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출항하는 정호영號… 산적한 LGD 과제, 해법 어떻게? [IT클로즈업]
- TV용 LCD 물량 지속 축소…IT 기기·자동차 분야 공략 확대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시장환경의 악화로 힘겨운 한 해를 보낸 LG디스플레이가 사업구조와 인력 재편 등 당면 과제 혁신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상을 깨고 최근 단행된 2023년 그룹인사에서 대표직 재신임을 받은 정호영 사장은 기존 LG디스플레이가 당면하고 있는 관련 작업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란 예상이다. 재신임의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물론 글로벌 인플레이션으로 단기간에 적자 늪에서 벗어나기는 쉽지 않은 만큼 매출처 다변화, 새 먹거리 발굴 등 경영 전략을 강화하는 것도 필수적이다.
14일 LG디스플레이는 “국내 TV용 액정표시장치(LCD) 생산 종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LG디스플레이는 한국에서 만드는 LCD TV 패널 생산량을 줄여왔다. 중국 BOE, CSOT 등 저가 물량 공세로 수익성이 급락한데다 TV 시장 성장이 정체된 영향이다.
따라서 대형 LCD 공장은 대부분 철수하고 경기 파주 P7 라인에서만 7세대(1870x2200mm) LCD를 제조했고 이마저도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달 안으로 P7 가동이 중단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LG디스플레이는 파주 P8 라인에서는 정보기술(IT)용 LCD를 만들고, 중국 광저우 LCD 팹에서만 TV용 패널을 양산하게 된다. 장기적으로 해당 팹 생산능력(캐파)은 대폭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P7의 경우 활용 방안이 구체화하지 않았으나 IT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전용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시선은 OLED 부문으로 향한다. 내년까지 TV 산업은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불행 중 다행으로 LG디스플레이 주력인 대형 OLED 수요는 늘고 있으나 경기침체 여파로 효과는 제한적이다.
중소형 OLED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생산 지연으로 예상보다 늦기는 했으나 아이폰14 프로시리즈 모델에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 OLED 공급을 지난달부터 개시했다. 애플이 삼성디스플레이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LG디스플레이 비중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부문에서 변수는 BOE다. BOE는 아이폰14 일반시리즈 OLED 패널을 납품 중이다. 상위 모델 진입도 호시탐탐 노리고 있어 멀지 않은 미래에 LG디스플레이 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에 3조3000억원 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한다고 발표했다. 스마트폰은 물론 노트북, 태블릿 등 IT 기기와 자동차 등에 들어갈 제품까지 포함된 금액으로 추정된다.
경쟁사와 마찬가지로 8세대(220x2500mm)급 OLED 라인 구축을 준비 중이다. 구체적으로는 8.7세대가 유력하다. 선익시스템(증착기), 야스(증발원), LG이노텍(마스크) 등과 협업하고 있으나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전방산업이 좋지 않아서 LG디스플레이로서는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아무리 좋은 기술과 생산성을 확보해도 수요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는 3분기까지 누적 1조2000억원을 상회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4분기는 6500억원 내외 적자를 낼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LG디스플레이는 분위기 반전을 위해 지난달 늘어나는(스트레처블) 디스플레이 기술력을 과시했다. 화면이 최대 20% 확장되면서 고해상도를 유지한 12인치 제품을 세계 최초 개발했다는 게 골자다. 오는 2024년까지 완성도를 높여 상용화에 다가서겠다는 계획이다.
또 다른 LG디스플레이의 희망은 투명 OLED와 차량용 OLED다.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투명 OLED 시장은 올해 1000억원 수준에서 2024년 1조4000억원, 2030년 12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9년 투명도 40% 55인치 투명 OLED를 내놓은 뒤로 라인업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하철 쇼핑몰 사무실 등에서 활용되면서 투명 OLED에 대한 반응도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기도 했다.
차량용 OLED는 연평균 50% 이상 성장률이 기대되는 분야로 전기차 및 자율주행차 시대에 맞춰 공급량이 대폭 증대될 예정이다. 점유율 90%에 달하는 LG디스플레는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 사장은 인력 관리에도 힘을 쓴다. 인력 재편과 구조조정의 효과를 동시에 노리는 것인데, 보는 관점에 따라 고통이 수반될 수 있다.
이와관련 연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 최초로 4조2교대 근무제를 도입한다. 기존 4조3교대와 연간 근로시간은 같으나 연간 휴무일이 100일 초반대에 100일 후반대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에는 직원 200~300명 대상으로 계열사 전환 배치 신청을 받기도 했다. LG전자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 CNS 등으로 이동할 기회를 부여해 일자리 보장 및 인건비 감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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