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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앱 마켓 움직이는 주체, 대형 게임사 아냐…1인 개발자도 가능”

왕진화
-김세준 아이언소스 한국 법인 지사장 인터뷰
-앱 마케팅 기업 아이언소스, 한국 시장 진입 6년 만에 지사 설립
-“예산 없어서 시작 어렵다는 이야기 옛말, 수익화 돕는 다양한 서비스 존재”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앱을 만드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진 시대에 도래했다. 그러나 앱을 비즈니스로 발전시키는 것은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최상위 앱들이 수익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앱 경제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한국 앱 마켓에선 인앱결제(앱 내 결제)가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수익화 모델이다. 게임들만 봐도 그렇다. 그러나 글로벌 게임으로 시선을 돌리면 조금은 다르다. 광고 노출과 시청을 유도해 이용자 및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내는 모델이 더욱 많다. 모바일 앱 마케팅 기업 아이언소스(ironSource)는 이러한 앱 경제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 및 개발자를 지원하는 플랫폼 기업이다.

아이언소스에 따르면 올해 구글 플레이스토어 개발자 수는 100만명, 애플 앱스토어 개발자 수는 70만명에 이른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사용 가능한 앱은 무려 470만개다. 아이언소스는 이들을 대상으로, 미디에이션 플랫폼을 제공 중이다. 미디에이션 플랫폼이란 여러 광고 네트워크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뜻한다. 이는 인앱결제와는 다른 수익 창출 모델로서 1인 게임 개발자부터 중소·중견 및 대형 게임사까지 골고루 활용하고 있다.

아이언소스는 지난 2010년 이스라엘에서 설립돼, 전 세계 1400명이 넘는 팀으로 구성됐다. 최근까지 텔아비브, 런던, 뉴욕 및 샌프란시스코, 베이징, 벵갈루루, 도쿄까지 총 8개 글로벌 오피스를 운영해오다, 지난 6월 서울에 한국 법인을 내고 한국에서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게임 시장 점유율이 전 세계 중 4위로 제일 높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와 관련 김세준 아이언소스코리아 지사장<사진>은 최근 디지털데일리와 만나 “한국 시장은 ‘인앱결제를 통해 수익을 낸다’는 인식이 보편적으로 깔려 있지만, 아이언소스는 앱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솔루션을 제공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이언소스 미디에이션 플랫폼인 ‘레벨플레이(LevelPlay)’ 기반 성공 사례는 네오위즈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고양이와스프’다. 고양이와스프는 대표적으로 게임 이용자에게 ‘짧은 광고 시청’을 통해 필요한 아이템이나 뽑기권 등을 제공하는 식인 보상형 광고를 채택해 사용 중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시청한 광고로부터 수익을 창출한다.

그간 네오위즈는 고양이와스프 출시 이후 수익화를 관리하기 위해 다른 미디에이션 플랫폼을 활용해왔다. 하이브리드 워터폴을 수동 조정하는 데 운영 시간을 다소 소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핵심 지역 이외에는 광고주에게 도달할 수 있는 리소스도 부족했다.

네오위즈는 고양이와스프의 점유율과 수익성을 향상하기 위한 대책을 모색하던 중 아이언소스 레벨플레이를 접했다. 레벨플레이가 이러한 난관을 해결할 차선책으로 판단하고, 아이언소스와의 협업을 논의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세준 지사장은 “좋은 콘텐츠나 지식재산권(IP)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사업성이 없으면 클 수가 없지만 아이언소스는 이러한 것들을 의미 있는 사업으로 만들 수 있는 전환, 혹은 계기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을 창출한 다음, 이를 재투자해 사용자를 또 유입시킬 수 있는 구조 또한 갖췄다”고 부연했다.

한국 기업들이 예산이 없다며 도전을 꺼려하는 것에 대해 김 지사장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실질적으로 다양한 스테이지에서 제공 받을 수 있는 솔루션이나 서비스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초기 비용이 많이 들 것이란 오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김 지사장은 이에 대해 퍼블리싱 솔루션 ‘슈퍼소닉(Supersonic)’이라는 사업적인 부분에 대한 노하우나 부족할 수 있는 부분을 대행해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현재로선 한국 시장 자체가 인앱결제 기반이 많은데, 글로벌 시장을 파악해보면 광고 위주 마케팅이 굉장히 큰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슈퍼소닉은 게임 개발자에게 다양한 게임 성장에 관한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개발자 교육으로 멘토링부터 블로그, 하이퍼 캐주얼 트렌드 리포트, 게임 아이디어 영감을 위한 덱, 월간 라이브 스트리밍 세션 이벤트를 비롯해 수백가지에 달하는 교육 리소스를 제공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기준 슈퍼소닉은 정식 출시 2년 만에 총 63편 이상 게임을 선보이고, 현재까지 누적 다운로드 수 25억회 이상 달성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게임 ‘브릿지 레이스(Bridge Race)’는 2021년 전세계 앱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하이퍼 캐주얼 게임으로 선정된 바 있다.

김 지사장은 그래도 최근 2년 사이 한국시장에서 광고 마케팅을 통한 수익 창출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영화가 웹툰이 되고, 웹툰이 게임이 되는 곳에서 인앱결제로만 수익 창출을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더 이상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울 수 없단 이야기다.

김 지사장은 “한국 시장을 이루고 있는 기업이나 개발자들이 광고를 통한 수익 창출에 대해 대형 게임사만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1인으로 시작해 큰 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있는 만큼, 몇몇 개발사만 마켓을 움직인다고 생각하지 말고 오픈 마인드로 시작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 미래에는 오픈 마인드로 시작하는 기업 및 게임 개발자들이 많아져서, 이러한 시장을 더욱 키우는 것이 담겨 있다”라며 “글로벌 기업인 아이언소스도 이에 걸맞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떤 것을 제공하고 지원해야 할지 꾸준히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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