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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반도체 업계, “中 거래 중단 없어”…美·EU, 반도체 견제 ‘동상이몽’ [IT클로즈

윤상호
- 유럽 반도체 제조사, 미국 규제 해당 없어
- 유럽 반도체 장비사, 미국 업체 협업 매출 차질


[디지털데일리 윤상호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중국 반도체 산업을 두고 이견을 노출하고 있다. 중국의 유럽 반도체 관련 기업 인수합병(M&A)은 막지만 유럽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 업체의 중국 공략은 지속할 방침이다. 미국이 반도체 관련 미국 기술과 장비 중국 공급을 막고 있는 것과 다른 접근이다. 미국은 중국 반도체 산업과 반도체를 이용하는 산업 모두를 겨냥했다면 유럽은 원천 기술 취득은 막지만 유럽 반도체 산업 실리는 얻겠다는 전략이다.

14일(현지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즈에 따르면 유럽 주요 반도체 제조사는 중국과 사업을 중단할 계획이 없다.

▲독일 인피니온 ▲네덜란드 NXP ▲스위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은 미국의 제재는 거래가 복잡해지긴 했지만 영업에 영향을 받는 수준은 아니라고 입을 모았다.

미국은 지난 10월 중국 반도체 규제를 강화했다. 시스템반도체와 반도체 장비 공급을 제한했다.

▲300테라플롭스(TFLOPS, 1초에 1조번 연산) 및 데이터 입출력속도 초당 600기가바이트(GB/S) 이상 첨단 반도체 ▲100TFLOPS 이상 슈퍼컴퓨터용 모든 제품 ▲수출통제명단(Entity List) 등재 중국 28개 반도체·슈퍼컴퓨터 관련 기업 공급 제품은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 전 세계 기업 대상이다.

또 ▲핀펫(FinFET) 구조 또는 14/16나노미터(nm) 이하 시스템반도체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플래시 등을 생산할 목적으로 활용하는 장비 중국 공급 심사제 등을 실시했다. 장비 심사는 미국 기업에 해당한다.

유럽 반도체 기업은 대부분 산업용 시스템반도체가 주력이다. 미국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와 달리 미국 규제 범위 반도체가 거의 없다. 인피니온은 전력 반도체와 차량용 반도체 업체다. NXP는 사물인터넷(IoT) 분야 강자다. ST마이크로는 주문형 반도체를 만든다. 유럽에서 가장 큰 종합반도체회사(IDM)다.

반도체 장비 업체 네덜란드 ASML도 중국과 거래 중단에 부정적이다.

ASML은 초미세공정 필수 장비인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독점 제조사다. EUV 장비는 중국 업체에 팔고 있지 않지만 10nm 이상 반도체 제조에 이용하는 심자외선(DUV) 노광장비는 공급 중이다.

ASML 피터 베닝크 최고경영자(CEO)는 “직접적 영향은 거의 없다”라며 “미국 기업과 통합 장비는 출하가 어렵기 때문에 매출의 5% 정도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정부는 이런 ASML의 전략을 탐탁치 않아하고 있다. 네덜란드 정부를 통해 ASML도 중국 업체와 장비 거래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 독일은 중국 기업의 독일 반도체 관련사 M&A 2건을 불허했다. 결국 완제품 판매를 통한 실리 추구는 하지만 기술 유출 위험은 차단하겠다는 뜻이다.

지난 9일(현지시각) 독일 정부는 엘모스 도르트문트 공장과 EPS일렉트로닉 매각을 금지했다. 독일 정부는 “중국이 중요한 무역 파트너인 것은 맞지만 중요한 인프라와 기술이 비EU 국가로 전달될 우려가 있을 경우에는 면밀히 살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윤상호
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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