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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편하게 둘러보세요”…LG전자의 ‘꾸안꾸’ 마케팅

정혜원

지난 1일 오후 어나더버들 양재 내부. <사진=디지털데일리>
지난 1일 오후 어나더버들 양재 내부. <사진=디지털데일리>
- LG전자, 마케팅인듯 아닌 듯…자연스러운 사용자경험 확대 노려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LG전자가 사용자 경험 확대에 나선다. 10월 들어 ‘어나더바이브’라는 이름으로 지역 상권에 체험 공간을 마련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어나더바이브는 서울시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LG전자와 손잡고 지역 상권을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LG전자가 10월 한달 동안 ▲서초구 양재(양재천로21길) ▲마포구 합정(성지길 인근) ▲중구 장충단길(퇴계로56길) ▲영등포구 선유로운(양평로22길) ▲구로구 버들(오류동역 인근) 등 5곳에서 체험 공간을 운영 중이다. 각 매장마다 다양한 생활양식에 맞는 가전이 배치됐다.

지난 15일 어나더바이브 양재와 버들, 합정을 찾았다. 방문자들은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어나더바이브 버들을 방문한 50대 지역주민은 “근처 상인한테 추천받아 방문하게 됐다”며 “어떤 곳인지 잘 모르고 젊은 사람들만 오는 곳인 줄 알았는데 간편식도 먹어볼 수 있고 직접체험해보니 신기하다”고 소감을 전달했다. 지역 상권을 살린다는 목표가 인근 상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는. 간편식 제공의 인기에 매일 방문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어나더바이브 버들 외관. <사진=디지털데일리>
어나더바이브 버들 외관. <사진=디지털데일리>
조인권 LG전자 고객경험마케팅 H&A팀장은 “기본적으로 직접 사용해보는 방식으로 MZ세대 고객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도 “특정 세대를 타겟팅하거나 방문객들에게 제품을 상세히 설명하기보다는 이 공간에서 제품 인지와 체험이 자연스레 이뤄질 수 있는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나더바이브 공간을 'LG전자 제품 전시 매장'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꾸민 듯 안 꾸민 듯한(꾸안꾸)' 효과를 노린 것이다.

어나더바이브 버들에서는 ‘LG 씽큐’ 애플리케이션(앱)에서 간편식 바코드만 찍으면 그에 맞는 조리법이 LG광파오븐에 자동으로 설정되는 과정을 체험해볼 수 있다. 바코드를 찍으면 온라인 주문 페이지로 이어지기도 한다. 합정에서는 LG 씽큐 앱을 통해 스타일러와 세탁기와 건조기를 결합한 '인공지능 워시타워'를 작동시킬 수 있다. 빨랫감을 직접 챙겨가면 워시타워를 체험해볼 수 있다. 양재에서는 LG 씽큐 앱으로 와인 라벨을 스캔하면 와인 정보가 뜬다. 또 ‘무드업’ 냉장고 색깔을 앱으로 직접 바꿔볼 수도 있다. 이같은 설명과 체험은 대략 10분 남짓한 시간이 걸렸다.

직원이 LG씽큐 앱을 통해 간편식 제품을 스캔하고 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직원이 LG씽큐 앱을 통해 간편식 제품을 스캔하고 있다. <사진=디지털데일리>
제품 체험에 걸리는 시간이 짧은 대신 어나더바이브에서는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된다. 양재에서는 ‘나의 주(酒)캐(캐릭터) 찾기’ 테스트와 함께 와인 및 맥주를 시음해볼 수 있고 합정에서는 인근에서 활동 중인 작가 6명의 아트웍을 티셔츠나 파우치에 프린트해볼 수도 있다. 버들에서는 공유주방을 콘셉트로 방문객에게 제공하는 간편식이나 밀키트 뿐만 아니라 인근 상권에서 사온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 때문에 20~30대의 경우 ‘이색 데이트’ 코스로 어나더바이브 공간 5곳을 모두 방문하는 ‘스탬프 투어’에 나서기도 한다.

어나더바이브 합정의 한 스태프는 “평일에는 인근 직장인들이,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찾는 가족 단위 방문도 많다”며 “제품 설명을 먼저 자세히 하지 않더라도 구매 의사가 있는 방문객들은 스태프에게 직접 제품 관련 사항을 자세히 물어본다”고 전했다. 사용자로서는 신제품을 직접 사용해볼 수 있고 회사로서는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어나더바이브 합정에서 티셔츠와 파우치에 프린팅을 해볼 수 있는 작업대. <사진=디지털데일리>
어나더바이브 합정에서 티셔츠와 파우치에 프린팅을 해볼 수 있는 작업대. <사진=디지털데일리>
다만 LG씽큐 앱을 통해 가전을 조작하는 주요 고객 경험이 대부분 스태프의 손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공간을 방문한 사람들이 직접 앱을 조작할 기회가 많지 않다. 스태프의 친절한 안내가 다소 한계로 작용하는 지점으로 사용자경험의 관점에서는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

정혜원
w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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