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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조원 시장 노린다"…LG이노텍, 고성능 자율주행 렌즈 개발

김도현
- 전용 카메라 모듈 양산 임박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이 자율주행 시장 대응에 나선다. 스마트폰, 전기차 등에 투입해온 카메라 렌즈 및 모듈을 개선한 제품을 내놓는다.

7일 LG이노텍(대표 정철동)은 ‘고성능 자율주행용 하이브리드 렌즈’ 2종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렌즈를 적용해 크기를 줄이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용 카메라 시장은 2021년 4조2000억원에서 2025년 7조9000억원으로 연평균 17% 커질 전망이다. 이에 LG이노텍은 자체 기술력을 끌어모아 신제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통상 자율주행용 카메라 렌즈는 탑승자 안전에 직결되는 부품으로 카메라 모듈에 장착된다. 주행보조, 운전자 움직임 인식을 위한 자율주행 솔루션 핵심이며 세계적으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2025년 이후 전 차량에 대해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을 장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번에 개발한 렌즈는 DMS용과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용 2가지다. 렌즈 내부 얇은 플라스틱과 유리를 교차 적용해 성능을 향상시켰다. 기존 자율주행용 렌즈는 온도나 외력에 변형되지 않는 유리로만 제작됐었다. 특히 ADAS 렌즈에 플라스틱을 적용해 고성능을 구현한 것은 LG이노텍이 최초다.
LG이노텍은 플라스틱을 사용해 렌즈 크기를 줄이고, 성능과 가격 경쟁력은 높였다.

시중 렌즈는 유리로만 제작돼 원재료비가 비싸고 두껍다는 단점이 있었다. LG이노텍의 하이브리드 렌즈는 유리 제품 대비 두께가 20~30% 줄었다. 이는 고객사 차량 내외부 디자인 설계 자유도를 높인다.

회사 관계자는 “자율주행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센싱 장치가 부착돼 부품 크기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부품을 대시보드가 아닌 프론트 필러(차체의 앞쪽 좌우의 긴 틀로 천장과 이어진 부분) 등 차체에 드러나지 않게 적용하고자 하는 완성차업체 요구가 생긴 영향이다.

아울러 완전 유리 제품만큼 성능을 높였다. 신제품은 온도와 관계없이 일정한 성능을 유지하며 물체를 정확히 인식할 수 있다.

플라스틱은 열과 압력에 따라 성능과 형태가 다양하게 변화한다. 팽창과 수축이 이뤄지는 플라스틱은 유리에 비해 안정성이 떨어져 견고한 렌즈로 만들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따라서 안정성이 최우선인 차량용 렌즈에는 도입이 쉽지 않았다.

유리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플라스틱을 통해 가격경쟁력도 높였다. 차량부품 및 완성차 업체는 동일한 비용으로 카메라를 더 설치할 수 있게 돼 자율주행 센싱 성능을 끌어올리게 됐다.

LG이노텍은 하이브리드 렌즈를 앞세워 글로벌 차량용 카메라 모듈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일본 지역 고객사 대상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현재 LG이노텍은 DMS용 렌즈가 적용된 카메라 모듈 양산을 앞두고 있다. ADAS용 렌즈가 적용된 카메라 모듈도 개발을 끝내고 내년 출격 예정이다.

LG이노텍 최고기술책임자(CTO) 강민석 부사장은 “설계와 검증이 까다로운 렌즈 개발을 단기간에 성공한 점은 고객경험 혁신을 위한 성과”라며 “플라스틱이 지니는 한계를 혁신 기술로 극복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렌즈는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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