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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쪼개기 상장’ 논란, 카카오는 다르게 본다…“성장방안이었을 뿐”

왕진화
[디지털데일리 왕진화 기자] 홍은택 카카오 각자 대표가 ‘쪼개기 상장’ 의혹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오히려 기업을 효과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는 방식이었다고 보고 있다. 계열사 상장이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키우기 위한 성장방안이었을 뿐, 카카오 기존 핵심 사업을 분리하는 개념은 아니라는 취지다.

홍은택 대표는 19일 ‘카카오 대국민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카카오는 서비스를 키워야 할 맹아가 있을 때, 밖에 씨를 뿌려 벤처 방식으로 빠르게 성장시키는 길을 걸어왔다”며 “이들 계열사는 카카오라는 회사를 벗어나, 다시 똘똘 뭉쳐 카카오를 키웠다”고 발언했다.

다만, 논란이 커지고 있는 만큼 홍 대표는 “이는 효과적으로 기업을 성장시키는 방식이었다. 과연 이 방식은 계속 유효한 지에 대해선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은 ‘100인의 최고경영자(CEO) 육성’이란 경영 철학을 갖고 있었다. 각 계열사 CEO가 스타트업처럼 독립 경영을 하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보겠다는 취지였다. 기존 재벌 구조 한계를 벗어나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었다.

그간 카카오 계열사들은 각자의 철학을 바탕으로 주력 사업을 펼쳤고, 이를 통해 카카오는 고속성장했다. 현재 카카오 주가에는 계열사 지분에 대한 가치가 반영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6월30일 기준 134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다만 카카오 몸집이 한창 불어나고 있을 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을 비롯한 계열사 쪼개기 상장에 논란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지난해부터 미용실(카카오헤어샵)은 물론 실내 골프(카카오VX) 등 여러 플랫폼 사업에서 골목상권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카카오는 고개를 숙이고 계열사 수를 30여개 줄이겠다고도 선언했지만, 약속한 수치만큼 정리하진 못했다.

정점은 지난해 말 발생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먹튀’ 이슈였다. 류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8명이 카카오페이 보유 지분을 고점인 주당 20만4017원에 매각했다는 내용은 쪼개기 상장 의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더욱 부각시켰다.

그 이후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계열사 성장을 위한 상장이 정말 카카오를 키우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받아 왔다. 최근 손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상장 추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카카오 및 카카오게임즈 투자자들의 비난을 들어야 했다.

국민 신뢰가 크게 떨어진 지금, 카카오에겐 이미지 쇄신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이들의 성장 방식이 계속해서 지적받고 있는 만큼, 이를 다시 국민에게 제대로 납득시켜야 한다는 과제가 생겼다.

홍 대표는 국민에게 실망을 안긴 부분과 ‘카카오 먹통 사태’를 묶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검토할 방침이다. 그는 “신뢰 회복을 위해 카카오 각 계열사 내부적으로 무엇을 쇄신해야 하는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왕진화
wjh9080@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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