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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바람의나라 게이머가 제과점 ‘태극당’ 달려간 이유

오병훈

[디지털데일리 오병훈 기자] “바람의나라 아이템 얻으려고 인천에서 휴가까지 쓰고 왔어요. 컬래버레이션 상품 가격보다 안에 들어있는 아이템 쿠폰 가치가 더 크거든요.”

지난 18일 오후 태극당 본점에서 만난 30대 여성은 한껏 들뜬 얼굴로 게임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는 게임 ‘바람의나라’ 레벨 807, 8승급까지 완료한 진성 이용자다. 주된 방문 이유는 바로 ‘게임 아이템’이었다.

게임사 넥슨과 전통 제과점 브랜드 태극당은 지식재산권(IP) 협업 팝업스토어를 오는 31일까지 운영한다. 넥슨 대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바람의나라와 모바일 MMORPG ‘바람의나라:연’ IP를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가 서울 장충동 태극당 본점에 마련됐다.

태극당에서 한정 판매하는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구매한 방문객은 게임 아이템 쿠폰을 받을 수 있다. 해당 쿠폰을 게임에 등록하면, 아이템 ‘탈것:새해복바람’을 준다. 해당 아이템 성능이 좋아 바람의나라 게임 이용자 사이에서는 제품 가격보다 아이템 가치가 더 높다고 평가되고 있다.

목적은 게임 아이템 쿠폰이지만, 바람의나라 게임 이용자라면 볼거리도 충분하다. 태극당은 외관부터 내부 곳곳에 바람의나라 지식재산(IP)를 심었다.

태극당 본점 1층 팝업 공간은 입구부터 태극당과 바람의나라 협업 아트 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영상에는 다람쥐 무리가 모나카를 찾아 바람의나라 병사 캐릭터가 지키고 있는 성문을 부수고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유리창 전면엔 바람의나라에서 가장 약한 저레벨 몬스터 ‘다람쥐’가 태극당 대표 상품 ‘모나카’를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입구 너머 매장에는 ‘미지’ ‘채병록’ ‘강성모’ 작가의 다채로운 전시작품으로 가득 차 있었다. 모든 작품은 바람의나라 다람쥐를 주제로 제작됐다.


넥슨이 태극당과 IP 협업을 하는데 있어 다람쥐를 주인공으로 채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다람쥐는 바람의나라 이용자가 게임 시작 후 가장 먼저 마주치는 몬스터 중 하나다. 모든 이용자가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공통 퀘스트(과제) 중 하나가 바로 ‘왕초보사냥터’ 맵에서 다람쥐를 잡아 도토리를 획득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바람의나라 몬스터 다람쥐를 애타게 찾는 이용자가 많아지면서 과거 한때 “넥슨은 다람쥐를 뿌려라”라는 유행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시 이용자 사이에서 해당 문장을 채팅으로 치면 넥슨 개발진이 몬스터를 출현시켜준다는 소문이 돌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이런 역사와 추억을 가진 다람쥐가 바람의나라를 가장 잘 대표할 수 있는 몬스터라고 판단, 이번 복합문화공간의 전면에 내세웠다.

2층에는 ‘크로마키 포토부스’와 포토존이 마련됐다. 크로마키 포토부스에서는 바람의나라 이미지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할 수 있으며, 촬영 후에는 사진인화와 이미지 전송 서비스도 제공됐다. 단, 크로마키 포토부스는 태극당 상품을 구매한 방문객만 이용 가능했다.

태극당 제품을 구매하지 않아도 참여 가능한 이벤트도 있다. 1층과 2층에 전시된 다양한 다람쥐 콘셉트 전시작품 사진을 찍어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게시하면, 선착순 2000명에 한해 그 자리에서 넥슨캐시 1만원 쿠폰을 제공한다. 넥슨캐시는 넥슨 게임 IP 모두에서 사용가능한 유료게임머니다.

포토존은 2층으로 올라오는 계단과 중간과 2층 안쪽 거울 앞에 마련됐다. 계단 중간에는 바람의나라 다람쥐 픽셀아트 그림이 걸려 있었으며, 거울에도 다람쥐와 모나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현장 요원 설명에 따르면 귀여운 다람쥐 픽셀아트 덕분에 바람의나라 이용자가 아닌 방문객 반응도 좋은 편이다.

이 관계자는 “주말에는 사람이 정말 많이 몰렸으며, 바람의나라 이용자가 아니더라도 각종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어가는 방문객이 많았다”며 “바람의나라:연 랭킹 1위라고 밝힌 한 사람도 이곳 매장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넥슨은 다양한 분야 산업과 함께 공간을 활용한 IP 협업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넥슨은 게임 이용자에게 새로운 IP 경험을 제공하고, 협업 브랜드는 새로운 이용자를 유인할 수 있는 기회이기에 ‘윈윈(Win-Win)’할 수 있는 전략으로 꼽힌다.

이와 관련 넥슨은
지난달에는 패션 브랜드 피치스, 현대오일뱅크와 협업해 넥슨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 콘셉트로 꾸며진 주유소 ‘파츠 오일뱅크’를 공개했다. 편의점 GS25와도 협업해 서울 성수동 ‘GS25도어투성수점’에 넥슨 MMORPG ‘메이플스토리’를 주제로한 팝업 공간을 열고 메이플스토리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내놓았다.

오병훈
digimon@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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