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 연내 배리어프리 자막 1600편으로 확대…“견고한 OTT 플랫폼 만들 것”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콘텐츠와 플랫폼을 더 견교하게 묶고 싶다. 튼튼하게 플랫폼을 잘 만드는 노력과 함께 이용자의 사용성 강화를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중에서도 자막기능은 사용자들의 가장 뜨거운 요청사항이었다. 올해 말까지 배리어프리 자막을 1600편 이상으로 확대 제공할 계획이다.”
박은애 티빙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최근 디지털데일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1일은 티빙이 CJ ENM로부터 ‘독립’ 한지 2년 된 날이다. 벌써 12년차 서비스지만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자체 제작한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며 지난 2년 간 국내 대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자리매김했다.
실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빙은 지난 8월 기준 엔터테인먼트 신규 설치 부문에서 41만건을 넘기며 넷플릭스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측면에서도 450만건을 기록하며 지난 1년 간 이용자 수가 30%이상 증가했다. 매출은 지난해 1315억원을 기록했다. 독립 출범 이후 2020년 4분기(10월~12월) 155억원 수준이었던 것에 비하면 비약적인 성장이다.
이같은 성장세는 단순히 콘텐츠 차제의 경쟁력 뿐 아니라, 콘텐츠를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OTT 플랫폼’으로의 역량을 강화한 것이 주효하게 작용했다. 안드로이드 TV OS를 지원하는 모든 TV 환경에서 볼 수 있는 안드로이드 TV용 앱 런칭이나 다른 앱을 이용하는 중에도 티빙 화면을 띄워놓을 수 있는 PIP 기능, 최근 청각장애인 등을 위해 출시한 배리어프리 한글 자막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배리어프리 한국 자막 서비스의 경우, 다음(카카오), 라인 등에서 기획자로 활동하다 올해 초 티빙에 합류한 박 CPO의 작품이다. 지난달 15일 공식 출시한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는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것으로 일반 자막과는 화면 해설을 추가로 제공하고, 인물의 대사 외에도 화자 정보나 음악·소리 정보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배리어프리가 적용된 작품은 ‘유미의 세포들’, ‘돼지의 왕’, ‘과이’ 등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와 CJ ENM, JTBC 등의 드라마, 최신영화, 예능, 해외시리즈 등 에피소드 기준 약 1500편 이상이다. 티빙 검색창에 ‘해설자막’이라고 입력하면 현재 적용된 콘텐츠가 모두 뜬다.
서비스 출시 84개 작품 1200편 수준이었지만 약 보름만에 99개 작품 1500편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 말까지 1600편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국내 OTT 가운데선 가장 많은 수치다. 배리어프리 자막을 포함한 한글 자막 전체 콘텐츠 수는 에피소드 기준 현재 4만3000편 이상이다.
박 CPO는 “장애인의 시청각서비스 불편해소와 더불어 티빙 콘텐츠 즐기는 사용층이 많아지면서 자막은 OTT를 즐기는 또 다른 습관이자 몰입도를 높이는 보조적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향후 해외 콘텐츠 대상으로 영상과 자막을 분리하는 폐쇄자막 등을 지원하고, 다양한 언어를 선택 가능한 콘텐츠도 지속적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22일부터 현재 독점 제휴 중인 파라마운트+ 신작은 한국어 자막이 영상과 기술적으로 분리되는 형태로 제공해, 향후 멀티랭귀지(다국어) 서비스에 대비하고 있다. 티빙과 파라마운트가 공동 제작해 오는 14일 첫 방영되는 ‘욘더’의 경우, 한국어해설과 영어, 영어해설 등 세가지 자막 중 하나를 선택해 시청이 가능하다.
넷플릭스 등 해외 OTT의 경우 미국 장애인차별금지법에 따라 일찌감치 배리어프리 자막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티빙 역시 장애인들도 보다 편리하게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최근 일반인들도 자막을 통해 콘텐츠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자막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배리어프리 자막은 일반 자막과는 달리 영상과 자막이 분리하는 작업이 필요해 비용과 시간, 인력 투자가 가중된다. 최근 텍스트음성변환(TTS) 등 기술 고도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드라마 자체에 음성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고, 딕션 인식 등의 문제로 결국 사람들이 속기를 통해 자막파일을 만들어야 한다. 시간대 별 화면과 음악, 해설 입력을 통한 자막파일을 만들어 이를 시스템에 입력하는 일련의 과정이 필요하다.
박 CPO는 “최근 기술적인 진보를 바탕으로 효율성이 높아지고는 있지만, 품질관리를 위해선 꼭 사람의 손이 닿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최근 iOS나 안드로이드에서 제공되는 청각보조장치 기능과 결합해 이용환경에 따라 자막크기나 서체 변경, 음영선택 등도 가능하다.
배리어프리서비스 외에도 구는 멀티플랫폼 시청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드로이드TV 앱 출시 이후 지난 4월엔 애플TV앱을 출시하며 앱스토어에서 TV앱 부문 1위를 기록했다.
또, 지난 6월 런칭한 파라마운트 브랜드관과의 끊김없는(심리스) 시청 경험 제공과 추천 고도화 작업 등을 통해 고객 경험 확대 등은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밖에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플레이어 기능 고도화 작업도 지속하고 있다.
박 CPO는 “동영상 플랫폼으로서의 기능 강화를 통해 시청경험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론 콘텐츠가 플랫폼과 좀 더 타이트하게 묶이는 서비스로 만들어 사람들이 티빙 내에서 오래 머물 수 있게 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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