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미국 소비자들이 경제 위축 분위기 속에서도 연말 휴가철에는 지출을 유지하거나 확대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컨설팅 기업 한국 딜로이트 그룹은 ‘홀리데이 리테일 서베이 2022’ 보고서 국문본을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보고서는 딜로이트 글로벌이 올해 9월 미국 소비자 4986명, 소매업계 임원 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말 지출 계획 설문조사 결과가 담겼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경제가 더 악화될 것으로 예상하는 미국 소비자 비중이 41%에 달하지만, 응답자 74%는 연말 쇼핑철에 작년보다 더 많이, 혹은 동일한 수준으로 지출할 것이라고 답했다. 저소득층도 소비를 늘릴 것이라 응답했다.

다만, 물가상승과 재고 부족 우려로 연말 쇼핑을 더 이른 시점에 시작하고 단기간 마무리할 계획이다. 소비자 중 38%가 “지난해보다 일찍 쇼핑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 소비자 10명 중 3명은 인플루언서로부터 정보를 얻어 쇼핑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커머스 소비가 대세로 굳어가는 가운데, 인플루언서 영향력이 확대돼 쇼핑 트렌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배송 서비스 등 상품 외 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는 추세다.

◆경제위축 속 소매업계 77% “연말 매출 증가 기대”=올해 가계 상황이 좋아졌다고 응답한 소비자는 27%에 불과한 반면,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한 비중은 37%로 집계됐다. 소비자 10명 중 4명은 내년에도 사정이 나빠질 것이라 예측했다.

소비자 중 쇼핑철 지출을 확대할 것이라 응답한 비율은 22%로, 전년 대비 2%포인트(p) 증가했다. 지출이 축소될 것이라 답한 비중도 26%로, 전년대비 1%p 늘어났다. 지출 확대 응답자 중 51%, 지출 축소 응답자 중 66%가 각각 물가 상승을 그 이유로 답했다.

미국 소비자 73%는 이번 연말 시즌 제품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지난해 평균 16개 선물을 구입할 것이라고 대답한 것에 비해 올해에는 9개로 축소됐다. 쇼핑 기간도 작년 6.4주에서 올해는 5.8주로 줄어들었다.

소비자는 올해 연말 예상 지출을 평균 1455달러(한화 약 198만원)로 예상했는데, 작년과 비교해 크게 늘지는 않았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도 올해 연말 소비수준이 작년과 거의 동일한 수준이라 분석했다.

아울러 물가 상승 등 요인으로 저소득층 지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은 올해 전년 대비 약 25% 증가된 671달러(한화 약 87만원)를 쇼핑으로 지출할 것이라 응답했다.

리세일(Resale) 쇼핑 트렌드도 주목받고 있다. 32%가 연말 리세일 제품을 구매할 계획이다. 이 중 비용을 줄이기 위해 리세일을 구매한다고 답한 비중은 64%다. 소매업계 임원 중 48%는 중고제품을 판매할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보고서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주목을 받으면서 ‘상품권카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상품권카드 및 기타를 구매하겠다는 응답자는 19%다. 이는 ‘의류 및 액세서리’에 지출하겠다고 답변한 응답자 비중(21%)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다. 의류 및 액세서리에 대한 예상 지출금액은 전년 304달러(한화 약 39만원)에서 올해 262달러(한화 약 34만원)로 낮아진 반면, 상품권카드 및 기타 항목 지출 평균 예상금액은 252달러(한화 약 32만원)로 지난해 대비 7% 이상 증가했다.

◆인플루언서 영향력↑, 빠른 배송 수요에 공급망 우려도=미국 소비자 56%는 스마트폰을 통해 쇼핑하겠다고 선택했다. 조사 결과, 온라인 쇼핑을 통한 평균 지출은 934달러(한화 121만원)이며, 쇼핑 채널 중 점유율은 63%에 달했다.

소셜미디어(SNS)가 새로운 쇼핑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SNS를 활용해 쇼핑을 한다는 응답자 비중은 지난해 28% 에서 올해 34%로 상승했다. 특히 Z세대 중 60%는 소셜미디어를 쇼핑에 활용한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SNS 인플루언서 입지도 커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소비자 중 30%가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하고 있다고 했다. 불과 2년 새 (2020년 20%, 2021년 24%)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인플루언서를 팔로우한 이들 중 43%는 홈페이지 및 모바일 상에서 이들 리뷰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쇼핑 채널은 회복세다. 오프라인 매장 내 쇼핑을 선택한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지난 2020년 28%에서 올해 35%로 반등했다. 소매업계 임원 중 73%도 연말 매장 쇼핑 수요가 전년 대비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품 공급망 우려는 커졌다. 소비자 77%가 재고 소진을 예상했다. 소비자 60%가 만약 자신이 찾는 브랜드가 없을 경우 다른 브랜드를 알아볼 것이라 답했다. 소비자가 공급망 상황에 따라 언제든 구매처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 소비자 중 이틀 이내 배송을 기대하는 이들은 75%에 달한다. 이틀 이내 무료 배송을 원하는 이들은 27%로 집계됐다. 배송 수단 다양화 수요도 증가했다. 미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배송 서비스는 표준배송으로 선택률이 74%에 달했다. 당일 배송 및 익일 배송을 원한 이는 52%로 작년 47%에 비해 5% 증가했다. 온라인 구매 후 오프라인 매장 픽업은 35%, 드라이브스루 픽업은 24%를 차지했다.

심현보 모니터 딜로이트 리더는 “미국 소비자는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아 커다란 경제적 압박을 받고 있음에도, 연말에 기꺼이 지갑을 열고 있다”며 “이번 딜로이트 글로벌 서베이가 소매업체가 소비 심리를 파악하고 변화하는 지출 우선순위 및 소비 트렌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