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호 개방에 달려 나간 K-MMORPG, “아직 죽지 않았다?”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한동안 막혀 있던 중국 판호 발급이 재개되면서 국내 게임사들이 다시금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판호를 발급받은 게임 중 대부분이 국내 게임사 주력 장르 중 하나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점에서 흥행 기대를 모으고 있다.
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중국 판호 발급이 연이어 재개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국내 게임 7종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와 ‘에픽세븐’ ▲넥슨 ‘메이플스토리M’ ▲넷마블 ‘제2의나라:크로스월드’와 ‘A3:스틸얼라이브’ ▲넷마블 자회사 카밤 ‘샵 타이탄’ ▲엔픽셀 ‘그랑사가’가 중국 판호를 발급받았다. 지난 2일에는 추가로 ▲밸로프 ‘뮤레전드’도 판호를 발급 소식이 전해지면서 며칠 새 총 8종 게임이 중국 시장 문턱을 넘었다.
판호를 발급받은 8종 게임을 살펴보면, 한국 게임사 주력 장르 중 하나인 모바일 MMORPG가 대부분이다. 판호를 발급 받은 게임 중 샵타이탄, 에픽세븐을 제외한 6종 게임이 모두 MMORPG 장르다. 이에 따라 한국 게임사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금 MMORPG 강자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러한 기대감은 주식시장에도 반영돼 소식이 전해진 당일과 다음날인 지난달 29일 게임 종목 주가가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다만, 중국 게임사 개발력이 높아진 탓에 한국 게임사 못지 않은 경쟁력을 보이고 있어 이전처럼 중국 시장에서 흥행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앞서 판호 발급을 받았던 국내 MMORPG 성과가 부진하기도 했다. 지난 2021년 중국 판호를 발급받아 서비스를 시작한 펄어비스 MMORPG ‘검은사막 모바일’이 중국 시장에서 그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아직 중국이 한국 기술력과 시스템을 따라오기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하다. MMORPG 경우 다중접속(MMO)을 전제로 하고 있어 서버 관리 기술이 관건이기 때문이다.
관련해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MMORPG는 아직 한국 개발사들이 중국 기업들보다 개발 경쟁력이 우위에 있는 거의 유일한 장르”라며 “대규모 유저가 한 장소에서 동시에 만들어내는 데이터를 처리 및 최적화하고 레이드와 공성전 정교한 재미를 중국 개발사들은 아직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게임업체 개발 퀄리티가 많이 올라온 것은 사실이나, 한국 게임업체 개발력과 수준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중국 개발사 양산형 게임에 비해 한국 업체들의 다양한 장르와 비즈니스 모델은 중국 시장에서 충분히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에 판호를 발급받은 스마일게이트 로스트아크, 대만에서 흥행에 성공한 엔씨소프트 ‘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 지난 2016년 판호 발급은 받았지만 규제로 출시가 미뤄지고 있는 넥슨 ‘던전앤파이터모바일’ 등이 중국 시장 흥행 기대감이 큰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로스트아크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에 진출해 ‘스팀 베스트오브2022’ 3개 부문에 선정되는 등 글로벌 유의미한 성적을 이어가는 중이다. 리니지M·2M·W는 모두 대만 지역에서 출시 이후 양대마켓 매출 상위권을 차지했다. 리니지W 경우 최근까지도 양대마켓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경우, 원작IP ‘던전앤파이터’가 중국 내에서 오랜 기간 인기를 끌고 있어 중국 진출 때 흥행 기대감이 높은 작품 중 하나다.
강 책임연구원은 “중국 게임 커뮤니티의 미출시 기대작 중 던전앤파이터모바일, 리니지, 로스트아크 등 한국 MMORPG들이 상위권에 있는 것이 그 이유”라며 “중국 현지의 한국을 대하는 태도 및 분위기에 이전과 다른 유의미한 변화가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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