는 동물 질병진단, AI가 돕는다…SKT 첫 서비스 상용화

백지영
-SKT, AI 기반 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엑스칼리버) 출시
-엑스레이 클라우드에 올리면 30초내 진단결과 제시
-월 30만원 구독형서비스…질환범위 및 반려묘로 범위 확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인공지능(AI)이 반려동물의 엑스레이(X-ray) 사진을 분석해 수의사의 진단을 돕는 ‘AI 기반 수의(동물)영상진단 보조서비스’가 국내 최초로 상용화됐다.

SK텔레콤은 25일 서울시수의사회개 개최한 서울수의임상컨퍼런스에서 AI기반 수의영상진단 보조서비스 ‘엑스칼리버(X Caliber)’를 공개하고, 서비스에 들어간다고 공식 밝혔다.

이번에 출시한 ‘엑스칼리버’는 병원에서 촬영한 반려견의 근골격(근골격계 질환 7종) 및 흉부(흉부 질환 10종) 등 엑스레이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리면, AI가 약 30초 내 비정상 소견 여부와 위치정보 등 분석결과를 수의사에게 제공하는 웹기반 서비스다.

현재 전국에는 약 4000여개의 동물병원이 있지만 영상진단을 전공한 전문 수의사가 수백명에 불과한 수준으로 이번 서비스가 보급될 경우 빠른 영상 판독과 진단이 기대된다.

◆AI분석 결과 30초내 받아봐…월 30만원 구독형서비스로 이용

SKT가 공개한 ‘엑스칼리버’는 수의사가 반려견의 엑스레이 사진을 찍어 AI플랫폼 ‘엑스칼리버 VET AI’에 업로드하면, AI가 반려견의 비정상 여부를 판단해 다시 수의사에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열린 브리핑에서 하민용 SK텔레콤 최고사업개발담당(CDO)은 “지난해 11월부터 ‘AI 서비스 컴퍼니’를 선언하고 실생활에서도 AI 상품 출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최근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 반려동물 영역에서 AI 역량이 발현돼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사업 방향 모색해왔다”고 서비스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이 가진 AI기술력과 5개 국립 수의대학의 고품질 데이터가 합쳤다. 그는 “반려돌물 시장은 사료나 의약품, 소모품 중심으로 성장해오고 있고 있지만 수의시장은 외적인 성장속도에 비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늦다”며 “SKT가 가진 AI 및 ICT 역량을 수의시장 적용하면 반려동물 복지 향성 및 반려인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2년 간에 걸쳐 서비스 출시를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이에 지난 14일 농림축산검역본부로부터 ‘국내 제1호’ 엑스레이 기반 동물의료영상 검출 보조 소프트웨어 허가를 획득하며 ‘AI의 동물 진단 보조시대’를 열게 됐다는 설명이다. 하 CDO는 “1500만명에 달하는 국내 반려동물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보편적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AI 판독 정확도 84~97% 수준…의료 분쟁 줄 것으로 기대

‘엑스칼리버’는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를 활용해 저장과 조회를 하기 때문에 병원 내 별도의 서버를 설치할 필요가 없으며, 웹 서비스 방식으로 동작하므로 업그레이드 및 관리가 쉬운 것이 장점이다. 수의사들은 연동된 모바일 기기나 PC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AI가 제시하는 영상진단 판독 결과를 받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정확도가 최대 97%로 무척 높다. 실제 엑스칼리버의 AI 판독 결과와 국내 대형 동물병원 영상전공 수의사들의 판독 결과를 비교해본 결과, 양측의 의견이 합치하는 비율이 분야별로 84~97%를 기록해 진단 보조 솔루션으로 유효성을 입증했다는 설명이다.

수의사들이 단시간에 판별이 어려운 질환을 시각화를 통해 빠르고 쉽게 찾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반려견 근골격 이상 영역 7종 검출모델 평균 질환탐지율(민감도) 86% ▲반려견 흉부 이상 패턴 10종 분류모델 평균 질환탐지률(민감도) 84% ▲반려견 VHS(심장크기측정) 측정모델 정확도 97%를 기록했다.

