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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첫 인사'… 삼성전자, 여성 사장 첫 탄생·반도체 CTO 교체 [종합]

김도현, 백승은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 한종희·경계현 투톱 유지…7명 사장 승진
- 컨트롤타워 부활 없었다…대외 역량 강화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백승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취임 이후 첫 사장단 인사가 단행됐다. 예상대로 안정 속 변화에 방점이 찍혔다. 주요 관심사였던 컨트롤타워 복원은 없었으나 대외 마케팅 및 홍보 강화에 초점을 맞춘 인사가 이뤄졌다.
삼성전자 이영희 사장
삼성전자 이영희 사장

◆생활가전사업부장 행방은?… 여성 사장이 나타났다=5일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7명, 위촉 업무 변경 2명 등 총 9명 규모 2023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우선 디바이스익스피리언스(DX)부문장 한종희 부회장과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경계현 사장 ‘2인 대표’ 체제는 지속한다.

한 부회장의 경우 지난 10월부터 생활가전사업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2020년 1월부터 해당 보직을 맡아온 이재승 전 사장이 일신상의 이유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결과에 따라 한 부회장이 당분간 겸직을 유지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이어지는 2023년 정기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부사장급 인물이 생활가전사업부장을 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날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삼성전자 창립 이래 첫 비(非)오너 여성 사장이 등장한 점이다. DX부문 글로벌마케팅센터장 이영희 부사장은 이번에 DX부문 글로벌마케팅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 사장은 로레알 출신 마케팅 전문가다. 지난 2007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갤럭시 스마트폰 마케팅을 맡아 ‘갤럭시 마케팅 성공 스토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사장 승진 후 고객 중심 마케팅 혁신 등 역량 발휘를 비롯해 삼성전자 최초 여성 사장으로 조직에 새 활력을 불어 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송재혁(왼쪽)·남석우 사장
삼성전자 송재혁(왼쪽)·남석우 사장

◆반도체 초격차 기술 개발 의지 드러내=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도 작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에는 정은승 사장을 대신해 DS부문 반도체연구소장 송재혁 부사장이 자리한다.

송 부사장은 이번에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반도체연구소장과 CTO를 겸직하게 됐다. 정 사장 거취는 아직이다. ‘60세룰’을 넘어서 퇴임에 무게가 실리나 새 역할을 맡게 될 가능성도 남아있다.

삼성전자는 “송 신임 사장은 메모리 공정개발부터 양산까지 전 과정에 대한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면서 메모리 세계 1위 달성을 이끌었다”며 “반도체 사업 CTO로서 반도체 전 제품의 선단공정 개발을 리딩하고 기술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DS부문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남석우 부사장은 글로벌 제조&인프라총괄 제조담당 사장으로 승진했다. 해당 보직을 사장급이 역임하는 건 처음이다.

남 신임 사장은 메모리 및 파운드리 분야 공정 및 제조경쟁력 강화 성과를 인정받았다. 향후 국내 평택, 미국 테일러 반도체 공장 등 첨단 생산기지 구축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DS부문 산하 반도체 전담 연구조직 ‘글로벌 리서치 센터’가 설립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이번 인사에서는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이후 조직개편 시 관련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관측된다.

DX부문 네트워크사업부장은 이번에 사장 승진한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우준 부사장이 맡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 네트워크사업부장 전경훈 사장은 DX부문 CTO 겸 삼성 리서치장 역할을 한다. 연쇄적으로 삼성리서치장이었던 승현준 사장은 삼성리서치 글로벌R&D협력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삼성전자 박승희(왼쪽)·백수현 사장
삼성전자 박승희(왼쪽)·백수현 사장

◆제2의 '미전실'은 없었지만 교체는 있었다=결과적으로 지난 2017년 해체된 미래전략실(미전실)과 같은 조직은 부활하지 않았다. 미전실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데다 이 회장이 해체를 지시한 컨트롤타워를 부임 후 첫 인사에서 복원하는 것은 부담이었을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 대외협력(CR) 조직에 변화를 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이던 박승희 부사장이 사장 승진과 동시에 CR담당을 맡게 됐다. 기존 이인용 사장이 책임지던 자리다. 이 사장은 향후 행보는 미정이다.

박 신임 사장은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으로 지난 2020년 삼성그룹 홍보팀에 합류했다. 삼성전자는 “박 사장은 풍부한 네트워크와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바탕으로 CR담당으로 대내외 소통 및 가교역할을 원활히 수행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같은 맥락에서 DX부문 커뮤니케이션팀장 백수현 부사장도 사장 승진했다. 백 신임 사장은 SBS 보도국 부국장 출신으로 지난 2013년 삼성전자로 입사 후 국내홍보그룹장, 커뮤니케이션팀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백 사장) 승진을 통해 대내외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해 삼성전자 비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전략협력실 부실장 양걸 부사장은 중국전략협력실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존 중국전략협력실장이던 황득규 사장 거취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신임 사장은 다양한 해외 판매법인을 경험한 반도체 영업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중국 네트워크와 비즈니스 안목을 내세워 현지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받는다.

한편 삼성전자는 부사장 이하 2023년 정기 임원이사와 조직개편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김도현, 백승은
dobest@ddaily.co.kr, bse1123@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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