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배달시장 ‘주춤’ 속 단건배달 확장…이유는?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엔데믹(풍토병화) 기조로 외식·포장 서비스 인기가 높아지면서 배달주문 업계 성장세가 주춤한 가운데,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묵묵히 단건배달 서비스 지역을 확장하고 있다. 출혈경쟁을 막기 위해 요금정책을 개편하고, 빠른 배달을 원하는 수요에 대응하며 업계 1위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19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배달앱 3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민 1956만3905명 ▲요기요 653만923명 ▲쿠팡이츠 369만993명으로 집계됐다. 전월(8월)대비 각각 4.6%, 10.6%, 10.9% 감소한 수치다. 주요 배달앱 MAU가 나란히 줄며 성장세가 주춤한 모습이다.
업계에선 사람들 야외활동 증가로 외식·포장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공공배달·땡겨요 등 대체 앱 출현으로 인한 이용자 유출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과 신한은행이 운영하는 땡겨요 지난달 MAU는 각각 44만5072명, 57만8858명이다. 땡겨요 경우 지난 6월 대비 2.6배 넘게 증가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배민은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1(배민원) 운영 지역을 지속 확장하고 있다. 배민 전체 주문 중 단건배달 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15~18% 정도다. 단건배달을 주력 서비스라고 할 수는 없지만, 전국에서 단건배달 수요가 높은 지역 중심으로 서비스를 시작해 이용자 유입을 늘리는 셈이다. 이는 자연스레 배달주문 업계 점유율 상승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배민 관계자는 “이용자나 입점 사업자 중에도 배민1을 도입해 달라고 요청하는 사람이 있다”라며 “이용자 입장에선 음식을 빠르게 배달 받기 위해, 또 입점 사업자 입장에선 음식을 빠르게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원할 때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배민은 지난달 1일 외식업광장 공지사항을 통해 이달 26일부터 충청북도 청주시, 전라북도 전주시 경상남도 김해시 등 지역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22일부턴 경상북도 경상시·구미시, 경상남도 양산시에서도 배민1 서비스를 시작한다.
배민은 지난해 6월 배민1 출시 후 현재까지 ▲서울전역(지난해 7월) ▲광주·부산·울산 광역시(지난해 8월) ▲경기 일부 지역(지난해 11월) ▲세종특별자치시 및 충청도, 인천 일부 지역(올해 6월) 등 서비스 지역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 추세다.
적자를 감수하며 벌이던 출혈경쟁도 현재는 소강 상태다. 배민은 지난 4월 수수료 1000원(고정)·배달비 5000원이던 요금 정책을 수수료 6.8%(주문금액기준)·배달비 6000원으로 변경했다. 이용자가 2만원 음식을 주문하면, 입점사로부터 배민이 수수료 1360원을 받는 식이다. 배달비는 기존과 동일하게 입점사가 이용자와 자율적으로 나눠서 낸다.
라이더 유치 경쟁이 한층 사그라든 점도 배민이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쿠팡이츠와 배민은 급격히 증가한 배달 수요 대응을 위해 배달 라이더 대상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배달라이더에게 기본 배달비(당시 5000원) 외 추가 배달비를 지불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이어갔다. 한때 라이더들은 배달 한 건당 2만원까지 배달비를 챙기기도 했다.
현재는 전년대비 배달 수요가 하향 안정화되면서 업계에선 과도한 프로모션은 지양하는 상황이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두 회사 출혈 경쟁이 이제는 소강된 상황이며, 요금 정책도 개편했기 때문에 재정적 부담을 크게 덜었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만 아직까지 배달 수요가 몰리는 지역에서는 배달기사 유치를 위한 비용을 여전히 지불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민은 입점업체와 이용자 대상으로 묶음배달·단건배달 선택지를 제공하면서 이용자 확대에 나선 셈이다. 또 다른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시장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요기요와 쿠팡이츠는 관망하고, 배민이 먼저 치고 나가는 것 같다”라며 “MAU도 그렇고, 서비스 확장 소식도 그렇고 드러난 사실에 비춰 보면 배달서비스 측면에서는 배민이 앞장서고 있는 모양새”라고 덧붙였다.
한편,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 2021년 연결영업손실은 756억9556만원이다. 2020년 대비 5.7배 증가했다. 배달의민족은 영업손실액 증가와 관련해 “김봉진 의장이 1000억원 수준 딜리버리히어로 주식을 임직원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주식전환비용이 상계되면서 발생한 1회성 비용”이라고 설명했다. 회계 처리상 대주주가 주식을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하면, 회사는 이를 손익계산서에서 비용으로 처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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