브리핑에 참석한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대표원장은 “현재 국내엔 약 4600여개 동물병원이 있는데 이중 3567개가 반려동물 진료를 하고 있고, 2900여개 병원에 엑스레이 기기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엑스레이는 반려동물 대상 진료병원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는 진단기기로 AI가 적용될 경우 진료의 질이 행상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AI가 제시한 소견을 바탕으로 수의사가 보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의 비유에 따르면, 주관식 문제를 5지 선다형 객관식 문제로 바꿔주는 셈이다.

그는 “최근 반려동물 의료분쟁이 많이 생기는데 여기엔 보호자와 수의사 간 이해도 차지가 있다”며 “AI를 통한 진료를 통해 보호자들도 의학적 소견을 이해하기가 보다 쉬워져 진료신뢰도가 향상되고 의료분쟁이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데이터셋 개발, AI 모델링부터 서비스 적용까지 SKT AI 역량 총집합

한편 엑스칼리버는 SK텔레콤의 ‘AI 풀스택(기술통합패키지)’을 기반으로 데이터 수집과 저장부터 AI모델링, 서비스 적용까지 AI 서비스 구현에 필요한 모든 과정을 자체 개발하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또 강원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전북대, 충남대 등 전국의 5개 국립대 수의대학와 협력해 양질의 데이터셋을 개발했다. 동물 의료 데이터는 사람의 의료 데이터보다 부족한 것을 극복하기 위해 데이터 증강 기술을 사용했다.

특히 임상 데이터 사진의 명암과 각도에 변화를 주는 등 다양한 환경을 고려한 데이터를 만들고 학습시켜 데이터셋과 AI 의 성능을 향상시켰다는 설명이다.

AI 모델링 단계에서도 레이블링 자동화 기술과 AI 모델 경량화 기술 두가지를 활용했다. AI 모델을 개발할 때는 데이터를 선별하고 유형별로 분류해 AI 학습을 위한 최적의 형태로 데이터를 가공하는 레이블링 과정이 필요하다.

SK텔레콤은 액티브 러닝(능동학습)을 통해 데이터 학습 프로세스를 자동화해 고성능의 수의 진단 AI 모델과 고품질의 학습용 AI 데이터셋을 개발했다. 또 AI 모델 경량화를 통해 사용자가 서비스를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 여러 클라우드 기반으로 개발해 향후 서비스 품질 업데이트와 추가 기능 배포도 용이하도록 설계했다.

◆글로벌 진출 추진…협력 수의대학도 추가 참여 예정

SK텔레콤은 딥러닝 강화를 통해 ‘엑스칼리버’의 질환탐지율(민감도)을 지속 높이는 한편, 아직 유사 서비스가 없는 유럽과 아시아 등에서 엑스칼리버의 글로벌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진단 영역도 확장된다. 현재 반려견의 근골격·흉부·심장크기측정 서비스를 시작으로 하반기에 반려견 복부와 반려묘의 흉부와 복부도 추가 개발해 내년에 서비스할 계획이다.

올 하반기에는 제주대학교 수의대가 ‘엑스칼리버’ AI개발에 추가로 참여하는 등 빅데이터의 규모와 AI의 정확도를 지속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재 엑스칼리버는 동물병원이 1개월 무상 사용 후 월 30만원의 구독형 서비스로 이용할 수 있다. 유통은 코벳(동물병원 얼라이언스)이라는 MSO기업(병원경영지원회사)이 담당한다.

장동일 SK텔레콤 혁신사업개발2팀장은 “현재 국내에 출시돼 있는 유사 서비스는 진단에 평균 하루가 걸리는 반면, 엑스칼리버는 평균 15초 정도면 판독 가능하고 하루 만원 정도면 무제한 사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올해 연말까지 엑스칼리버 도입 병원을 100개까지 확대하고 내년까지 전체 시장의 20%, 3~4년 후에는 30~40% 전국 동물병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글로벌 시장 진출이 가시화되면 사업적으로도 큰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백지영
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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