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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삼성전자, 3분기 뼈아픈 메모리 부진…3년 만에 '역성장'

김도현
- 사상 최고 3분기 매출 불구 수익성 하락에 울상
- 4분기 전 세계 경기침체로 반등 어려울 듯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역대 최대 3분기 매출을 기록하고도 웃지 못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메모리를 비롯한 TV, 가전 등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원가와 판관비 등이 늘면서 영업이익률은 올해 2분기(18.3%) 대비 4.2%포인트 감소했다.

27일 삼성전자는 2022년 3분기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연결기준 매출액 76조7800억원, 영업이익 10조85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기대비 0.55% 줄고 전년동기대비 3.79%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23.02% 전년동기대비 31.39% 떨어졌다. 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감소한 건 3년 만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어려운 경영 여건이 지속됐음에도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 1~3분기 모두 해당 분기 최고치를 경신했다”면서도 “(영업이익은) 메모리 이익이 줄어 전반적으로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매번 실적 견인차를 맡아온 메모리사업부가 이번에는 발목을 잡았다. 해당 부문은 이 기간 매출 15조2300억원으로 전기대비 28% 전년동기대비 27% 줄어들었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한진만 부사장은 “서버용 D램은 일부 부품 조달 차질 이슈가 남아있고 고객사 구매 예산 축소 및 재고 조정 확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모바일과 PC는 경기 둔화로 구매 심리가 약해지면서 수요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소비자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고용량 제품 수요가 늘었음에도 서버용 제품의 매크로 불확실성 증가로 부진이 불가피했다.

4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한 부사장은 “연말까지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지정학적 이슈,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대신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은 없음을 재차 강조했다. 앞서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은 투자 규모와 웨이퍼 투입량을 줄이는 등 수급 안정화 작업을 예고했다.

한 부사장은 “내년에는 데이터센터 증설 확대되고 신규 중앙처리장치(CPU) 기반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D램 채용도 늘어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요 회복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같은 맥락에서 적정 수준 인프라 투자를 이어가기로 했다.

시스템반도체는 희비가 엇갈렸다. 설계를 담당하는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바일과 PC 등 수요 둔화로 실적이 하락했다. 위탁생산하는 파운드리사업부는 선단 공정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 및 성숙 공정 개선이 이뤄지면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 및 이익을 달성했다.

4분기는 비슷한 양상이면서도 긍정적인 포인트가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한규한 상무는 “안드로이드 티어1 신제품 출시 효과로 시스템온칩(SoC)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4분기에) 2023년 실적에 큰 역할을 할 SoC 초도양산을 시작하고 2억화소 이미지센서 공급도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내년도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강문수 부사장은 “첨단공정 비중 확대와 생산 최적화 등으로 4분기 매출은 전기대비 두 자릿수 성장할 예정”이라며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 매출과 이익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내년에는 고성능 컴퓨티(HPC), 오토모티브 공략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주특기를 살려 선전했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 공급망 내 점유율 축소가 우려됐으나 경쟁사가 기대만큼 물량을 늘리지 못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지위가 유지됐다. 이 기간 매출 9조3900억원, 영업이익 1조9800억원으로 나타났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기대비 87% 전년동기대비 33% 늘었다.

전날 LG디스플레이 부진과 대비되는 부분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경쟁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낸 배경으로 중소형 OLED 관련 노하우 축적, 선제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 등을 꼽았다.

다만 3분기 중소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비중은 90% 후반에 달했다. 대형 제품인 퀀텀닷(QD)-OLED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탓이다. 최 부사장은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고객사와 협업을 지속하고 차질 없는 제품 공급을 위해 시장 수요를 살피면서 추가 투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모바일익스피리언스(MX)사업부는 4세대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출시 효과로 매출이 늘었다. 원화 약세에도 자원 운영 효율성 제고로 수익성을 확보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전자 MX사업부 김성구 상무는 “스마트폰 외에 태블릿, 입는(웨어러블) 기기 등에도 집중할 것”이라며 “내년은 여전히 불안정하지만 웨어러블 제품, 하이엔드 태블릿 수요는 여전한 가운데 폴더블과 갤럭시S 시리즈 판매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영상디스플레이(VD) 및 가전 사업은 물가 상승 및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TV는 경쟁 심화, 가전은 재료비와 물류비 부담이 커진 점도 악재였다. 이에 해당 사업부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67% 급감했다.

삼성전자 VD사업부 김영무 상무는 “TV 시장은 인플레이션 등 거시경제 위기에 큰 영향을 받았다. 소비가 줄고 경쟁이 심화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4분기는 오는 11월 열리는 미국 최대 유통 행사 ‘블랙 프라이데이’ 및 ‘카타르 월드컵’ 기간 판매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시설투자 금액은 12조7000억원이다. DS부문 11조5000억원, 삼디스플레이 5000억원이다. 3분기 누계로는 총 33조원으로 DS부문 29조1000억원, 디스플레이 2조1000억원 수준이다. 올해 연간으로는 54조원 내외로 DS부문 47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3조원으로 추산된다.
김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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