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

[DD's톡] "MLCC 바닥 찍었나"…삼화콘덴서, 2주 만에 주가 34%↑ 급등

김도현
MLCC 사진=삼화콘덴서
MLCC 사진=삼화콘덴서

- 삼성전기·코스모신소재, 동반 상승세

[디지털데일리 김도현 기자]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전문업체 삼화콘덴서가 새해 들어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방산업 부진으로 침체한 MLCC 시장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동종 업체들도 유사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7일 삼화콘덴서 주가는 종가기준으로 3만9600원을 기록했다. 장중 한때 4만1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삼화콘덴서는 증권시장 전반이 주춤한 상황에서도 전일대비 0.13% 하락하며 약보합했다.

삼화콘덴서는 이달 2일 주가가 2만9500원으로 마무리하면서 10월13일(2만9000원) 이후 처음으로 2만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반전은 다음날인 3일부터 이뤄졌다. 3일 종가기준 3만1550원으로 반등한 데 이어 9일(3만8700원)까지 상승 랠리를 이어갔다.

이후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 16일 큰 폭으로 주가가 오르면서 4만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결과적으로 2주 만에 34% 넘게 오른 것이다. 주가가 반등하면서 거래량이 작년 11월30일(15만982주) 이후 10만주 이상으로 늘기도 했다.

삼화콘덴서 주력인 MLCC는 정보기술(IT) 기기, 자동차 등에 탑재된 반도체로 유입되는 전력을 정제하는 부품이다. 구체적으로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일정량의 전류를 공급하는 ‘댐’과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응용처로는 스마트폰, PC, 자동차 등이 있다. 각각 800~1000개, 2000~3000개, 8000~1만5000개 MLCC가 투입된다.

이중 자동차용 MLCC의 경우 자체도 크고 비싼데다 전동화 추세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삼화콘덴서는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에 투입되는 전장용 MLCC 위주다. LG전자, 현대모비스 등이 주요 고객사다. 지난해는 테슬라와 거래를 트기도 했다.

MLCC 업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락 국면이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장기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전자제품, 차량 구매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코로나19 봉쇄 등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고객사의 MLCC 재고 상승으로 이어졌고 MLCC 제조사는 가동률 조정에 나섰다.

이에 따라 삼화콘덴서는 물론 국내 MLCC 1위 삼성전기, 삼성전기에 MLCC 소재를 공급하는 코스모신소재 등도 주식시장에서 빛을 보지 못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주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대다수 기업들과 같은 추세였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이달 초 MLCC 업계 주가가 일제히 반등한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리오프닝 기대감에 따른 일시적 효과로 봤다. 이후 수일 연속 삼화콘덴서 주가가 상승하자 업계에서는 MLCC 산업이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삼화콘덴서의 경우 MLCC가 매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서 이같은 의견에 힘이 실린다. 핵심 고객인 LG전자의 전장사업이 실적 호조를 보이는 점, 논(Non)-IT향 매출 비중이 40% 넘는 점 등도 힘을 보탠 것으로 판단된다.

IT용은 상대적으로 업황에 더 민감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삼화콘덴서가 신규 고객 확보와 같은 다른 종류의 호재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특히 MLCC 수요는 2분기부터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며 “특히 삼화콘덴서는 새로운 업체에 전력변환콘덴서(DCLD) 납품을 추진 중이어서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국내 MLCC 수출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4.0% 증가하면서 16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부분도 긍정적이다.

한편 삼성전기와 코스모신소재 주가도 우상향 추세다. 각각 또 다른 메인 아이템인 카메라 모듈, 양극재 분야에서 고객사 신제품 출시 임박 또는 배터리 공장 증설이라는 긍정 요소가 등장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김도현
dobest@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