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LG이노텍-삼성전기, 3분기 뒤집힌 영업이익…애플 효과 톡톡

김도현
- 매출 격차 2배 이상…수익성은 삼성전기 우위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LG이노텍과 삼성전기가 올해 3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불확실성이 확대한 경영 환경에서 양사는 희비가 엇갈렸다. LG이노텍은 특정 고객사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다가왔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 수요가 전방산업 위축으로 줄어든 여파에 역성장했다.

지난 26일 LG이노텍(대표 정철동)은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2022년 3분기 매출 5조3874억원 영업이익 44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45.5% 전년동기대비 41.9% 올랐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53.4% 전년동기대비 32.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기는 K-IFRS 연결기준 매출액 2조3837억원 영업이익 3110억으로 집계했다고 26일 발표했다.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2.9% 전년동기대비 6.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13.6% 전년동기대비 31.8% 하락했다.

이번 분기를 기점으로 LG이노텍은 매출에 이어 영업이익까지 삼성전기에 앞서게 됐다. 애플과 삼성전자라는 대형 고객사 사업 상황이 이들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나마 수익성은 삼성전기가 앞섰다. LG이노텍과 삼성전기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8.8%, 13.0%다.
◆LG이노텍, 역대 최대 3분기=이번 실적에 대해 LG이노텍은 “고객사 신모델 양산 본격 돌입으로 스마트폰용 고성능 카메라모듈 공급이 호성적을 이끌었다”며 “5세대(5G) 이동통신용 반도체 기판을 비롯해 차량용 통신모듈, 전기차용 파워 등 전장부품 전 제품군에서 매출이 늘며 실적 증가를 뒷받침했다”고 말했다.

광학솔루션 사업부에서는 최대 고객사 애플이 하반기 출시한 ‘아이폰14’ 시리즈 효과가 확실했다. 4종 중 상위 2종(아이폰14프로 아이폰14프로맥스)에 4800만화소 카메라가 투입되면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이 이뤄졌다. 애플은 지난 2015년 ‘아이폰6S’) 출시 이후 7년 만에 화소수(기존 1200만화소)를 높였다.

일본 샤프 경쟁력이 떨어지고 중국 오필름이 협력사에서 배제된 것도 LG이노텍에 호재다. 아이폰 카메라 공급망에서 LG이노텍 점유율은 70% 내외로 추정된다. 상위 모델로 한정하면 그 이상이다. 아울러 ‘아이폰13’ 시리즈 당시 최상위 모델에 도입된 비행시간거리(ToF) 3차원(3D) 센싱 모듈이 전 기종 탑재로 확장된 부분도 플러스 요인이다.

기판소재 사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가 반비례했다. 플립칩(FC)-칩스케일패키지(CSP), 무선주파수(RF)-시스템인패키지(SiP) 등은 매출이 늘었으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칩온필름(COF) 등은 수요가 부진했다. 전장부품 사업부는 전방 시장 반등으로 전 제품 매출이 늘었다. 원가와 수익성 개선, 전기차 및 자율주행 공략 확대 등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4분기는 아이폰 판매가 이어지면서 카메라 모듈 부문은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향후 테슬라 전기차 부품 공급을 본격화하면 관련 매출은 더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전장은 수주 확대로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반도체 기판은 FC-볼그리드어레이(BGA) 사업 개시 시점에 따라 실적 변동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기, MLCC에 발목 잡힌 3분기=삼성전기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를 포함한 컴포넌트 사업부가 최대 매출처다. 다만 스마트폰, 노트북 등 정보기술(IT) 기기 판매 부진으로 MLCC 매출 축소가 불가피했다.

삼성전기는 “거시경제 지표하락으로 주요 전자제품 판매가 감소하면서 MLCC 수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ASP는 공급업체 간 가격 경쟁으로 중화권 고객 대상 제품 위주로 낮아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력인 광학통신솔루션 사업부는 삼성전자 4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로 매출이 확장했다. 구글이 자체 스마트폰에 잠망경 형태 폴디드줌 기반 트리플 카메라를 투입한 점도 긍정적이다. 전장에서 테슬라 관련 매출 반영이 본격화하지 않았으나 전반적인 수요 증가 효과가 있었다.

패키지솔루션 사업부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BGA는 5G 안테나용 및 ARM 프로세서용, FC-BGA는 네트워크 및 전장용 확대에 따라 각각 공급 물량이 늘었다. FC-BGA 공급난은 PC 시장 등 부진에 따라 일부 해소될 수 있겠으나 이는 서버 등에 쓰이는 고다층 FC-BGA 수요 증가로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수익성이 저조한 품목을 철수한 효과도 나타나는 분위기다.

4분기에도 MLCC 회복은 쉽지 않다. 전장용 비중을 늘려가고 있으나 여전히 IT용이 압도적인 탓이다. 카메라 모듈은 폴더블폰 판매 지속과 내년 초 삼성전자 ‘갤럭시S23’ 시리즈에 2억화소 이미지센서 탑재 등이 긍정 요소다. 앞서 언급한 서버용 FC-BGA는 11월부터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고부가 제품인 만큼 반도체 기판 이익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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