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신년기획⑥] "글로벌 전기차, 우리 없으면 안 돼"…韓 배터리, 넘치는 자신감

김도현

‘생존’이 화두다. 2023년이 밝았지만 IT산업계를 둘러싼 거시경제지표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경기쇠퇴’(Recession) 공포를 극복하기 위한 IT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의 과감한 제도적 혁신도 요구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전환’이라는 시대적 담론과 함께 디지털데일리는 2023년 신년기획으로 ‘IT산업, 생존의 경제학’을 주제로 IT산업계의 생존 해법을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해본다. <편집자>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지난해 전기차 시장이 1000만대 시대를 맞았다. 올해는 1500만대를 돌파하면서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침투율'은 처음으로 10%를 넘어설 전망이다. 앞으로 수년 동안 기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기차 성장 속도에 따라 수혜의 크기가 결정되는 2차전지 산업 역시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 배터리 제조사는 물론이고 4대 소재(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를 다루는 업체들도 전기차 생태계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일부 품목은 2025년 전후로 공급난 발발이 우려되면서 관련 기업과 일찌감치 손잡으려는 완성차 및 배터리 회사의 움직임이 포착될 정도다.

해당 제품들을 간단히 소개하면 ▲양극재는 리튬이온을 저장하는(방전상태) ▲음극재는 리튬이온을 받아들이는(충전상태)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하는 ▲전해질은 리튬이온 이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우선 배터리 원가에서 가장 큰 비중(40~50%)을 차지하는 양극재 공급사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청주와 구미에서 생산능력(캐파)을 확대하는 동시에 올해 1분기 미국 테네시주 신공장을 착공할 예정이다.

에코프로비엠은 포항캠퍼스 확장 작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최근 헝가리 공장 기초공사에 돌입했다. 미국에서는 조지아주 등과 부지 선정 관련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엘앤에프는 대구 인근에서 캐파 확장에 나서고 있다. 한차례 가로막힌 미국 진출도 재도전 중이다.

포스코케미칼은 광양과 포항에서 증설이 한창이며 캐나다에서는 제너럴모터스(GM)가 합작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 인도네시아 등에 생산거점을 마련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코스모신소재는 충주사업장에 양극재 라인을 늘려가는 한편 미국 공장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배터리 단가 15% 내외를 담당하는 음극재의 경우 국내에서 포스코케미칼이 압도적이다. 포항과 세종 등에 양산 중이며 유럽과 미국에도 생산기지를 둘 것으로 보인다. 동진쎄미켐은 음극재 원료인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에 이어 자체 개발한 음극재를 스웨덴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음극재 파트에서는 미래 소재인 실리콘 음극재 투자가 본격화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물론 대주전자재료, SKC, SK머티리얼즈 등이 대상이다.
참고로 양극재와 음극재 핵심 원료로 꼽히는 알루미늄박(알박), 구리박(동박) 업체들도 분주하다. 알박에서는 롯데알미늄을 비롯해 DI동일, 삼아알미늄 등이 포진한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동박은 SK넥실리스와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 롯데케미칼, 솔루스첨단소재 등이 한국을 넘어 유럽, 동남아시아, 북미 등에 진출한 상태다.

음극재와 유사한 규모인 분리막 분야에서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눈에 띈다. 이미 중국과 폴란드 공장을 가동 중이다. 폴란드의 경우 순차적으로 2~4공장이 돌아가게 된다. 아울러 북미 시장 진출도 공식화했다. LG화학은 도레이와 JV를 설립하고 헝가리 공장을 착공했다. 비교적 규모는 작으나 에너에버배터리, 더블유스코프 등도 꾸준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전해질은 10% 내외로 앞선 3개 소재보다 원가 비중이 낮으나 중요성에서는 밀리지 않는다. 이에 따라 엔켐, 동화일렉트로라이트, 솔브레인 등은 해외에서 공장을 운영 중이다. 이중 엔켐은 미국 폴란드 헝가리 중국 등 여러 지역에 공장을 확보했거나 지을 예정이다. 신사업으로 준비 중인 덕산테코피아, 전해질 원료를 조달하는 후성, 천보 등도 발맞춰가고 있다.

전해질 쪽에서는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전지 핵심 소재 고체전해질 관련 연구개발(R&D)이 활발하다. 기성업체는 물론 국내 대기업 계열사, 중견 기업 등이 뛰어들고 있다. 신규 업체로는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대주전자재료, 씨아이에스 등이 대표적이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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