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종합] K-배터리 소재사,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러시'

김도현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사업장
LG에너지솔루션 폴란드 사업장

- 美 IRA 이어 EU CRMA 대비
- 현지 완성차업체·배터리 스타트업 챙기기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최근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배터리 소재 업체의 미국행이 주목을 받았다. 현지 전기차 산업이 급속도로 확장 중인 것도 한몫했다. 이에 못지않게 성장성이 큰 시장이자 핵심원자재법(CRMA) 이슈가 떠오른 유럽 진출도 한창이다. 유럽은 국내 3사는 물론 다수 신생 배터리 기업이 공장을 세우고 있어 소재사에 사업적으로도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폴란드 공장 확장 중인 LG에너지솔루션=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케미칼은 유럽 음극재 공장을 구축할 방침이다. 앞서 양극재 공장도 짓기로 했다.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공장
포스코케미칼 음극재 공장

포스코케미칼이 유럽으로 향하는 이유는 최대 고객사 LG에너지솔루션의 생산거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1공장을 가동 중인 가운데 2공장 증설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합작법인(JV)을 통해 스페인, 프랑스 등에 생산라인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는 후문이다.

아울러 포스코케미칼은 영국 브리티시볼트, 노르웨이 모로우배터리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외 신규 고객사 확보 차원의 유럽행 명분도 있다.

같은 맥락에서 LG에너지솔루션과 주로 거래하는 엔켐(전해액), 솔루스첨단소재(동박) 등은 이미 유럽에 자리를 잡았다.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공장을 두고 있다.

엔켐의 경우 지난 7일 헝가리, 튀르키예 등에 신공장을 세울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등 국내 제조사는 물론 프랑스 ACC·베르코어, 스웨덴 노스볼트 등과 거래를 트기 위함이다. 유럽 진출을 노리는 중국 CATL과 S볼트도 공략 대상이다.

SK온 헝가리 사업장
SK온 헝가리 사업장

◆헝가리에서 경쟁하는 SK온-삼성SDI=또 다른 토종 배터리사 SK온과 삼성SDI는 나란히 헝가리를 유럽 거점으로 삼았다. 두 회사는 연이어 증설하고 있다. SK온은 미국 포드와 손잡고 튀르키예 공장도 지을 예정이다.

양사의 핵심 협력사인 에코프로비엠(양극재)도 헝가리로 향한다. 지난 6월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부지 예비 계약을 맺었다. 일진머티리얼즈(동박), 롯데케미칼(알박) 등도 헝가리 투자에 나선다. 일진머티리얼즈는 폭스바겐이 주도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스페인 공장도 만든다. 결과적으로 롯데케미칼이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하면서 관련 투자를 진행하게 됐다.

SK넥실리스 폴란드 공장 조감도
SK넥실리스 폴란드 공장 조감도

대기업 계열사로 편입 이후 동박 업계 1위로 부상한 SK넥실리스는 지난 7월 폴란드 공장을 착공했다. 동진쎄미켐(전해액)과 솔브레인(전해액 및 리드탭)도 유럽에 생산기지를 진작 들였다. 노스볼트 등이 타깃인 동젠쎄미켐은 올해 4분기부터 스웨덴 공장이 가동 개시했다. 솔브레인은 SK온과 삼성SDI 등 납품용으로 헝가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업체 성일하이텍은 유럽 내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이미 자체로 헝가리 1~2공장을 확보했고 포스코홀딩스와 협력해 폴란드 공장을 준공했다. 내년에는 독일 공장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유럽연합(EU)은 영내 배터리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CRMA를 제정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초안이 공개될 예정이다. CRMA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유사한 형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참고로 IRA는 북미 또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가 체결한 국가에서 생산 및 가공한 배터리나 원료에 대해서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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