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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맥경화’ 본격화된 플랫폼 옥석 가리기…지속 가능 수익 창출 관건

최민지

[디지털데일리 최민지 기자] 가치 투자가 쏟아졌던 봄날은 가고, 옥석 가리기가 시작된 추운 겨울이 도래했다.

유동성 파티는 끝나고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침체 신호가 곳곳에 나타나자, 벤처투자시장 분위기는 냉각됐다. 적자 상황에서도 투자를 유치해 외형을 성장시켰던 스타트업계도 비상이다. 후속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아졌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국내 스타트업 투자 유치 규모는 올해 7월 기준 8368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72.7% 감소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4조6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6000억원가량 줄었다.

스타트업 ‘오늘식탁’이 운영하는 ‘오늘회’ 플랫폼은 300여곳 협력업체에 40억원 규모 대금을 미지급해 지난 9월 전 직원에 권고사직을 통보하며 서비스를 중단했다.

회원 수 82만명을 보유한 식품 정보 확인 플랫폼 ‘엄선’도 같은 달 경영 악화를 이유로 서비스를 멈췄다. 2018년 시리즈A 5억원 투자를 받은 후 후속투자 유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뷰티샵과 피트니스 센터 예약‧결제 등을 지원하는 ‘라이픽’은 올해 4월 앱 출시 직후 2주만에 10만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으나 현금 흐름 악화와 함께 지난 7월 폐업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투입 비용이 많이 발생하는 플랫폼 기업은 영업 레버리지가 높을 수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며 “플랫폼 기반 스타트업은 현재까지 가입자 수 확대 및 이를 활용한 매출을 높이며 기업 외형 성장에 집중해 왔고, 규모가 커지면 이익 대비 고정비용이 높은 상황에 직면해 추가 투자 유치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성장성에 관심을 맞췄던 투자자들이 현금 창출 내실을 주목하면서, 벤처투자업계도 기업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하게 된 것이다. 당장 현금 확보가 가능한 안정적 플랫폼들 입장에선 지금이 기회라는 판단이다.

콘텐츠 플랫폼 기업 ‘산돌’은 폰트 플랫폼 ‘산돌구름’을 운영 중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 113억원 영업이익 64억원으로, 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이 57%에 육박한다. 올해 공모가 밴드 최상단으로 코스닥시장 입성에 성공하기도 했다.

산돌구름은 월 구독형 서비스를 기반으로 한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구조다. 이에 한 번 구매해서 사용하기 시작한 폰트는 계속 사용해야 한다. 결제하지 않으면 폰트를 이용할 수 없다. 이전까지 스트리밍 방식으로 포토샵, 일러스트, PPT 등 프로그램에 적용된 폰트가 모두 깨질 수 있다. 이에 월마다 결제가 계속 이뤄지기에 영업 레버지기 효과가 높다.

원티드랩 경우 인공지능(AI) 매칭 기반 플랫폼 경쟁력으로 현금 수익성을 확대했다. 올해 3분기 연속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누적 영업이익은 73억원으로 지난해보다 49% 늘었다.

특징은 채용보상금 및 채용수수료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취업한 구직자가 첫 출근 후 3개월 이상 직장을 다니고 있을 경우, 합격자와 추천인에 보상금 지급한다. 플랫폼을 통해 구직자를 기업에 채용시키면, 기업에서 합격자 연봉 7%를 채용수수료로 받는 구조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 옥석 가리기가 이뤄지면서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이 관건”이라며 “지금은 안정적 현금 확보가 가능한 플랫폼이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민지
cmj@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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