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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플랫폼, ‘환불불가’ 약관 삭제…소비자 불만 잠재울까

이안나
[디지털데일리 이안나 기자] 명품 플랫폼은 코로나19 장기화로 크게 성장했지만, 이와 비례해 환불불가 등 소비자 불만도 함께 증가한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가 명품 플랫폼 대상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플랫폼 책임이 강화되면서 소비자 신뢰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공정위는 국내 온라인 명품 사업자들 이용약관을 심사하고 8개 유형 불공정 약관 조항을 시정했다. 심사 대상은 발란·트렌비·머스트잇·오케이몰 4곳이다. 지난 8월 국내 명품 플랫폼 중 소비자 이용량 및 매출액 기준 상위 4곳을 선정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9년~2021년)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명품 플랫폼 관련 소비자 상담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9년 대비 2021년이 약 3.8배 많고, 불만 유형은 ‘품질불량·미흡’이 33.2%로 가장 많았고, ‘청약철회·취소·반품 거부’(28.2%), ‘취소·반품비용 불만’(10.8%) 순이었다.

공정위는 4개 명품 플랫폼 사업자 서비스 이용약관을 심사했고, 해당 사업자들은 심사 과정에서 불공정약관조항을 스스로 시정했다. 이번 시정 조치에선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고, 불명확한 청약철회 제한사유들이 삭제됐다는데 의의가 있다.

약관 시정 전 발란·트렌비·머스트잇 3개 업체는 해외구매·해외배송이라는 이유로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권을 인정하지 않거나, 청약철회가 제한되는 사유를 광범위하고 불명확하게 규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위는 통신판매업자와 구매 계약을 체결한 소비자는 재화를 공급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 환불이 가능하므로, 해외구매상품 또한 기한 내 반품·환불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자상거래법상 청약철회권이 보장되게 하고, 불명확한 청약철회 제한 사유들을 삭제했다.

시정조치에 따라 앞으로 소비자들은 해외배송 특성을 감안해 주문 이후 배송 단계에선 취소가 불가능하지만, 제품 수령 후 교환 및 반품 할 수 있다.

불공정 약관으로는 플랫폼 사업자 책임을 부당하게 면제하는 조항도 있었다. 발란·트렌비·머스트잇 3개 업체는 입점업체와 소비자 간 분쟁에 플랫폼이 관여하지 않고, 모든 책임을 회원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해 소비자 손해에 대해 플랫폼이 책임지지 않는 조항을 넣어놨다.

또 이들은 회원 게시물을 사전 통지 없이 삭제할 수 있도록 했고, 삭제이유나 이용계약 해지 사유도 회사 내부 지침에 위임하거나 불분명하게 규정했다.

공정위는 회원 간 분쟁이나 소비자피해발생 원인이 플랫폼 상품 검수 과정 등 사업자 책임과 관련 있을 수 있음에도 플랫폼 책임을 면제하는 건 고객에게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가품을 판매한 판매회원에겐 계약해지나 고발 등 플랫폼 책임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이다.

이에 사업자들은 회원간 분쟁과 소비자 피해 발생에 회사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면 책임을 부담하는 것으로 시정했다.

가품 문제에 있어서도 머스트잇은 위조상품에 대한 피해보상 청구권 행사를 2년으로 제한하고 있었다. 하지만 위조상품 구매회원 청구권은 상행위로 인한 채권(5년)으로 볼 수도 있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인지한 날로부터 3년, 불법행위 발생일로부터 10년)으로 볼 수도 있다. 공정위는 해당 조항이 부당하다고 판단, 2년 기간 제한을 삭제했다.

여기 더해 플랫폼 내 재판매·재구매를 금지하던 조항도 삭제했으며, 영수증 미포함에 대한 고객의 동의 조항은 삭제됐다.

공정위는 “이번 시정으로, 온라인 명품플랫폼 시장에서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 불공정약관으로 인한 분쟁을 예방하여 해당 시장이 건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안나
anna@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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