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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연동, 양다리 걸친 삼성전자·LG전자…왜? [IT클로즈업]

정혜원
- 신제품만 적용되는 매터 vs 플랫폼 연동해 기존 제품 적용 가능한 HCA


[디지털데일리 정혜원 기자]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토대로 한 스마트홈 서비스가 본격 개화기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 확산을 위해 두 진영에 모두 발을 걸치고 있다.

13일 가전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스마트홈 서비스 표준인 ‘매터’가 올해 안에 ‘1.0’ 버전을 내놓는다. 이 버전에서 매터가 적용되는 제품군은 조명과 스위치, 잠금 장치, 센서, 블라인드, 스마트 TV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터는 글로별표준연합(CSA)이 개발하고 있는 인터넷 통신 표준이다. 제조사가 달라도 가전 혹은 사물끼리 연결되도록 통신 언어를 단일화하는 것이다. 매터가 적용되면 제조사와 이용 플랫폼에 상관없이 1개 기기로 여러 제조사의 기기를 조작할 수 있다. 기존에는 A사 TV는 A사 플랫폼을 통해서만 B사 에어컨은 B사 플랫폼을 이용해야만 조작할 수 있었다.

매터 이외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확장하기 위한 시도가 있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홈커넥티비티얼라이언스(HCA) 협의체는 올해 1월부터 가전 제조사들의 스마트홈 서비스 플랫폼을 연결하는 데 집중해왔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일렉트로룩스, GE, 아르첼릭, 그룬디히 등 주요 가전업체 13곳이 참여하고 있다.

HCA는 비교적 빠르게 성과를 내고 있다. 출범 9개월 만에 유럽 가전전시회 ‘IFA 2022’에서 작동 시범을 보였다. 내년 상반기 이후에는 삼성전자 자체 플랫폼 ‘스마트싱스’ 애플리케이션(앱)으로 13개 회원사의 냉장고, 세탁기 등 15개 제품군, 40개 이상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게 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매터와 HCA 두 진영 모두에 발을 걸치고 있다. 매터 서비스 첫 버전 출시가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8월 말 LG전자는 HCA와 매터 양쪽에 모두 가입했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양쪽 진영 모두에 줄을 선 이유로 ‘확장성’과 ‘속도’를 꼽는다. 매터는 확장성이 더 넓지만 HCA가 추진하는 플랫폼 연동 방식이 안착 속도가 더 빠를 수 있다. 양쪽에 모두 베팅한 것이다.

CSA에 참여하고 있는 업체들은 500곳이 넘는다. 표준으로 제정되는 만큼 적용 범위도 훨씬 넓다. 소형 가전인 콘센트와 조명부터 TV와 냉장고, 에어컨 등을 포괄한다. 하지만 제품 범위와 가짓수가 많아질수록 개발에 걸리는 시간도 늘어난다. 서로 다른 제품이 모두 연결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매터를 두고 “참여 회사가 많고 제품 가짓수도 많은데다 제품이 계속 추가될 수 있다”며 “매터 사용이 본격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훨씬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터 적용이 지연되면 구매 주기가 긴 가전업체는 불리하다. 신제품에 적용되기 때문에 매터를 적용한 가전은 확산이 더딜 가능성이 크다. 관련 서비스 개발에도 불리해진다. 반면 HCA는 제품 전체를 연동하지는 못해도 우선 사용 경험을 확대할 수 있다. 자체 플랫폼을 클라우드로 연동하는 방식이라 이미 구매한 제품이더라도 적용이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IFA 2022에서 사용 시연을 하면서 실제 앱 적용 시기를 내년으로 기대했다. 소비자 반응에 따라 유럽 가전업체 BSH그룹과 미국 월풀 등도 HCA에 합류할 수 있다. 현재까지 HCA 참여사는 13개다.

대형가전업체들이 미리 스마트홈 서비스를 확장해두면 HCA와 매터 사이 주도권 경쟁에 붙을 수도 있다. 기본적으로 매터와 HCA가 상호 보완적 관계이지만 시장 형성 초기 서비스 확산 속도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어서다. 매터는 구글, 아마존 등 인공지능(AI) 스피커를 중심으로 빠르게 이용자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HCA는 대형가전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경험한 사용자들이 다른 제품에 이용을 확대해나갈 수 있다. 최윤호 HCA 의장 겸 대표이사는 매터 표준과 HCA가 최종적으로는 합쳐지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혜원
w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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